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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장산
    초목류 wild flower/종합세트 synthesis 2017. 7. 9. 23:34

    넓은홍띠애기자나방.

     

    끝짤름노랑가지나방. 끝짤룩노랑가지나방.

     

    이름은 이쁘지만 보기엔 좀 그렇고 그런 미국선녀벌레와 약충. 올해 식장산은 밀가루 뿌린듯 온통 허옇다. 방제를 해야할듯. 

     

    어깨끝이 가시처럼 뾰족한 가시노린재.

     

    주먹만한 크기의 좀말벌집.

     

    아구가 먹잇감을 유인하기 위해 미끼를 내밀듯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동색가시비녀버섯.

     

    흰꽃무당버섯.

     

    장맛비가 내리자 제일 먼저 나타나기 시작한 애기밀버섯.

     

    탐라산수국. 헛꽃에도 꽃을 피우는 특성이 있다.

     

    벌깨덩굴 속에서 빼꼼 얼굴 내민 하늘말나리.

     

    허화들의 밥상 - 박라연

     

     

    봄꽃가지에서

    그렁거리던 눈부신 청색 꽃잎들이

    가을까지 오래된 생각처럼 골똘하다

    저 목숨은 수국이 피운 허화,

    향낭이 없어

    자연사될 수 없다

    이쯤이면 가짜도 진짜도 한 몸이라서

    아플 텐데 수국 저 가시나

    (……)

    문득 세상의 허화들은

    무슨 죄로 가짜 생존의 시간 속

    으로 끌려나왔을까 구구절절 누구를

    빛내주려고 왔을까 1%쯤 모자라서 쓸쓸한

    들을 대신 완성해주려고? 덩달아

    골똘해져서는 가짜의 고통을 목졸라준다

     

    (내일은 잘린 내 목에서 수국이 피어날 것이다)

     

     

    수국은 가짜 꽃을 피운다. 진짜 꽃보다 예쁘다. 새파란 진짜 꽃만으로는 생식의 환희를 누릴 수 없어서다. 생식을 위해 피우는 꽃이 가짜 꽃, 허화(虛花). 진짜 꽃은 너무 작아서 벌 나비를 부르지 못한다. 허화를 피워서 벌 나비의 눈에 들어야 한다. 허화는 진짜에게 모자란 1%를 위해 스스로의 목을 조르고, 번식의 쾌락을 내려놓아야 한다. 다 버리고, 오직 아름다워야 한다. 스스로 태어날 수도 죽을 수도 없다. 생존 자체가 가짜인 탓이다. 환희가 배제된 아름다움은 고통이다. 고통으로 태어난 허화의 생이 서럽다. 허화는 가짜 꽃이지만 진짜를 진짜로 키운다. 생을 대신 완성하는 진짜 꽃이다. <고규홍·나무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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