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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호의 블랙홀 Black Hole기타 etcetera 2010. 1. 26. 21:55
춘천.
블랙홀 아래서 / 김왕노
두렵구나 별 사라짐이 보이는 언덕에 내 삶이 창을 내고 있다는 것은
풀잎 위로 조용히 흔들리다 사라지는 별
물무등 타다 사라지는 별
그 별이 보내는 마지막 눈빛의 애절함에 가슴 베이면
긴 울음 자락 끌며 잡목숲을 헤맸다
무섭구나 오늘도 잔기침 하나 없이 빨려 들어가 사라지는 별
사라지는 별이 챙겨가지 못한 빛의 부스러기를 본다는 것은
나 떠나며 신고 갈 수 없는 신발도 저럴 텐데
저기 영문도 모르며 사라지는 어린 별의 손바닥이
푸른 단풍잎처럼 흔들린다
하얀 발가락이 잠시 꼼지락거린다
스스로 타는 별이 빛의 꼬리를 세차게 친다해도
기어코 끌어들이는 저 검은 힘처럼
스스로 꼬리치는 삶의 힘으로도 결국 헤어나갈 수 없는 것이
컴컴한 이 세상인가
두렵구나 입구를 잡고 온몸으로 버팅기며 몸부림쳐도
기어코 안으로 끌어들이는 깊이를 알 수 없는 구멍이 있다는 것을
별 사라지는 것이 빠꼼히 보이는 언덕에
아무 생각 없이 낸 내 삶의 창이 힘없이 바람에 덜컹인다는 것은
6인 시집 황금을 만드는 임금과 새를 만드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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