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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태리 물의 도시 베네치아(Venezia)
    문화 culture/해외 foreign travel 2008. 2. 9. 21:25

    여행 첫날 들른 곳은 베니스, 마침 가면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카메라 들고 있다보니 가이드는 벌써 눈치를 채고

    3시반에 시계탑 아래서 만나고 알행에서 떨어져 나간 사람은 5시 반까지 선착장으로 오란다.

    날 보고 하는 소리 같았지만 수만 인파로 떠밀려다니는 거리에서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그러겠냐 싶어 귓등으로 듣고 말았다.

    그러나 어쩌랴 카메라가 웬수지

    1차 약속시간을 놓치고 부랴부랴 일행을 찾으려 오르락내리락 하다보니

    날은 저물어 오고 미치겠다 대사관을 찾아가면 되겠지 했지만 그건 최악의 경우고

    마지막까지 찾아봐야지 하는데 아랫도리서 오줌이 질금거린다.

    겨우 생각해낸게 5시반에 선착장으로 오겠지 하곤 기다렸다.

    워낙 미안해서 쥐구멍이 어디냐 하고 있는데 워낙 큰 사고를 쳐선서

    일행은 말이 없고 나중에사 애태운 얘기를 한다.

    이후로 아내는 절대 나하고는 여행을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런지 벌써 만 1년이 지났다.







     

     

    세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으로 어려서부터 기억에 남는 베네치아.

     

    베니스의 상인 안토니오에게는 자신의 생명을 주어도 아깝지 않은 절친한 친구가 있다. 그의 이름은 바싸니오인데 유태인 고리대금업자인 샤일록으로부터 안토니오의 살 한 파운드를 담보로 돈을 빌린다. 샤일록은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안토니오로부터 갖은 박해와 모욕을 받아 복수의 칼날을 갈면서 돈을 빌려준다.

    한편 벨몬트의 상속녀 포오샤는 아버지가 유언으로 남긴 상자 속에 들어있는 포오샤의 초상화를 찾은 바싸니오와 결혼을 한다. 그러나 베니스에서는 안토니오의 배들이 모두 침몰하여 샤일록의 돈을 갚지 못한다. 샤일록이 안토니오의 살 한 파운드를 약속대로 베어내려 하므로 포오샤는 바싸니오에게 많은 돈을 주어 친구의 생명을 구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자신은 판사로 변장하여 베니스로 향한다. 샤일록은 자신의 딸 제시카가 자신의 돈과 보석을 훔쳐 기독교인과 함께 도망친 사실 때문에 더욱 기독교인들을 증오한다.

    법정에서 바싸니오는 자신이 샤일록에게 빌린 돈의 세 배를 지불하겠다고 말하지만 거절당한다. 이때 판사로 변장한 포오샤가 등장하여 샤일록에게 안토니오의 살을 베어내되 피를 흘리지 말 것과 정확하게 한 파운드를 베어낼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기독교인의 생명을 위협했다는 이유로 그의 재산의 반은 피해자 안토니오에게 주고, 나머지 반은 국가에서 몰수할 것과, 그가 기독교인으로 개종할 것을 요구한다. 모든 권리를 박탈당한 샤일록은 비참한 모습으로 법정을 떠난다.

    샤일록이 물러난 후, 법정에 모인 기독교인들은 모두 기뻐한다. 포오샤는 감사하는 바싸니오에게 자신이 누구에게도 주지 말라고 경고하면서 주었던 반지를 요구하자 거절하지만 안토니오의 부탁이 있어 주고 만다. 후에 벨몬트에서 포오샤는 바싸니오에게 반지를 요구하나 젊은 판사에게 주어버린 터라 내 놓을 수가 없다. 포오샤는 부부간의 약속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남편에게 깨우친 후에야 비로소 자신이 바로 법정에서의 판사였음을 밝힌다.

    나폴리 http://ktk84378837.tistory.com/3496 피렌체 http://ktk84378837.tistory.com/3497 베네치아 http://ktk84378837.tistory.com/3498 

    도하 http://ktk84378837.tistory.com/3499 

     

    베네치아(勿耨茶 물누차)  /  조수삼(趙秀三, 1762~1849)

     

     

    石塼高房銅塼城석전고방동전성 돌벽돌로 지은 건물과 구리벽돌로 쌓은 성곽

    兩山烟火四時生양산연화사시생 두 산은 1년 내내 연기와 불을 내뿜네.

    年年一度三皇世년년일도삼황세 해마다 한 번씩 삼황오제(三皇五帝)의 시대가 되어

    堯舜還他本色氓요순환타본색맹 요임금 순임금 원래 있던 백성의 자리로 돌아가네.

     

    - 조수삼(趙秀三, 1762~1849), 추재집(秋齋集)7, 해중제국(海中諸國)물누차(勿耨茶)’

     

    해설

    조수삼은 조선 후기의 역관이자 시인으로 국내외 여러 나라와 지역에 대한 시를 많이 남겼다. 사행단의 일원이 되어 거쳐 간 중국과 조선의 풍경을 노래하기도 했고 책이나 풍문을 통해 알게 된 먼 나라의 일을 읊기도 했다. 위 시는 그중 물누차, 혹은 위니사(威尼斯 베니스)라고 불렸던 베네치아 공화국에 대한 작품이다.

    지금은 베네치아가 도시를 가로지르는 운하 위로 유유히 곤돌라가 떠다니는 관광지로 유명하지만, 한때는 강력한 해군력과 경제력으로 지중해와 아드리아해의 해상무역을 장악하고 이탈리아 동북부와 발칸반도의 서부 연안, 키프로스 등에 식민지를 거느린 강국이었다. 유럽에서의 위상이 높은 나라였기 때문에 선교사와 상인들을 통해 중국으로 소문이 전해져 책에 기록되었고, 조수삼이 그 책을 읽고 이 시를 지은 것이다.

    그런데 이 시, 특히 3, 4구가 무슨 의미인지 아리송하다. 이 부분은 이 시에 붙은 주석을 봐야 이해할 수 있다.

    물누차는 바다 한가운데에 있다. 돌벽돌로 건물을 짓고 구리벽돌로 성곽을 쌓는다. 땅이 비옥하고 백성이 많으며 수공예 솜씨가 매우 정교하다. 나라에는 군주가 없고 1년마다 지체 높은 가문의 사람들과 보통 사람들이 함께 현명한 인물을 선출하여 나랏일을 맡아보게 한다. 선출된 인물은 자기 일을 마치면 다시 평민으로 돌아간다. 산이 둘 있는데 하나는 끊임없이 불을 내뿜고 하나는 연기를 내뿜는다.[勿耨茶在海中. 作石塼高房, 以銅塼築城郭. 地饒民庶, 手藝絶巧. 國無君主, 每年大家衆人. 選賢者管事, 事畢復爲平民. 有二山一出火, 一出烟不絶.]

    베네치아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를 제외하면 유럽에서 유일하게 공화정을 채택한 나라였다. 국가 원수인 도제(Doge)‘10인 위원회로 불린 핵심적인 공직자들을 모두 투표를 통해 선출했다. 도제는 종신직이었으나 나머지 공직자들은 1년 마다 새로 선출되었고 연임할 수 없었으며 같은 가문에서 두 명이 선발될 수 없었다. 이러한 정치 체제가 천 년 가까이 유지되었고, 이는 베네치아 공화국이 번성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였다.

    삼황오제(三皇五帝)가 나라를 다스린 고대 사회는 한자문화권의 사람들에게 궁극적으로 도달해야 할 이상향으로 인식되었다. 군주는 농경·목축·어렵(漁獵) 등의 기술을 가르치고 생존을 위협하는 재난을 방비하여 백성들의 생활수준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켰다. 사람들은 현명한 인물을 자신들의 군주로 추대했고 군주는 현명한 인물을 선발하여 나랏일을 분담했다. 군주는 자신의 지위를 자손들에게 세습하려는 욕심을 부리지 않고 능력과 인품이 뛰어난 사람에게 선양했다. 요임금은 순임금에게, 순임금은 다시 우임금에게. 조수삼은 이러한 삼황오제의 시대, ‘백성이 선출한 현명한 사람들이 이끄는 풍요롭고 강한 나라를 베네치아에서 발견한 것이다.

    당시의 조선은 베네치아와 달랐다. 명문가의 자제가 아니면 벼슬은커녕 과거에 급제하는 것조차 어려웠다. 지도층은 백성들의 피폐한 삶을 외면하고 자신들의 이권 다툼에만 열중했다. 신분이 미천하여 능력이 있어도 벼슬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았다. 조수삼도 그런 사람 중 하나였다. 이상향은 너무도 멀었다.

    조수삼이 꿈꾸던 나라는 오늘날 우리의 꿈이기도 하다. 우리는 그곳에 얼마나 가까워졌을까. 글쓴이 최두헌 한국고전번역원 연구원

    https://www.itkc.or.kr/bbs/boardView.do?id=75&bIdx=16645&page=42&menuId=10063&bc=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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