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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투티 Upupa epops동물 Animal/조류 鳥類 Birds 2024. 10. 13. 22:55
세상에나 나에게도 이런 행운이 찾아오다니 청명한 가을햇살처럼 설렘이 가득하다...산책하던 중 아내 눈에 먼저 들어온 후투티. 후투티 Upupa epops saturata. 영명 hoopoe. 파랑새목 후투티과. 구릉이나 야산에 서식하는 여름철새다. 겨울에도 발견된다는 소식을 보면 텃새화되기도 한 모양이다. 몸길이 28cm. 몸빛깔은 분홍색을 띤 갈색 바탕에 검은색과 흰색의 줄무늬가 있다. 크낙새를 연상시키는 머리에 댕기 깃을 세운 우관(羽冠)이 특징인데 경계와 놀랐을 때 세운단다. 애벌레나 곤충을 먹고, 성장기에는 땅 파기에 특화된 길다란 주둥이로 땅속의 땅강아지와 지렁이를 즐겨 잡는다. 봄에 알은 5-8개를 낳고 16-19일 품고 20-27일만에 이소한다는. 후투티 이름은 새 울음소리가 훗훗 한다고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훗훗+오디새=훗오디>훗훗이>후투티라고 풀이하는 것이다. 뽕나무 열매인 오디를 먹기 위해 자주 나타나므로 오디새라고도 부른다. 한자 이름은 대승(戴勝)이다. 대(戴)는 머리에 이고 있다, 승(勝)은 한나라 때 부인의 머리 장식을 가리키는 뜻이다. 취파낭(臭婆娘) 즉 냄새 나는 할망구란 이름도 있다. 다른 새들은 새끼 보호를 위해 보금자리 청소를 하는데 얘는 그렇지 않아 냄새가 많이 난다고 붙인 별명이다. 무덤의 관재(棺材) 속에 둥지를 짓는다 해서 관재조(棺材鳥)라는 이름도 있다. 인디언 추장 머리 장식과 비슷해 ‘인디언 추장새’란 별칭으로도 불린다. 속명 Upupa는 라틴어로, 종명 epops는 그리스어로, Hoopoe는 영명으로 각각 이 새의 울음소리를 표현하여 유래된 이름이다. 우리나라는 없는 이스라엘의 국조(國鳥)이기도 하다. 아쉬운 것은 이 행운의 찰나에 하필이면 35mm 렌즈를 장착한 상태였다는 점이다. 오전에 잔디밭 벌초를 하여서 먹잇감이 최대한 노출되어 저녁식사하러 찾아온 모양이다. 최대한 살금살금 다가가 10여 미터 전방에서 셔터를 눌렀고 발자욱소리와 셔터소리에 놀라 후투티는 후두득 숲속으로 날아가 버렸다. 콩알만하게 찍힌 것도 다행이어서 해상도 5472 X3648을 1200X800으로 변용하여 포스팅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튿날 300mm렌즈를 준비해서 그 시간 그 곳에서 줄창 기다렸지만 애초부터 연목구어(緣木求魚)인 것을! 옥녀봉.
대승(戴勝) / 가도(賈島, 779-843)
星點花冠道士衣(성점화관도사의) 별점 무늬 꽃 모자 도사의 복장이니
紫陽宮女化身飛(자양궁녀화신비) 자양궁의 궁녀가 변화하여 나는도다.
能傳上界春消息(능전상계춘소식) 봄 소식 하늘나라에 능히 전하겠지만
若到蓬山莫放歸(약도봉산막방귀) 봉래산 다다르면 돌아오지 못하리.
대승음(戴勝吟) / 박인로(朴仁老, 1561~1642)
午睡頻驚戴勝吟(오수빈경대승음) 후투티 울음소리 낮잠을 자주 깨니
如何偏促野人心(여하편촉야인심) 어이해 자꾸만 농부 마음 재촉하나?
啼彼洛陽華屋角(제피낙양화옥각) 저 서울 좋은 집 모서리에 울어서
令人知有勸耕禽(영인지유권경금) 밭 갈라 권하는 새 있음을 알게 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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