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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수엔 빗방울 듣고
    기타 etcetera 2009. 11. 10. 15:41

     





    대청호.
     

     

    빗방울 교향곡김용국

     

     

    천길을 달려온 빗물이 곤두박질로 착지를 한다.

    마른 자갈 밭에서 바다에서

    흐르고 넘실거리고 춤추며 부서진다.

    사연을 짓기론 수일일까. 수개월일까.

    태고의 약속일까.

    저 추녀 끝에 바둥거리는 빗방울

    왜 이다지 서글플까. 가슴 저밀까.

    서해의 사연이 동해에 와서

    나무를 키우고, 꽃을 피우고.

    서산의 나무꾼이 나무를 하고, 도끼자룰 만들고,

    동산의 나무를 꺼꾸러 트리고, 꽃을 꺽고.

    그대의 쟁여둔 말이 사연이 되고, 비가 되어 내린다.

    내 공허의 가슴을 가로 지르며 격동한다. 포효한다.

    때론 그대의 말이 가슴에 걸린다.

    답답하다.

    비는 허공의 천만길을 단 수초에 대지를 두드리는데.

    추녀의 빗방울은 그 팔척의 높이를

    하루가 걸리고 이틀이 걸린다.

    가슴에 맺힌 그대의 말이 온 가슴을 이다지 짓밟음으로 더디게 흐르는가.

    한 백년, 천년쯤 후엔 내려설까.

    이 견고한 망각의 각질 속으로

    내 사연이 그대의 꽃이 될 수는 없을까.

    그대의 아픔이 이 가슴속 강물져 흐를순 없을까.

     

    <시와시학 1999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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