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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들판 작은 교회풍경 landscape 2010. 3. 2. 21:53
저 들판 작은 교회 / 강형철
톱밥 난로 투둑투둑 뜨겁던 교회
마루 틈은 할머니 집사님 흘린 눈물로
까만 때가 스며 있던 교회
그 눈물들이 양초 속에서 매끄럽게 윤이 나던
들판 가운데 작은 교회
종루에 매어진 끈을 잡아당기면
종소리는 겨울 투명한 들녘을 가로질러
나락 벤 자리를 더듬다가
장독대 간장독을 지나
초종, 재종으로 성도들을 불렀지
성탄절 새벽송을 부를 때면
첫사랑 손 스침의 감격이
펼친 찬송가 위에
구주 예수 탄생처럼 명료하던 곳
주일을 못 지키는 일이 있어도
힘든 친구 따뜻하게 받아 안던 교회
끝내 기울어져 전나무를 잘라 받쳐 쓰다가
결국 사라지고 없는 교회
우리들 마음 그 끝에 세워진
저 들판 작은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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