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골목 2
    심상 image 2010. 2. 24. 15:49

     

     

     

    문창동. 단골미용실 인근.

    골목 http://ktk84378837.tistory.com/1687 http://ktk84378837.tistory.com/1686 http://ktk84378837.tistory.com/3144

     

     

     골목에도 사람은 살지 않는다―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7  /  이문재

     

     

    그래도 키 낮은 골목에는 사람이 아직

    살겠거니 했다, 북한산 그늘이 깊은 수유리

    목을 빼면 셋방 가구 등속이 보이는 골목들

    고개 숙이며 드나드는 사람들 속에는 아직

    사람 같은 그 무엇인가 깃들여 뜨겁거나

    때로 덜컹댈 것이었지만, 살 부벼댈 오래 된

    마음들 있겠거니 했다, 해서 등꽃 파랗게 피면

    삶은 아직 삶아진 것이 아니라고

    감나무에서 감 덜 익은 것 떨어지면, 그게

    생명을 생명이게 하는 솎아냄이라고

    올 사람 없지만 현관에 불 밝히곤 했다

    공휴일 저녁, 잔광이 훤하게 수유리를

    덮고, 쉰 두부도 파는 아저씨 요령 소리

    골목에 자욱해서, 반바지 입고 골목길

    도는데, 아, 늙은 아버지 손등 힘줄 같은

    골목길에 사람 소리가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열려 있는 모든, 키 작은 창문에서는

    주말연속극만 왕왕거리며 넘쳐나왔다, 키 낮은

    골목에는 한 사람도 없었다, 나는 현관 불을

    꺼버렸다, 마감뉴스 시그널이 들려온다

    골목에도 벌써부터 저런 것들만

    살고 있는 것이었다

    '심상 imag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물이 나고 들다  (0) 2010.03.02
    발대에 복(福)을 얹어-  (0) 2010.03.02
    골목 1  (0) 2010.02.24
    나를 돌아보게 하는 것들  (0) 2010.02.16
    바위 stone  (0) 2010.02.03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