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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대에 복(福)을 얹어-심상 image 2010. 3. 2. 21:43
지게에 바소쿠리를 지고 복을 팔러 다니는 노인을 만났다.
예전에는 복조리를 팔러 다녔는데 이젠 복바소쿠리로 대체된 모양이다.
도비도 선착장 입구의 가게를 기웃거려 보았지만 허사다.
자판기에서 커피 한 잔으로 목을 추기고 힘을 내본다.
돌아선 앞모습이나 멀리 사라지는 뒷모습이 짠하기는 마찬가지다.
바소쿠리를 이민영 시인은 '발대'라 하였는데 물론 사투리다.
'발대'는 '발+대' 의 합성으로 '대'로 만든 '발' 정도의 해석이 가능하다.
'대'는 재료를 말하고 '발'은 '대를 줄로 엮거나, 줄 따위를 여러 개 나란히 늘어뜨려 만든 물건'이다.
국어사전에 의하면 '바소쿠리'는표준어 '발채'의 사투리다.
'발채'는 '짐을 싣기 위하여 지게에 얹는 소쿠리 모양의 물건'이다.
'싸리나 대오리로 둥글넓적하게 조개 모양으로 결어서 접었다 폈다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끈으로 두 개의 고리를 달아서 얹을 때 지겟가지에 끼운다'.
'바소쿠리'는 '싸리로 만든 삼태기'다.
'바'는 '참바', '밧줄'을 가리키고,
'참바'는 '삼이나 칡 따위로 세 가닥을 지어 굵다랗게 드린 줄' 혹은 '대삭'이라 하였다.
'소쿠리'는 '대나 싸리로 엮어 테가 있게 만든 그릇'이다.
'삼태기'는 '흙이나 쓰레기, 거름 따위를 담아 나르는 데 쓰는 기구'로,
'가는 싸리나 대오리, 칡, 짚, 새끼 따위로 만드는데 앞은 벌어지고 뒤는 우긋하며 좌우 양편은 울이 지게 엮어서 만든다'.
태안.
아버지 발대 지게 / 李旻影
애린 내가 애린 날
산사람들은
살던 곳 비탈이고
어른들이었는데
손 모아 산 깔도 길 초도 영 세워 재워도
해 넘어 밤 이슥하도록 길고 풀한 초 풀
산꼬랑지마다 동화로 섶을 치고
각지 빗질로 고와진 비탈 화전은 아버지와 아들
아이와 아이가 내달린다
산새 떼 부리짓에 서숙 알수처럼 나동그라진 햇살이
파란 구름과 뫼몰랑지에서 각시놀이 하다가
솔 숲이 그립다고 옹달샘가 소녀이기도 하고
마지기마다 석 섬이면 합은 여나문 섬이라
가을처럼 얼굴이 빨개져서
쌈번추 속이파리에 써보기도 하는데,
시한이 올라치면 건 불로도 엄니 아랫묵은 따끈해지니
정개에도 쟁이고 뒤란에도 웅지고
해 풀로는 망옷 밑 초로 써래질도 하는데,
맹감 덩굴이 솔낭구 새로 납작 엎드려
여름을 쏟아 내고
어스름하도록 늘 찐 미소가 들판을 두른 해넘짝
별들이 살랑살랑 볼 조금으로 웃네
잔 묏등에 누워 자던 할배도 일어나
해남산 마실간 할매도 돌아와
하루가 춤을 추네
온 날 온 날 더덩실
아버지 발대지게가 나비가 되었네
나비 춤을 추네
(李旻影 할배詩목록-1513에서,1981.07/2005.07)
중학교 땐가..아버지는 항상 나보다 먼저 일어나
발대(발채)에 망옷,풀초를 베어 지고 산밭에 간다.
등교길 저 멀리 키 작는 아버지는 오늘도 발대에 초풀 가득 담아
비탈아래 화전으로 간다. 아버진 보이지 않고
크고 동그란 발대나비 한마리가 춤을 춘다 산을 오른다.
하루가 두엄 속 밑초까지 다가간 당신의 여름
...詩作노트.이민영/아버님에게 바치는 詩-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