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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수유(山茱萸) Cornus officinalis -
    초목류 wild flower/층층나무과 Cornaceae 2011. 3. 21. 15:19

     

    식물 탐사 일정이 선운사로 바뀌었다.일요일 오후,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다는 예보인데 여기도 예외는 아니라서 빗방울이 옷 적실만큼 떨어진다. 선운사 만세루에서 오른쪽으로 보이는 관음전 담장이 누렇기에 한걸음에 내달렸다.노란 산수유다.흐드러지려면 아직 멀어서 어쩌다 노란 눈꼽처럼 한 송이씩 터졌다.구례 산동마을까지 가지 않아도 여기 저기 산재해 있으니 다행스럽다.한두 그루 있으니 떠들썩하지 않은 재미가 있다.비가 개면서 남긴 물방울이 꽃봉마다 수정처럼 맺혀 있다.단풍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가을의 선운사는 혼란스럽다. 꽃무릇으로 온통 붉은 세상이 되어도 시끄럽다. 세상이 너무 시끄럽고 혼란스럽다.

     

     

     

    사실 자연사 탐사도 썩 맘에 내키진 않는다.사람과 어울리고 자연과 접한다는 명분을 앞세워도 45인승 대형버스가 움직이는 것은 아무래도 취향이 아니다.인기 동아리의 경우는 한 팀이 대형버스 두 대 정도의 인원으로 나타나기도 한다.동아리 개념을 넘어서서 이건 여행도 아니고 출사도 아니고 탐사도 아니다.수십 명이 우루루 뭉쳐 다니는 것 자체가 탐사활동의 진정미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식물학자 한 분이 가이드를 해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사진가로서는 2% 부족하다.둘 중 하나를 버린 사람들은 아주 유익한 탐사활동일 수도 있다.좋은 취미라 하는 사진 동아리 출사도 마찬가지다.

     

    사진계의 독설가인 서울예술대 사진과 황선구 교수는 말한다.(사진예술 2010년 12월호)"카메라 마니아는 수십 명이 같이 촬영가는 것을 좋아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카메라 자랑을 하기 위해서, 같은 조건에서 더 특이한 렌즈로 찍은 이미지를 자랑하기 위해서다. 한 마디로 한심한 인간들이다. 제발 그러한 행위를 예술이라고 포장하지는 말기를 바란다. 세상에 어떤 예술이 수 십 명이 몰려가서 꼭 같은 것을 꼭 같은 조건으로 비슷한 이미지를 만드는 행위가 있겠는가. 세상에 별 필요없는 이미지를 만들고 카메라와 렌즈 이야기를 하면서 소주 한 잔 하는 것은 분명 재미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사진 문화발전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저급한 취미일 뿐이다."

     

     

    산수유 http://ktk84378837.tistory.com/898 http://ktk84378837.tistory.com/3434 현천마을 http://ktk84378837.tistory.com/1630

    생강나무 http://ktk84378837.tistory.com/345 http://ktk84378837.tistory.com/885 http://ktk84378837.tistory.com/3414

     

     

    산수유꽃나무에 말한 비밀 - 서정주

     

     

     어느날 내가 산수유꽃나무에 말한 비밀은

    산수유 꽃속에 피어나 사운대다가

    흔들리다가

    落花하다가

    구름 속으로 기어 들고,

     

    구름은 뭉클리어 배 깔고 앉었다가

    마지못해 일어나서 기어 가다가

    쏟아져 비로 내리어

    아직 내 모양을 아는 이의 어깨위에도 내리다가

     

    빗방울 속에 상기도 남은

    내 비밀의 일곱빛 무지개여

    햇빛의 푸리즘 속으로 오르내리며

    허리 굽흐리고

     

    나오다가

    숨다가

    나오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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