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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룡산 동학사(東鶴寺)
    문화 culture/불교문화 Buddhist culture 2020. 12. 11. 14:10

     

    가까이 있다고 안 와지는 동학사, 계룡산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초입에 웬 홍살문? 홍살문은 능(陵), 원(園), 묘(廟), 관아(官衙) 그리고 충효절열(忠孝節烈)의 정려각(旌閭閣)이 있는 마을 입구에 붉은 색으로 칠한 창살을 세운 문으로 경의를 표하라는 뜻이 담긴 유교적 관습의 문이다. 동계사(東鷄寺), 삼은각(三隱閣) 그리고 숙모전(肅募殿, 원명은 초혼각招魂閣) 등 세 시설이 있기 때문이다.

     

     

    일주문(一柱門), 네 기둥위에 지붕 얻는 형태가 아닌 두 기둥 위에 지붕을 얻는 독특한 형식. 일심(一心)을 상징한다. 단청이 어찌나 화려한지 눈에 확 들어온다. 현판은 여초거사(如初居士) 서, 추사 이후 여초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해서, 행서, 초서, 예서, 전서와 같은 모든 서체를 흡수한 뒤 마음과 손의 조화를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는 서예가로 직지사일주문도 씀. 여초김응현서예관이 강원 인제 북면 만해로 154에 있다.

     

    민속공예품 카페를 찾아온 늦가을 아침햇살이 원색적인 유혹을 한다. 동학교(東學橋)를 건너자마자 땅속으로 내려야 할 뿌리가 바위에 막혀 공기중에서 처절한 숨을 쉬고 있다.   

     

    관음암 맞은편 자락에 세워진 부도군(浮屠群). 조선시대에 설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허당 성우(惺牛, 1846년(헌종12)~1912년) 부도. 개항기 선(禪)의 일상화로 근대 한국불교를 중흥시켰다. 9세에 과천의 청계사(淸溪寺)로 출가 계허(桂虛)에게 배우고, 동학사의 만화(萬化)에게 배우다. 개심사와 부석사를 왕래하면서 후학 지도와 교화 활동을 하면서 선풍(禪風)을 떨쳤다. 범어사, 해인사, 청암사, 석왕사를 거쳐 서당의 훈장을 하다 입적하였다. 성우스님 선풍사상의 핵심은 첫째, 무생(無生)의 경지 즉 인간의 참모습은 ‘생김 없고, 없어짐 없는’ 근원적 예지에서 비롯된다. 둘째, 무상(無常)을 초극(超克)하는 길은 오직 선(禪)에 있다. 셋째, 선(禪)과 교(敎)는 하나이나 교선겸수(敎禪兼修)를 강조하였다. 넷째, 간화선(看話禪)과 염불선(念佛禪)은 완성된 경지에서 나온다.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다른 사찰의 암자와는 달리 동학 암자는 대웅전 나타나기 전에 우루루 도열해서 탐방객을 맞는다. 첫 상대 관음암(觀音庵)은 1600년대 옥천암으로 불리던 현재 위치에 신축된 동학사 귀속 산내암자로 처마를 금빛채색하여 화려찬란하다. 황묘(黃貓) 한 마리가 지킴이를 자처하며 기도까지 올린다.

     

    비구니 도량이라 외부인출입금지 팻말이 앞을 가로막는 동학사 길상암(吉祥庵)을 멀찍이서 담았다.

     

    동학사 미타암(彌陀庵), 미타는 아미타불(阿彌陀佛)의 약어다. 6·25전쟁 때 옛 건물이 모두 불타 없어졌다가 1960년 이후 중건된 산내 암자인데 맨질맨질한 호박돌로 두른 담장이 너무 예쁘다. 시간의 흐름에 비례하여 명품전통으로 길이길이 남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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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학사 육모 세진정(洗塵亭)이란 마음속에 있는 번뇌의 티끌을 맑은 계곡에 온갖 더러움을 씻어 내듯이 깨끗한 마음으로 씻어내고 부처님께 향한다는 뜻이 담겨 있는 의미의 정자이다. 팔각정(八角亭)이 아닌 육모정(六茅亭)이다. 현판은 東泉 이기하(李冀夏)의 글씨다. 세진정을 배경으로 한 봄 여름 가을 풍경이 뛰어나다.

     

    동학사 범종루(梵鐘樓) 아랫층엔 불교관련 성물을 판매하는 상점이다. 저 유리고추의 의미는 무엇일까. 붉은고추는 예로부터 병마와 액운을 막아준다 하여 아들을 낳으면 대문에 걸었다. 자식의 앞길이 트이고 자식 하는 일이 장 된다는 민속신앙의 하나다...

     

    동학사 인재문(仁在門)을 들어서면 삼은각(三隱閣)과 동계사(東鷄寺)가 쌍둥이처럼 나란히 맞는다. 숙모전(肅慕殿)도 있다. 동학사 초입에 홍살문이 있는 이유다.

    삼은각(三隱閣)은 고려의 학자이며 충신인 圃隱 정몽주(鄭夢周), 牧隱 이색(李穡), 冶隱 길재(吉再) 세 명현(名賢)을 모신 사당이다. 조선 태조 3년(1390)에 최초로 설단한 정몽주의 초혼단(招魂壇)이 있던 자리에 공주목사 이정간(李貞幹)이 각(閣)을 세워 삼은(三隱)을 모시면서 삼은각(三隱閣)이 되었다. 그 후 琴軒 유방택(柳方澤), 陶隱 이숭인(李崇仁), 竹軒 나계종(羅繼從)을 더해 추향하고 있다.

    동학사 동계사(東鷄寺)는 신라 충신 박제상(朴堤上)을 기리기 위하여 고려 태조 때 지은 것이다. 신라 제19대 눌지왕(訥祗王) 때 인질로 일본에 잡혀간 왕의 아우 미사흔(未斯欣)을 탈출시키고 자기는 왜국에서 죽은 관설당(觀雪堂) 박제상(朴提上)의 충혼(忠魂)을 모셨다. 고려 태조19년(939)에 개국공신 유차달(柳車達)이 초혼제사(招魂祭祀)를 지내자 왕명으로 동계사(東鷄祠)를 지었다.

    숙모전(肅慕殿), 세조 2년(1456) 생육신 梅月堂 김시습(金時習)이 노량진에 버려진 사육신의 시신을 몰래 수습하여 장례지낸 후 동학사 삼은각 옆에 사육신을 초혼제사(招魂祭祀) 하였다. 2년뒤 세조가 김시습을 만나러 왔을때 이에 감동하여 초혼각(招魂閣)을 짓고 삼상(三相), 종실의 대군, 기타 순절한 원혼과 생육신 등 충의(忠義), 절사(節士)는 물론 억울하게 죽은 130여명까지 공사(供祀)토록 하였다. 부정한 방법으로 권력을 취했을망정 일말의 인정을 조금은 가지고 있었다. 합법적으로 취득한 권력을 가진 세상에서는 한치의 양심도 보이질 않는다. 국당(菊堂) 박흥생(朴興生, 1374~1446)도 배향되었다.

     

     

    승가대학인 육화료(六和寮). 유서깊은 동학사승가대학의 위상에 걸맞는 교육공간 조성을 위해 육화료 개축불사에 나서서 2016년에 완공하였다. 비구니대학인 이곳에서 신(身), 구(口), 의(意), 계(戒), 견(見), 이(利) 여섯가지로써 깨달음을 구하고 행함여 화합하는 교육이념을 행하는 곳이다.

    동학사 삼층석탑, 본래 청량사((淸涼寺)신라 성덕왕22년 724 건립)터 남매탑 인근에 있었다. 고려시대 양식. 충남문화재자료58호.

    동학사 대웅전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보물1719호

     

    동학사 대웅전 측벽과 후벽에 부처의 일생을 8단계 그림으로 나타낸 팔상도 벽화가 있다. 탱화로 그려져 보관한 전각은 따로 영산전(靈山殿), 팔상전(八相殿, 捌相殿)이라고 한다. 팔상도중 1상도인 강도솔상(降兜率相)은 도솔천(兜率天)에 살던 전생의 석가가 호명보살(護明菩薩)의 모습으로 흰코끼리를 타고 세상에 내려오는 장면이다. 2상도인 비람강생상(毘藍 降生相)은 마야부인이 룸비니동산에서 태어나고 무우수(無憂樹)를 잡고 일어나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을 외치는 장면인데 몰라서 담아오질 못하였다.

    위 그림은 좌로부터 3상도인 사문유관상(四門遊觀相), 4상도인 유성출가상(喩城出家相), 5상도인 설산수도상(雪山修道相), 6상도인 수하항마상(樹下降魔相)이다. 사문유관상은 출가전 사대문 밖을 나가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고(苦)를 보고 인생의 무상을 느낀 바가 커서 출가를 결심하게 된 장면이다. 유성출가상은 부모아내 몰래 백마타고 왕궁탈출하는 모습이다. 설산수도상은 설산에 들어가 6년 수행후 보리수 아래 깨닫는 장면이다. 수하항마상은 부처가 수행6년 끝의 깨달음을 방해하는 마귀를 물리치고 보리수나무 밑에서 도를 깨치는 장면이다,

     

    동학사 대웅전 7상도인 녹원전법상(鹿苑轉法相)은 보리수아래서 성도(成道)를 이룬 석가불이 처음으로 5비구에게 법을 전하는 초전법륜 初轉法輪 장면이다. 사슴동산인 녹야원에서 시행하는데 법계를 고루 비추어 빠짐이 없으며 원만구족하고 완전무결하다는 노사나불(盧舍那佛)로 출현하였다. 화엄을 중시하는 삼신불의 하나로 중앙은 석가모니불, 좌측은 비로자나불, 우측이 원만보신노사나불이다.

     

    동학사 대웅전 8상도인 쌍림열반상(雙林涅槃相), 부처가 35세에 깨달음을 얻고 45년간 전법여행을 하게되는데, 80세에 쿠시나가라 니련선하(泥蓮禪河) 사라쌍수(娑羅雙樹) 아래서 열반에 들며 이때에 쌍림이 하얗게 말랐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학이 앉은 것으로 비유하여 학림(鶴林)이라 부른다. 통도사 영산전팔상도8 쌍림열반상은 보물 1041호이다. 해인사 흥국사 동국사에도 전한다.

     

    점심공양을 알리는 바라를 치고 삼성각으로 향하는 스님의 뒷모습이 진지하고 경건하지만 어깨는 생노병사의 무거운 고뇌를 짊어진 느낌이다.

     

    동학사 삼성각(東鶴寺三聖閣) 우두머리인 칠성은 북두칠성으로 인간의 복과 수명을 관장하며 여래와 보살을 함께한다 산신은 민족고유의 토속신으로 호랑이와 함께 하며 재물을 담당한다. 독성은 홀로 깨닫고 성인이 되어 말세 중생에게 복을 내리는데 지팡이, 염주, 불로초 혹은 동자와 함께한다. 불교의 토착화과정에서 도교, 토속 불교 등의 신앙요소가 합쳐진 형태이다. 불교 밖의 신앙대상을 모셨으므로 전(殿)이라 하지 않고 각(閣)이라 하였다.

     

    동학사 조사전(祖師殿), 1800년대 이래 만화보선(萬化普善)과 스승 영월당 봉률, 만우와 스승 청하당 명훈(淸霞堂 明訓), 성우(惺牛) 경허선사(鏡虛)[1849~1912], 한암당 정일(漢庵堂 定佾), 경봉강백(鏡峯 講伯) 등 한국근대불교의 명맥을 유지발전시키는데 큰 공덕을 쌓은 명승들의 영정이 보관되어 있는 곳이다. 호경당 기환 대강사(湖鏡堂 基煥 大講師)의 진영, 만화의 옹사(翁師)인 용암당과 법형제인 호봉다의 족자(簇子)도 있다고 한다.

     

    동학사 강설전(講說殿)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비구니의 강원으로 승가대학, 대학원으로서 승려들의 강의실이다. 길상암에서 보았던 청와(靑瓦)를 여기서도 보게되니 새콤달콤하다. 

     

    화경헌

     

    담을 뚫고 나온 느티나무 거목, 평안을 주던 담록(淡綠)도 피서를 주던 진녹도 의미를 주던 단풍도 훌훌 벗어버린 채 까치에게 터까지 내준 무소유의 마르고 초췌한 몸뚱아리,  늙고 오래되고 거대하지 않으면 지킴목도 놓여지지 않았을 터. 옷 입은 넉넉한 모습을 보러와야겠다. 지킴목을 서대산 정상 부근에서도 본 기억이 있다.

     

    동학사(東鶴寺) 전경

     

    잘린 고통을 이겨내면서 아문 아름다운 상처

    동학사는 713년 당나라스님 상원조사(上願祖師)가 지은 상원암(上願庵)에 연원을 두고 있다. 상원암은 은혜를 갚으려는 호랑이 덕분에 여인을 만난 상원조사가 여인과 의남매를 맺고 함께 도를 닦던 곳이다. 이상보의 갑사가는 길이란 수필을 통해서 널리 알려진 남매탑 전설이다. 성덕왕 23년(724) 회의화상(懷義和尙)이 두 분을 기리기 위해 쌓은 상원사지의 남매탑이다. ktk84378837.tistory.com/4434 

    동학사의 내력을 보면 다음과 같다. 고려 태조3년(920)에 도선국사가 지금의 동학사 자리에 사찰을 중창한뒤 태조의 원당이 되었다. 고려태조19년(936)에 신라가 망하자 대승관(大丞官) 유차달(柳車達)이 신라 박시조와 충신 박제상(朴堤上)을 제사하기 위해 동계사(東鷄寺)를 건축하였고 이후 사찰이 번창하자 동학사(東鶴寺)로 이름을 바꾸었다. 1950년대 비구니가 절의 주지가 되면서 여승을 길러내는 대표적인 비구니사찰이 되었다. 사찰의 동쪽에 학 모양의 바위가 있어서 동학사(東鶴寺)라고도 하고 동방이학(東方理學) 정몽주(鄭夢周)의 위패를 모신 까닭에 동학사(東鶴寺)라 하였다는 유래가 전한다. 영조4년(1728) 신천영의 난으로 모두 소실된 것을 순조14년(1814) 월인선사가 신축하고 고종원년(1864)에 만화선서가 중창한 마곡사의 말사이다.

    갑사철당간지주 http://ktk84378837.tistory.com/5420  갑사 http://ktk84378837.tistory.com/8371  

    동학사 http://ktk84378837.tistory.com/178  ktk84378837.tistory.com/9316  구룡사  ktk84378837.tistory.com/2277        

    갑사철당간지주 http://ktk84378837.tistory.com/5420 계명정사 http://ktk84378837.tistory.com/3693 남매탑 http://ktk84378837.tistory.com/4434

    신원사 https://ktk84378837.tistory.com/8396 https://ktk84378837.tistory.com/8983


     

    偶吟(우음) / 경허(鏡虛)스님

     

     

    風飄霜葉落 바람이 서리 묻은 잎을 떨어뜨리네

    落地便成飛 떨어지는 잎 다시 바람에 날아가네

    因此心難定 어쩔거나 이 마음 맡길 데 없어

    遊人久未歸 잎비 속에 길을 잃고 헤매이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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