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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서.
겨울햇살은 가난하다 ..../ 정명섭
겨울햇살은 가난하다
차가운 방바닥, 구멍난 양말사이로
햇살이 비춰올때,
나에게 한장의 백지를 주며 다가온 정적靜跡
봄은 아직 멀었는데
한켠 방구석에 모여있는
그 아래 꿈틀거리는
빚바랜 벽지위로 오르려하는
나의 흰 머리가락,뒹구는 문학지,밑줄친 조간신문,
보고 또 본 詩集,차가운 머그잔,축축한 탁상달력,
문득 생각한다
아마,그럴때 마다 열리고,닫히고,처음같이 다시 돌아가는 문問
다시라고 생각해 본다
그토록 천번을 생각하는 단어가 있었는데
햇살이 따가워 또 다시 잊고 만다
어둠속에서 차라리 혼자라면 좋겠네
지금 뻥뚫린 내 엄지 발가락은 망중한忙中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