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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천.
다리 / 진경옥
필하모니에 앉았다
쟈클린느 뒤 프레의 첼로 현이 무겁다
창 너머 광안대로 축조현장
기운 교각이 바다에 잠긴다
해체하는 다리들의 수난
이 나라 방방곡곡
오고갔던 덤프트럭과 장꾼과 가난
과거를 지우듯 흔적들을 부수는
다리들의 혼란 다리들의 비명
철근과 시멘트와 눈물의 땀으로
버젓이 다시 선 다리
새로 서는 다리 광안리
모래톱을 쓸면서
한 무리의 갈매기 날아간다
소금뿌린 마음이 함께 기운다
엘가의 첼로 현이 낮게 엎딘다.
수록시집 길을 묻는다 ( 세종출판사 )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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