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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자고(山慈姑) Korean turips
    초목류 wild flower/백합과 Liliaceae 2008. 4. 14. 09:59

     
     
     
    누가 꾸며낸 얘기인지 출처 모를 전설이 전해진다.

    까치무릇에 대한 전설이 아니라 산자고에 대한 전설이니 우리 것이 아닐 수도 있겠다.

    옛날 어느 산골에 마음씨 고운 아낙네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이 아낙네는 3남매를 키웠는데 위로 딸 둘은 출가시키고 막내인 외아들만 남았다.

    그런데 늙은 어머니를 부양하며 가난한 산골에서 사는 이 총각에게 시집을 오겠다는 처녀가 없었다.

    아들을 장가들이기 위해 근처 큰 마을에 몇 번이나 매파를 보내 보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는 동안 늙은 어머니의 시름은 깊어만 갔다.

    그러던 어느 봄날 밭에서 일하던 어머니의 눈에 보퉁이를 든 처녀 하나가 나타났다.

    이 처녀는 산 너머에서 홀아버지를 모시고 살고 있었는데

    역시 시집을 가지 못하고 있던 중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나 죽으면 산 너머 외딴집을 찾아가보라”는 유언을 남겨 찾아온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짝 지워진 아들과 며느리를 볼 때마다 어머니의 마음은 그렇게 흐뭇할 수가 없었다.

    아들과 며느리의 효성도 지극했다.

    그런데 이듬해 초봄 이 귀엽고 착한 며느리의 등에 아주 고약한 등창이 생겼다.

    며느리는 너무 아픈 등창 때문에 여간 고생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가까운 곳에 의원도 없고 마땅한 치료를 해줄 수가 없어 애태우던 이 어머니는

    며느리의 종창을 치료할 약재를 찾아 막연하게 산 속을 헤매게 되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난 어느 날,

    어머니에게 우연히 양지 바른 산등성이에서 별처럼 예쁘게 생긴 작은 꽃이 눈에 띠었다.

    아직 꽃이 피기에는 이른 계절인데 예쁜 꽃이 피어 있는 것이 신기하여 살펴보고 있는데

    그 작은 꽃 속에서 며느리의 등창난 상처가 떠오르는 것이 아닌가.

    어머니는 이상하게 생각하고 그 뿌리를 캐다가 으깨어 며느리의 등창에 붙여 주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고름이 흐르고 짓물러 며느리를 괴롭히던 고약한 상처가 며칠 만에 감쪽같이 치료가 된 것이다.

    며느리는 물론 시어머니의 마음도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이때부터 이 작고 예쁜 꽃 이름을 “산자고(山慈姑)‘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며느리를 사랑하고 귀히 여긴 시어머니의 전설이 깃든 꽃인 것이다.

    산자고(山慈姑)  Korean turips, 주고(朱姑), 모고(毛姑), 금등(金燈), 물구, 물굿, 북한명 까치무릇. 학명 Tulipa edulis. 속명 튤리파(Tulipa)는 꽃의 모양이 ‘두건을 닮았다’는 뜻이고, 종명 에듈리스(edulis)는 ‘먹을 수 있다’는 뜻이다. 영어명은 에더블 튤립(edible tulip) 으로 먹을 수 있는 튤립 이라고 한다. 

     

    봄 처녀 산자고(山慈姑) / 박대문

     

     

    행여 놓칠세라

    긴긴 겨울 갈잎에 숨어

    이제나저제나 그리던 봄 햇살

    한겨울 속 기다림이 길었다.

     

    봄 처녀 눈망울이 꽃이 되었나.

    빈 가지 사이로 햇살 찾아드니

    열릴 듯 말 듯 불그레한 꽃망울

    합장인 양 간절한 기도로 꽃잎을 연다.

    수줍음에 떨리는 하얀 꽃이 눈부시다.

     

    고이 접어 휘어 뻗은 두 가닥 이파리,

    곧게 늘인 꽃대 끝에 맑고 환한 미소,

    살포시 던지는 가녀린 꽃 웃음에

    벌 나비도 산객도 함께 까무러친다.

     

    (2022. 3. 23 무등산 자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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