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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철나무 Evergreen spindle
    초목류 wild flower/노박덩굴과 Celastraceae 2008. 12. 5. 12:16

    짊어진 배낭가방보다 작은 초등 1학년짜리들이 두툼해진 옷만으로도 버거운 모습이다.우산까지 바쳐들고가려니 기우뚱거리는 폼새가 영락없는 펭귄이다..대견스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올들어 내게는 첫눈이다.첫눈은 으례 첫사랑처럼 살짝 보여주기만 하는 앙큼함이 있다. 비는 사람의 마음을 고뇌에 빠지게 하는 매력이 있다.그러나 눈은 사람은 물론이려니와 강아지까지 뛰놀게 하는 마력이 있다.아니나 다를까 쉬는 시간이 되자 여기저기서 아이들이 쏟아져 나왔다.최신 우레탄을 깐 농구코트는 여느 때보다 시끌시끌 더욱 붐빈다.출근 바쁜 길에 눈이 내리므로 모처럼 들고나온 카메라는 구름이 걷히고 햇살이 퍼지고 나서야 틈이 났다.중학교쪽 정원에는 둥그스름하게 매무새를 차리고 연중 그린 자켓을 입은 사철나무가 있다.겉열매가 얄갈래로 터지면서 삐져나온 주홍빛 속열매를 한 두개씩 단채 햇살에 반짝거리는 모습은 가히 환상적이다..이 멋쟁이 신사의 머리며 어깨며 겨드랑이에 하얀 솜꽃이 군데군데 덮히니 포인트가 되었다.이런 아름다운 장면을 볼 수 있다는 것, 느낄 수 있다는 것 이거 얼마나 행복한 삶이냐.노박덩굴 열매도 비슷하니 그렇게 예뻤다. 사철나무는 노박덩굴과의 상록관목으로 겨우살이나무, 동청목()이라고도 한다.사철나무와 비슷한 동청목은 감탕나무과에 속하며 일본 원산의 개동청목이 있다.

     

    사철나무 Evergreen spindle. 겨울에도 살아 있는 겨우살이나무, 동청목(冬靑木), 개동굴나무. 노박덩굴과 화살나무속의 관목. 학명 Euonymus japonica Thunb. 잎은 마주나는데 앞면은 광택이 나는 짙은 녹색이나 뒷면은 황록색이다. 잎가장자리에는 끝이 무딘 톱니들이 있다. 꽃은 암수한꽃으로 6 ~ 7월에 피며 연한 황록색 또는 녹색이다. 열매는 10월에 붉은색으로 익으며 4갈래로 갈라지고 노란빛이 도는 붉은색 껍질에 싸인 씨가 있다. 수피 말린 것을 왜두중(倭杜仲)이라 하여 이뇨제 및 강장제로 쓴다. 뿌리는 월경불순과 월경통에 사용한다.

    사철나무 http://ktk84378837.tistory.com/2513 http://ktk84378837.tistory.com/3565 http://ktk84378837.tistory.com/4405 

    금테사철 ktk84378837.tistory.com/5616 줄사철나무 http://ktk84378837.tistory.com/4567 미카엘라 http://ktk84378837.tistory.com/752

    황금사철 http://ktk84378837.tistory.com/5150

     

     

    나는 바람 부는 날의 한 그루 사철나무이고 싶다   /   변준석

     

     

    부끄러워라 가르치는 일이여.

    나는

    바람 부는 날의

    한 그루 사철나무이고 싶다.

    젊은 나이에

    시골 여학교 국어 선생이 되어

    민들레 풀씨같은 아이들을 모아 놓고

    사랑을 퍼뜨리다

    한 자루 백묵으로 부러져

    교단 위에 떨어져 굴러내리고 싶었다.

    나무 그늘의 미덕 아래서

    분단시대를 아프게 살다 간 시인의 삶과

    죽음을 이야기하고,

    시냇물을 거슬러 오르는 피라미떼처럼

    반짝이는 가슴들에게

    모음조화의 원리와

    이 세상 어울림의 원리를 가르쳐 주고 싶었다.

    부끄러워라 가르치는 일이여.

    바람은 자꾸만 흩어지고

    양성모음들처럼 음성모음들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어울리지 못하는

    지상의 삶 속에서

    누가 누구를 가르칠 수 있었던가.

    아무에게도 숙제 낼 수 없었고

    아무에게도 벌줄 수 없었다.

    참으로 부끄러워라.

    꽃이파리처럼 떨어져내리는 시간 속에 쪼그리고 앉아

    내 차라리

    저기 운동장 한 모퉁이,

    실로폰 소리를 내며 뛰어다니는 아이들 곁에

    바보처럼 서 있는

    한 그루 사철나무가 될거나.

    돌개바람 속에 온몸을 내맡겨

    내 뿌리의 튼튼함을 확인해 볼거나.

    동박새 한 마리 가슴 속에 품었다가

    황사 날리는 창천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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