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류

 

고빗과의 여러해살이풀인 고비는 가는고비 혹은 구척(狗脊)이라고 한다.

구척은 개의 등골뼈를 가르킨다.

고비의 뿌리가 길고 옆으로 잔가지가 많아 모양이 그러하다고 붙인 이름이다.

이 구척이란 걸 지난 겨울 운주사 입구에서 만났다.

여러가지 약효를 적어 붙이고는 끓인 물을 시음하라며 꼬득이는 장사꾼이 있었다.

미심쩍기는 하였으나 맛은 쓰고 달며 따뜻한 것 같아 거부감은 없었다.

모양이 개의 등골뼈와 모양이 같다 하여 구척이라는 설명까지 해 주었다.

처음 대하는 말이 하 신기하기에 식물 공부하는 사람인데 사진좀 찍자 하였다.

안 된다고 남들이 알게 되면 나 굶어 죽으니 사진 찍지 말라고 부탁한다.

그러더니 사진 찍으면 사진기 빼앗아버린다고 험한 말을 하였다.

뭐 저리 예민한 사람이 다 있나 싶어 시음만 하였다.

집에 와 칮아 본다 하던 것을 잊고 있다가 오늘 비로소 이리 알게 될 줄이야!

간신을 보하여 허리와 다리를 튼튼하게 하며 관절의 움직임을 용이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풍습으로 인한 요통, 관절염, 하체무력증도 치료한다.

신기능을 높여 유뇨, 성기능감퇴, 대하 등에 사용한다고 네이버사전에 나온다.

약리작용으로 항균, 지혈작용이 이미 보고된 바있다고도 한다.

이 고비는 어린 줄기와 잎을 나물로도 먹는다.

다른 이름으로 금모구척(金毛狗脊),부개(扶盖),백지(百枝),구청(狗靑),구척(苟脊),강려(强膂),부근(扶筋)이 있다.

알았으니 이 흔해빠진 구척이나 캐다가 팔아 볼까나?

고비에 인삼이란 속담은 기침에 재채기한다는 속담과 같다.

어려운 일이 공교롭게 계속됨을 비유하는 말로 눈 위에 서리 친다던가 하품에 딸꾹질한다와 같이 쓰인다.

고비 같이 좋은 식물이 왜 좋지 않은 뜻으로 쓰였을까 궁금증이 또 하나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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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나물엔 어머니가 보인다  / 한상림

 

 

 

 

지장박골에 살던 어머니

남의집살이에 잔뼈가 굵었다

군대간 아버지 기다리며

열아홉에 나를 낳고

서모와 큰어머니,

시누들 틈에서나를 키우셨다

 

화장품 외판원 삯바느질에 퉁퉁 부은 몸

병원 한번 못 가보고 신장이 곪았다

고비 고비 넘기다 고비처럼 쇠 버린 몸

추스릴 겨를 없이

 

옆구리에 주머니 매단 대장암 아버지

온갖 치다꺼리에 꺽꺽 토악질을 하신다

 

억센 고비순을

푹 삶아 우려낸다

떫은 어머니는

우려도 우려도 우려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