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희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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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놀풍경 landscape 2023. 1. 10. 16:59
뿌리공원 효문화마을 뿌리에게 / 나희덕 깊은 곳에서 네가 나의 뿌리였을 때 나의 막 갈구어진 연한 흙이어서 너를 잘 기억할 수 있다 네 숨결 처음 대이던 그 자리에 더운 김이 오르고 밝은 피 뽑아 네게 흘려 보내며 즐거움에 떨던 아 나의 사랑을 먼 우물 앞에서도 목마르던 나의 뿌리여 나를 뚫고 오르렴, 눈부셔 잘 부스러지는 살이니 내 밝은 피에 즐겁게 발 적시며 뻗어가려무나 척추를 휘어접고 더 넓게 뻗으면 그때마다 나는 착한 그릇이 되어 너를 감싸고, 불꽃 같은 바람이 가슴을 두드려 세워도 네 뻗어가는 끝을 하냥 축복하는 나는 어리석고도 은밀한 기쁨을 가졌어라 네가 타고 내려올수록 단단해지는 나의 살을 보아라 이제 거무스레 늙었으니 슬픔만 한 두릅 꿰어 있는 껍데기의 마지막 잔을 마셔다오 깊은 곳에서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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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크시아 스피눌로사 Banksia spinulosa초목류 wild flower/프로테아과 Proteaceae 2021. 1. 31. 18:27
방크시아 스피눌로사 Banksia spinulosa. 영명 Hairpin Banksia, 프로테아과의 상록관목. 호주원산. 호주 원산으로 2-3m. 잎은 가늘고 톱니가 있다. 황금빛 많은 꽃이 원뿔 모양으로 4~5월에 피는데 머리를 빗는 롤빗을 닮았다. 줄기가 많고 꽃이 아름다워 울타리목이나 관상수로 심는다. 세종수목원. 방크시아 스피눌로사 ktk84378837.tistory.com/9340 뱅크셔나무처럼 / 나희덕 산불이 나야 비로소 번식하는 나무가 있다 씨방이 너무 단단해 뜨거운 불길에 그을려야만 씨를 터뜨린다는 뱅크셔나무 제 몸에 불을 붙여서라도 황무지에 알을 슬고 싶은 뱅크셔나무 장전된 총알들, 그러나 한번도 불길에 휩싸여본 적 없는 씨방 모든 것이 타고 난 뒤에야 검은 숯 위로 연한 싹을 내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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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두나무 Prunus Salicina초목류 wild flower/장미과 Rosaceae 2015. 4. 9. 21:43
보문산 오얏꽃. 오얏은 자두의 고어. 자두나무 plum tree, 자도(紫桃)나무, 오얏(李)나무, 학명 Prunus Salicina. 중국 원산. 장미과의 낙엽교목. 높이 10 m. 잎은 어긋나고 긴 달걀을 거꾸로 세운 듯한 모양 또는 타원형 긴 달걀 모양이며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다. 꽃은 4월에 잎보다 먼저 피고 흰색이며 보통 3개씩 달린다. 열매는 달걀 모양 원형 또는 구형으로서 자연생은 지름 2.2cm이지만 재배종은 길이가 7cm에 달한다. 7월에 노란색 또는 붉은빛을 띤 자주색으로 익으며 과육은 연한 노란색이다. 한국에서 재배하는 자두나무는 1920년대 들어온 개량종 서양자두(학명 Prunus domestica)이며, 재래종 오얏나무는 차장보기 어렵다. 열매인 李子(이자)는 虛勞骨蒸(허로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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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미읍성문화 culture/역사 전통 history tradition 2014. 4. 24. 16:04
아이들 어릴때 좋은 아빠 하겠다고 찾은 후 20여년 만이다. 진남문은 그대로다. 절도 강간일까 천주교를 믿었을까 죄인을 찾는다는 방문이 흉악한 모습의 인물과 함께 붙었다. 읍성의 망루가 보이고 청사초롱이 매달린 주막 사이로 화들짝 핀 노란 유채밭이 아름답다. 사투리로 호야나무인 회화나무는 순교자들을 매달아 고문하던 철삿줄 흔적이 사라지고 썩은 곳은 시멘트를 발라 방부처리를 했다. 해미 순교지의 호야나무 / 진장춘 순교지인 감옥과 호야나무*를 보았다. 주님을 위하여 갖은 고문을 받던 3백년 된 호야나무 그 임들을 매달았던 동쪽 가지는 1940년 바람에 부러지고 자릿개질**하던 자릿개는 지금도 기념관에 있다. 가운데 줄기도 1869년 6월 부러지고 반이나 텅 빈 고목은 시멘트로 옷을 입고 그 위엔 덩그러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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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Pinus densiflora초목류 wild flower/소나무과 Pinaceae 2013. 9. 17. 15:03
소나무 Japanese Red Pine, 적송, 육송, 송유송(松油松),여송(女松),자송(雌松), 청송(靑松). 송모(松毛), 송침(松針), 학명 Pinus densiflora, 소나무목 소나무과 교목으로 암수한그루, 해송(海松)은 곰솔, 춘양목(春陽木)은 금강송, 금송(金松)은 낙우송과. 미송(美松, Douglas fir)은 미국의 대표적인 바늘잎나무. 식장산. 의림지 소나무 http://ktk84378837.tistory.com/916 식장산 소나무 http://ktk84378837.tistory.com/5154 대둔산 소나무 http://ktk84378837.tistory.com/1736 http://ktk84378837.tistory.com/5154 정이품송 http://ktk84378837.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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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무중(五里霧中) fog -풍경 landscape 2010. 11. 22. 10:26
추소리. 대동리. 안개 속의 풍경 / 나희덕 우리는 낙엽처럼 떠돌고 있어요.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그러나 한 번도 잊은 적 없는 아버지를 찾아서, 세상은 우리의 무임승차를 허락하지 않아요. 바람과 안개만이 우리를 데려다줘요. 오늘은 눈까지 내렸어요. 죽어가던 흰 말은 눈 위에서 죽어버렸고 저녁은 그만큼 더 어두워졌지요. 우리는 낙엽처럼 서로 몸을 포개고 잠이 들어요. 꿈속에서 아버지를 만났지만, 아버지는 인화될 수 없는 필름 속에만 있어요. 안개 속의 나무 한 그루처럼 손을 뻗으면 금방 닿을 듯한, 그러나 그 나무는 애초부터 없었는지도 몰라요. 그래도 우리는 계속 걸어요. 안개가 우리를 완전히 지워줄 때까지. 처음 사랑에 눈을 뜬 것도 안개 속에서였지요.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아버지의 목소리가 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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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자(枸橘) 영그는 장독대풍경 landscape 2008. 10. 22. 21:33
선병국가옥. 탱자나무 http://ktk84378837.tistory.com/2315 http://ktk84378837.tistory.com/4312 http://ktk84378837.tistory.com/2552 http://ktk84378837.tistory.com/7260 탱자 / 나희덕 한아름 따온 탱자는 가을과 함께 썩어간다 과즙이 향유가 된는 건 놀라움이 식지 않았을 때의 일 물에서 건저온 조약돌의 빛이 식어가듯 탱자는 시들기 시작하고 탱자를 담고 있던, 아니 숨기고 있던 검은 비닐봉지는 하루하루 부풀어오르고 있다 탱자나무 울타리를 지나오면서 나는 썩어갈 슬픔 하나를 데리고 왔는지 모른다 며칠 전부터 비닐봉지 속에서 무슨 소리가 들린다 그 속에 누가 갇혀 있는가 검은 살을 찢고 나오려는 푸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