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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동. 단골미용실 인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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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갈 골목은 나를 발효시킨다 / 이가희
강경상회 이씨는
짠 손바닥에다 새우를 키운다
멸치떼도 몰고 다닌다
헝클어진 비린내를 싣고 와
육거리 젓갈시장 골목 가득 풀어놓는다
날마다 그는 해협을 끌어다
소금에 절여 간간하게 숙성시킨다
그가 퍼 주는 액젓은
오래 발효시킨 수평선이다
그는 저울에다
젓갈의 무게를 재는 법이 없어
누구나 만나면
후덕하게 바다를 퍼 준다
저무는 수평선처럼 강경상회가 셔터를 내리면
골목에다 몸 풀었던 바다 갯내음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싱거웠던 내 몸,
어느새 짭짤하게 절인
젓갈이 된다
1999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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