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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기에 눈이 나리다 Chinese Redbud초목류 wild flower/콩과 Leguminosae 2010. 3. 10. 14:02
박태기나무 Chinese Redbud. 자형(紫荆), 형수(荊樹). 장미목 콩과 박태기나무속의 낙엽 활엽 관목. 높이 3 ~ 5m. 잎은 어긋나기하며 심장형이고 윤채가 있다. 꽃은 4월 하순에 잎보다 먼저 피며 홍자색이고 우상모양꽃차례를 이룬다. 협과의 길이는 7 ~ 12cm로 긴 타원형이다. 박태기나무의 껍질과 뿌리는 민간약으로 쓰이는데, 삶은 물을 마시면 오줌이 잘 나오며 중풍, 고혈압을 비롯하여 통경, 대하증 등 부인병에 이용한다. 서원과 사찰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사종에 소방목(蘇方木)이 있다. 소방목은 키 6~9미터, 줄기둘레 50~80cm의 중간 키 나무로서 박태기나무보다 훨씬 크고 꽃이나 잎, 가시는 우리나라 실거리나무와 매우 비슷하다. 서양박태기나무는 학명이 Cercis siliquastrum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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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기나무 / 정재록
겨울이면 손등이 수피처럼 갈라지던내
기억 속의 정님이 산둥반도의 닭울음소리도 들린다는
서해 먼 돗물섬에서 뿌리를 옮겨온 박태기나무
밥데기, 부엌데기라 놀림을 받아도
손목도 발목도 굵직굵직 억척 살림꾼
나 그 집 하숙생 시절, 온갖 허드렛일 막일에
수피처럼 갈라터진 손등이 안쓰러워
바셀린을 사다 발라준 적 있는 내 바로 아래 누이 또래
수피처럼 꺼칠한 손등을 봄바람 한 줄기 스칠 때
마분지처럼 투박한 얼굴에 확 꽃등을 켠 선머슴 같은 가스나
온 몸에 땀띠가 쏘듯 숭얼숭얼 자홍색 촉을 밝힌 박태기나무
손등의 갈라진 틈을 바셀린으로 메워줄 때
제 갈라터진 마음의 틈새까지 반드럽게 메워버린 정님이
쩍쩍 갈라진 수피로 각성처럼 스며든 봄기운에
잎사귀도 나기 전에서둘러 꽃부터 피고 보는 박태기나무
그 집 후취로 들어앉아 안방 차지한 정님이
처음이자 마지막 봄바람이 되고 만 죄를 닦듯
아직도 쓰다듬고 있는 네 손등의 기억
-시문학 (2006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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