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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철나무 Evergreen spindle초목류 wild flower/노박덩굴과 Celastraceae 2007. 11. 26. 21:13
놀토련만 꿈쩍하기 싫어하니 혼자라도 다녀와야겠다 해서 보문산 등반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다.
아파트 현관 입구에 울타리로 식재한 사철나무의 빨간 열매가 며칠 전부터 눈에 띤다.
광나무처럼 이것도 사철 푸르니 정원수나 울타리로 제격이다.
사철나무에는 여러 종이 있는데 이 녀석만 이름이 사철나무란다.
하얀 눈을 소복이 맞을 때까지 기다릴까나?
했는데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대로 얼매나 이쁘냐.
장정일처럼 사철나무에 대한 아픔이나 슬픔으로 가슴 미어지는 추억은 없다.
어쩌면 저 새빨간 열매를 보고 이야기를 만들어냈을 지도 모른다.
그 유혹을 누구도 뿌리치지 못했을 터이다.
그 색깔 좀 왜곡된 흐름이라 요즘 색,계가 말이 많단다.
색, 계는 붉은색을 대표이미지로 내세우는 중국영화인데 아내도 색, 계를 보잔다.
이게 두 시간 반짜리라 시간이 맞지 않아 나와서는 아직 보질 못했다.
그 흥미진진 만점이던 <선데이서울>만해도 천 원 주고 그런 책 사기는 아까워서못 사던터였다.
야동 이상이라는 입소문에 남자 보기는 민망타 하고 여자는 보고와서 남자를 아주 달달 볶는단다.
그래 알아보니 베니스 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작이다.
1940년대 초 연극을 통해 애국심을 고취하려는 급진파의 항일운동이 중심 내용이다.
거기에 세 번의 정사장면이 나온다는데 양념 치고는 좀 독해서 중국내에서는 삭제되어 상영되었고
국내서는 제목이 주는 선정성과 무삭제라는 바람에 홍보에 성공한 듯하다.
그럼에도 이 시대는 남달리 성문화에 유독 편견을 갖는가.
장사꾼 속성이 백성을 어리석게 만든 거겠지.
아, 저놈의 빨강색---
사철나무 Evergreen spindle. 겨울에도 살아 있는 겨우살이나무, 동청목(冬靑木), 개동굴나무. 노박덩굴과 화살나무속의 관목. 학명 Euonymus japonica Thunb. 잎은 마주나는데 앞면은 광택이 나는 짙은 녹색이나 뒷면은 황록색이다. 잎가장자리에는 끝이 무딘 톱니들이 있다. 꽃은 암수한꽃으로 6 ~ 7월에 피며 연한 황록색 또는 녹색이다. 열매는 10월에 붉은색으로 익으며 4갈래로 갈라지고 노란빛이 도는 붉은색 껍질에 싸인 씨가 있다. 수피 말린 것을 왜두중(倭杜仲)이라 하여 이뇨제 및 강장제로 쓴다. 뿌리는 월경불순과 월경통에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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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철나무 그늘 아래 쉴 때는 / 장정일
그랬으면 좋겠다 살다가 지친 사람들
가끔씩 사철나무 그늘 아래 쉴때는
계절이 달아나지 않고 시간이 흐르지 않아
오랫동안 늙지 않고 배고픔과 실직 잠시라도 잊거나
그늘 아래 휴식한 만큼 아픔 일생이 아물어진다면
좋겠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굵직 굵직한 나무등걸 아래 앉아 억만 시름 접어 날리고
결국 끊지 못했던 흡연의 사슬 끝내 떨칠 수 있을 때
그늘 아래 앉은 그 것이 그대로 하나의 뿌리가 되어
나는 지중 가장 깊은 곳에 내려 앉은 물 맛을 보고
수액이 체관타고 흐르는 그대로 하나의 뿌리가 되어
나뭇 가지 흔드는 어깻짓으로 지친 새들의 날개와
부르튼 구름의 발바닥 쉬게 할 수 있다면 좋겠다.
사철나무 그늘 아래 또 내가 앉아
아무 것도 되지 못하고 내가 나 밖에 될 수 없을 때
이제는 홀로 있음이 만물 자유케하며
스물 두살 앞에 쌓인 술병 먼길 돌아서 가고
공장들과 공장들 숱한 대장간과 국경의 거미줄로부터
그대 걸어나와 서로의 팔목 야윈 슬픔 잡아 준다면 좋을 것이다.
그제서야 조금씩 시간의 얼레도 풀어져
초록의 대지는 저녁타는 그림으로 어둑하고
형제들은 출근에 가위 눌리지 않는 단잠의 베게를 벨 것인데
한 켠에선 되게 낮잠을 자버린 사람들이 나즈막히 노래불러
유행지난 시편의 몇 구절을 기억하겠지
바빌론 강가에 앉아
사철나무 그늘을 생각하며 우리는
눈물 흘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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