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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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족발풍경 landscape 2023. 6. 6. 11:48
가끔 오일장에 장보러 간다. 목표물은 주로 야채며 과일이다. 마침 김을 무럭무럭 뿜어내는 돼지족발이 찜통에서 쏟아져나와 아우성이다. 어휴 속이 다 시원하네. 뜨거워 죽는 줄 알았어. 맞어 나는 숨막혀 죽는 줄 알았제. 이놈 저놈 입도 없는 놈들이 질세라 시끌벅적 다투어 떠들어댄다. 소리에 민감한 나는 시끄러워 귀부터 틀어막았다. 뜨거운 족발은 몰캉거리며 진득거리는 구수한 맛이 일품이고 식어 굳은 족발은 꼬들거리며 고소한 씹힘이 제맛이다. 족발인지 족인지 역전앞인지 역전인지 꼬랑내 나는 잉여적 문법논쟁을 할 때는 아닐 것이다. 콜라겐이 어쩌구 하는 말도 나중 얘기다. 지금 침이 꼴깍거리는데 그냥 지나치면 숨이 꼴까닥거릴 것이다. 새우젓을 찍어 천국행열차를 타 볼까나! 유성오일장. 족발을 굽는 사내 / 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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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흐르는 골목풍경 landscape 2021. 11. 19. 11:15
문정식당서 달인 짬뽕 맛지게 먹고 옥천5일장 휘둘러보고. 낡은 집 / 김태숙 벌판에 집 한 채 반생 고스란히 쌓였을 풍경이 얇다 오래 방치된 날들이 비집은 틈새마다 세월의 흔적 등고선처럼 찍혀 있고 유행마저 지나친 형색 더듬으면 함구했던 과거가 잡히기도 하는 그 싸늘한 입자는 얇아지기 직전의 아픔과 방심 이전의 깊은 곳까지 몸피 부풀렸을 것이다 가끔 늦은 귀가가 있는 날이면 무관심에 쩍쩍 가라진 굳은살 같은 심사를 들여다보는 일이란 세월의 가장 바깥으로 내몰린 기억을 데려오는 것이며 벌어진 안쪽으로 저물고 있는 나를 살피는 일이다 밟힐수록 단단해지는 땅에 두 발 견디어 본 사람은 안다 중력이 때론 얼마나 많은 인내를 요구하는지를 그리하여 오랜 체념을 견디는 그 안은 많은 이야기가 잠겨있어 사방 험난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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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산성시장 골목풍경 landscape 2021. 2. 8. 21:56
섣달 차가운 하늘에서 밝고 따스한 햇볕이 쏟아진다 시장골목인데 사람의 기척이라곤 없다 작년 이맘때 쯤엔 사람이 쌓였는데... 자물쇠가 걸려있는 가게 안은 먼지만 쌓여 간다 동태포 뜨는 아주머니 주문이라도 받았나요 오늘은 손님이 몇이나 되려나 공주 산성시장 ktk84378837.tistory.com/9270 ktk84378837.tistory.com/9380 달팽이집이 있는 골목 / 고영 내 귓속에는 막다른 골목이 있고, 사람 사는 세상에서 밀려난 작은 소리들이 따각따각 걸어들어와 어둡고 찬 바닥에 몸을 누이는 슬픈 골목이 있고, 얼어터진 배추를 녹이기 위해 제 한 몸 기꺼이 태우는 새벽 농수산물시장의 장작불 소리가 있고, 리어카 바퀴를 붙들고 늘어지는 첫눈의 신음소리가 있고, 좌판대 널빤지 위에서 푸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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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산성시장 山城市場풍경 landscape 2020. 9. 30. 20:28
붉은 햇살 아래 차양막 열기로 한가위 인절미가 익어간다 고춧가루 반죽은 치열한 터널을 빠져나오면서 변신은 무죄라고 외친다 이 정도 되어야 전통시장 특유의 감칠맛이 살아나지 봄에 뜯어 삶아 냉동실에 숙면하던 쑥을 녹여 익히는 동안 한켠에서 먼저온 손님의 쑥떡을 잘라 비닐봉지 포장작업을 한다 들마루에선 인절미 담을 비닐봉투 뒤집기 작업을 하고 안쪽에선 원심력과 구심력을 이용해 찹쌀가루와 쑥을 치대는데 요로코롬 이쁘다 기름집에는 쑥인절미 하는 사람들이 줄 서 기다리는데 희한(稀罕)하다, 떡집에는 떡 하는 사람이 없다 한발짝 트니 둥근잎나팔꽃을 키우는 집도 있고 미인을 키워 항시 대기시키기도 하지만 코로나19 탓일까 속이 갑갑하데 수도꼭지에서 터진 콸콸지는 물소리가 시원하다 오늘은 팔릴까 찰지게 맛난 저 가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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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 까네.풍경 landscape 2017. 7. 4. 21:14
신탄진 장. 고산오일장 http://ktk84378837.tistory.com/6903 대사동금요장터 http://ktk84378837.tistory.com/2486 신탄진오일장 http://ktk84378837.tistory.com/3520 http://ktk84378837.tistory.com/8226 연산오일장 http://ktk84378837.tistory.com/445 옥천오일장 http://ktk84378837.tistory.com/3441 유성오일장 http://ktk84378837.tistory.com/7934 화순오일장 http://ktk84378837.tistory.com/2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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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오일장풍경 landscape 2016. 12. 14. 20:56
4,9일은 유성장. 고산오일장 http://ktk84378837.tistory.com/6903 대사동금요장터 http://ktk84378837.tistory.com/2486 신탄진오일장 http://ktk84378837.tistory.com/3520 연산오일장 http://ktk84378837.tistory.com/445 옥천오일장 http://ktk84378837.tistory.com/3441 유성오일장 http://ktk84378837.tistory.com/7934 화순오일장 http://ktk84378837.tistory.com/2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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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 5일장풍경 landscape 2011. 10. 18. 16:24
화순오일장 http://ktk84378837.tistory.com/2477 대사동금요장터 http://ktk84378837.tistory.com/2486 신탄진오일장 http://ktk84378837.tistory.com/3520 연산오일장 http://ktk84378837.tistory.com/445 오일장 / 김정호 해가 서산에 내려앉아도 장터에 간 아버지는 돌아올 줄 모른다 수십 년 농사를 지어도 막내아들 등록금조차 마련할 수 없는 자신의 무능함을 한없이 탓하며 장터 국밥집에 죽을 치고 앉아 있다 다른 자식들은 공부를 마치고 개미처럼 도회지를 떠돌아 다녀도 입에 풀칠조차 못한 것이 마치 당신의 탓 인양 새까맣게 타는 속내를 막걸리 잔에 맡긴 채 붉게 떨어지는 노을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오일장만 서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