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 Capreolus capreolus

 

 

노루 Capreolus capreolus. 사슴과 노루속. 뿔은 3개의 가지로 나뉘며 돌기는 매우 짧고 가지도 짧다. 귀는 크고, 안하선(눈 밑에 분비작용을 하는 기관)이 없으며, 위턱에 송곳니가 보통 없다. 여름털(온대, 한대에 사는 포유류의 여름에 나는 털)은 황적갈색, 겨울털(온대, 한대에 사는 포유류의 겨울에 나는 털)은 회갈색을 띠며 겨울철에는 엉덩이에 흰 반점이 뚜렷하다. 노루궁뎅이버섯은 여기서 기인한다. 제주.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그러나 노루귀를 닮아 노루귀, 뿌리에서 역한 냄새가 난다고 노루오줌,

흰색에 모양까지 노루궁뎅이와 비슷해서 노루궁뎅이버섯 등 노루와 관련한 친근하고 귀여운 식물 이름이 있다.

'놀, 눌(黃)+오>노로'가 훈민중음 해례에, '노라>노루'를 훈몽자회에서 볼 수 있다.

누렁이에서와 마찬가지로 노루도 털이 노랗기 때문에 비롯된 이름일 것이다.

輿角者不與齒(여각자불여치) 즉 뿔을 가진 자에게는 이발을 주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

청록집 http://ktk84378837.tistory.com/6249 노루 http://ktk84378837.tistory.com/1844 나라공원 사슴 http://ktk84378837.tistory.com/6255

 

 

노루 이야기 / 이은봉

 

 

완도 바닷가, 정도리 방풍림 속에서였네 노루 세 마리 옹달샘물 대신, 웬걸 검붉은 포도주 한 병씩 통째로 비웠네 녹두빛 매실주도 몇 잔 꼴깍거렸네

팔짝팔짝 숲 속 뛰어다니는, 이 딱한 초식동물들, 어쭈구리 모처럼 대취했나 보네

나뭇잎 방석을 깔고 앉은 노루 세 마리, 제법 육식동물처럼 세상일 토론도 했네

가부좌 틀고 勇猛精進하던 멧새 형제들, 서낭당 할아범 흉내를 내며, 부식부식 웃고 있었네

무슨 맹수라도 되는 양, 눈 부릅뜨고 떠들어대는 이 초식동물의 말들, 밀려오는 파도소리가 듣기엔, 너무도 가소롭고 어이없었네

그때 파도소리 와락, 하고 덮쳐버렸네 제풀에 지쳐 떨어진 노루 세 마리, 그만 제각기 쓰러져 잠이 들었네

뽀얗게 낯짝 내민 아침 햇살, 베시시 장난기 들어, 손 모아 불쑥 똥침 먹이기도 했네

그만 깨어난 노루 세 마리, 허벅지 두드리며 푸하하 웃었네 완도 바닷가, 정도리 방풍림 속에서의 일이었네.

 

 

-{정신과 표현} 2002년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