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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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심상 image 2013. 12. 16. 15:13
아스팔트에서 유리창에서 거리에서 노숙 / 이영종 열차와 멧돼지가 우연히 부딪쳐 죽을 일은 흔치 않으므로 호남선 개태사역 부근에서 멧돼지 한 마리가 열차에 뛰어들었다는 기사를 나는 믿기로 했다 오늘밤 내가 떨지 않기 위해 덮을 일간지 몇 장도 실은 숲에 사는 나무를 얇게 저며 만든 것 활자처럼 빽빽하게 개체수를 늘려온 멧돼지를 탓할 수는 없다 동면에 들어간 나무뿌리를 주둥이로 캐다가 홀쭉해지는 새끼들의 아랫배를 혀로 핥다가 밤 열차를 타면 도토리 몇 자루 등에 지고 올 수 있으리라 멧돼지는 믿었던 것이다 사고가 난 지점은 옛날에 간이역이 서 있던 자리 화물칸이라도 얻어 타려고 했을까 멧돼지는 오랫동안 예민한 후각으로 역무원의 깃발 냄새를 맡아왔던 것일까 역무원의 깃발이 사라진 최초의 지점에 고속철도가 놓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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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포 5일장풍경 landscape 2013. 12. 16. 15:08
참 맛깔스웠던 과메기... 과메기는 원래 관목어에서 왔다 하는데 죽어도 청어라는 청어가 원재료이다. 하지만 1960년대 이후 청어의 어획량이 크게 줄면서 지금은 꽁치로 과메기를 만든다. 무정 유정 부부가 가지고 있는 해뜨는마을 아파트. 즐거운사진 팀이 별장 삼아 일 년에 한 번씩 묵기로 강요를 한 덕이다. 관목(貫目) / 김종제 한 사나흘 아홉 용이 놀았다는 구룡포 바닷가로 걸어가서 열 번째 술래가 되는 것도 그런대로 괜찮겠다 깊은 물 속으로 들어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하고 눈을 떠서 뒤돌아 보면 과메기 덕장에 덜 마른 빨래처럼 걸려있겠다 대나무 창살에 찔려 비명도 못 지르고 허공에 주렁주렁 매달린 생 목숨이 예전에 이쪽 저쪽으로 계급을 갈라놓고 까닭없이 저질렀던 처형의 장면 그대로다 나도 물 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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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포 대게 giant snow crab동물 Animal/어패류 魚貝類 fish & shell 2013. 12. 16. 15:05
대게 giant snow crab. 학명 Chionoecetes opilio Fabricius, 1788. 긴집게발게과 대게속의 갑각류. 갑각은 나비 13~15cm, 둥근 삼각형으로 한국에서 나는 게 중 가장 크다. 다리가 길고 몸이 커서 맛이 좋으므로 중요한 수산자원이다. 이마에 솟은 돌기는 넓고 짧으며, 걷는다리의 마디는 납작하다. 일반적으로 수컷이 암컷보다 훨씬 크다. 한류성 게로 30~1,800m 깊이의 진흙 또는 모래바닥에서 산다. 대게 http://ktk84378837.tistory.com/5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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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선의 꿈일까심상 image 2013. 12. 16. 14:36
구룡포. 펄덕이는 물고기처럼 / 김종제 동해 바닷가에 산다는 용왕 친견하러 가는 길에 구룡포 어부의 물고기를 본 적 있다 처음 맞이하는 외출처럼 生이라는 것에 부딪혀 온몸을 펄덕이고 싶었을 것이다 무덤에 드러누운 것이 아니라고 갑옷 같은 비늘까지 뽑아가며 뚝뚝, 피 흘리는 생생한 살을 보여 주고 있다 감옥에 갇히기 전에 비상하게 허공으로 솟구쳐 오르는 물고기가 물속에서는 물처럼 한없이 부드럽게 살았다고 자랑하고 싶었을 것이다 탁탁, 바닥을 때리면서 결코 그대에게 굴복하지 않겠다고 몸을 뒤집으며 다시 한 번 뛰쳐 올라 푸른 세상으로 달려들고 있는 물고기를 닮은 내가 물살을 헤치며 걸어가고 있다 마지막 역이 곧 다가온다고 힘차게 뛰어 달려가면서 내 속의 그물을 던진 어부와 한 판 승부를 겨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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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포 근대문화의 거리문화 culture/역사 전통 history tradition 2013. 12. 16. 14:30
즐사 멤버인 송동훈 님의 공동주택 덕에 구룡포에서 묶다. 9년만에 가보니...구룡포 하면 떠오르는 향토 대표작가 권선희.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 오낙률 구룡포읍 장안리 일본인 가옥거리에 서면 철새는 쫓겨 떠나고 소복하게 남은 빈 둥지가 찾는 이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네. 선원들의 무사고를 빌었다는 용왕당 뜨락에도 이제는 봄이 왔는데 무심한 돌이끼만 비석에 푸르러 아픈 날의 역사임을 알려 주네 멀리 방파제를 돌아 구룡포항으로 들어오는 고깃배마다 나부끼는 만선의 깃발이 오늘따라 유난히 아름답게 펄럭이네. _오낙률 시집, 《포항12景》(한강출판/2021.11.1) 탁주 / 권선희 제수씨요, 내는 말이시더. 대보 저 짝 끄트머리 골짝 팔남매 오골오골 부잡시럽던 집 막내요. 우리 큰 시야가 내캉 스무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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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홍색간버섯 Pycnoporus coccineus초목류 wild flower/버섯 mushroom 2013. 12. 12. 09:27
진홍색간(肝)버섯 Pycnoporus coccineus (Fr.) Bondartsev. 구멍장이버섯과 간버섯속. 버섯것은 질긴 가죽질로 반원형이며 편평하다. 침엽수나 활엽수의 고목에 군생한다. 관공은 진적홍색이며 항종양 및 항균작용이 있다. 진홍색간버섯은 관공이 촘촘하고, 주걱간버섯은 관공이 크다. 보문산. 진홍색간버섯 http://ktk84378837.tistory.com/661 http://ktk84378837.tistory.com/5467 주걱간버섯 / 신순애 새빨간 주걱으로 누릉지 긁는다면 핏물이 곱게 들어 혈서 한 장 뜨겁겠네 별주부 토끼 간 찾으려 뭍으로 느릿 나오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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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개나리 Forsythia koreana초목류 wild flower/물푸레나무과(목서과) Oleaceae 2013. 12. 12. 09:11
개나리 golden-bell tree. 연교(連翹), 황춘단, 황화수, 황금조, 신이화, 어리자, 어아리, 어사리, 학명 Forsythia koreana. 높이 3m. 잎은 마주나고 댓잎피침형이며 꽃은 4월에 총상 꽃차례로 잎보다 먼저 노랗게 핀다. 암술대가 수술보다 위로 솟는 것이 암꽃이고, 암술대가 짧아 수술 밑에 숨는 것이 수꽃이다. 9월에 검은 삭과가 달린다. 열매 말린 것을 연교라 하여 주로 피부과 질환에 효험이 있으며, 해독제, 강심제로 쓰인다. 개나리를 비롯하여 산개나리, 만리화, 장수만리화, 의성개나리 등이 있다. 동화작가 윤석중의 〈봄나들이〉에 병아리가 물고 다니는 개나리가 있다. 왜 하고 많은 이름 가운데 하필이면 개나리냐 하는 것이지요.구조상 '개'+'나리'이니까 일단 개나리는 나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