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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고도 호도협 여강고성문화 culture/해외 foreign travel 2024. 9. 21. 20:59
대리(따리, 大理)에서 전세버스를타고 여강(리장, 丽江)에 와서 빵차라고 부르는 7인승 승합차에 나누어 타고 밤에 보아도 심장 쫄깃쫄깃한 산악 굽이길을 20여분 곡예를 했을까? 차마객잔(茶馬客栈) 에 다다른 시각은 한국시간보다 한 시간 늦은 자정이 가까워서다.
차마객잔의 아침, 객잔(客棧)*은 중국의 숙박 시설이다. 주로 상품을 거래하거나 상담(商談)을 하는 지방 상인 마방들의 숙소다. 茶馬古道(茶马古道)는 그들이 다니던 옛길인 셈이다. 중국 운남성 푸얼시(보이)에서 생산되는 차를 말에 싣고가 티베트 라싸의 말을 교환하기 위해 개통된 동아시아와 남아시아의 주요 교역로이자, 중국과 티베트, 네팔, 인도를 잇는 육상 무역로다. 티베트인들은 왜 차(茶)가 필요했을까? 차마고도는 고난의 길이다. 오죽했으면 새와 쥐만 다닐 수 있다는 조로서도(鳥路鼠道)라 불렸을 정도다. 지구상에서 인간이 가장 살기 어렵다는 해발 4000미터가 넘는 칭짱고원의 지정학적 위치가 이를 증명한다. 채소와 과일이 자랄 수 없는 혹독한 환경으로 인해 차(茶)는 티베트인이 유일하게 비타민을 공급받을 수 있는 생명의 음료였다. 그 험준한 길과 눈 덮인 5,000m 이상의 설산 그리고 아찔한 협곡을 잇는 이 길을 통해 윈난(운남)의 명물인 보이차 외에도 성도의 명물인 비단의 수출로였고, 말, 소금, 약재, 곡식 등의 다양한 물품 교역도 이루어졌으며, 여러 이민족의 문화와 종교와 지식이 교류되었다. 이 길은 실크로드의 전성기보다 200여 년이나 앞선 기원전 2세기 이전부터 존재한 고대의 무역로로 알려져서 남방의 실크로드라고도 한다. 차마고도가 시작되는 중국의 윈난성 쓰마오시(思茅市) 지역은 보이차(普洱茶)의 특산지로 2007년 푸얼시(普洱市)로 개명되었다. 차마객잔(茶馬客栈)에서 중도객잔에 이르는 茶馬古道(茶马古道) 길은 금사강(金沙江)을 사이에 두고 합파설산을 가로지르는데 내내 옥룡설산을 마주하면서 내달린다. 윈난성 옥룡설산과 하바설산 사이의 금사강(金沙江)은 길이가 16km이며 깊이 2,000m에 이르며 유명한 호도협이 자리한다.
방송80년 KBS 문명대기획 인사이트 아시아 - 차마고도편이 2007년9-12월까지 방영되어 심금을 울린 바 있다. 그들의 삶이 위대하단 감동으로 다가와 지금도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영국 BBC선정 세계3대 트래킹(호도협, 마추픽추, 밀포드) 코스로도 알려진 차마객잔(茶馬客栈), 중도객잔, 호도협 길은 합파설산(哈巴雪山)에 있고 아래 사진의 배경이 되는 산이 옥룡설산(玉龙雪山)이다. 합파설산과 옥룡설산의 가운데를 흐르는 금사강(金沙江)이 있다. 지진으로 무너져 내려 강폭이 좁아져 호랑이가 건너뛴 협곡 호도협(虎跳峽)이 생겨 관광지로 개발되었다.
시멘트와 벽돌을 자재로 쓴 새로운 객잔들이 들어서고 있다. 흉물이 되어 차마객잔의 명성을 깨뜨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카페 사면 벽은 물론 유리창까지 관광기념 한글 낙서로 빼곡하다.
*객잔은 중국무협소설과 무협영화 세대여서 낯설지 않다. 대만에서 제작된 호금전 감독의 1967년 액션 영화 '용문객잔(龍門客棧, Dragon Gate Inn)'은 기억이 안갯속이지만, '신용문객잔(新龍門客棧, Dragon Inn)'은 서극이 제작하고 1992년 개봉한 홍콩 무협 영화이고 그 유명한 임청하, 양가휘, 장만옥, 견자단의 연기력에 막혔던 가슴이 뻥 뚫리고 유쾌 통쾌상쾌했던 기억이 있다.
자줏빛 부겐벨리아아(Bougainvillea, Paper flower)와 옥룡설산 (玉龙雪山)
여측(女廁=厕)과 욕실(浴室)을 한창인 자줏빛 부겐벨리아아(Bougainvillea, Paper flower)가 빛을 발하고 있다. 분내와 꽃향이 어우러졌으니 마음이 평화로와질듯. 우리도 예전에 측간(廁間), 변소(便所), 뒷간(-間)이란 말을 사용했다. 본채와 떨어져 있는 화장실(outhouse)을 가리킨다. Toilet(실내화장실) 과 Toilette(화장도구).
瓦猫 似猫非猫 似虎非虎 张牙咧嘴 昂首翘尾 虎视眈眈地盘踞在房屋的屋脊正中(고양이도 호랑이 아닌 것이 머리를 치켜들고 꼬리를 치켜세운 채 집 지붕 한가운데 자리잡고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 글 양젠카이
중국 건축물의 특징 중 하나인 용마루가 쳐들림. 이는 진시황 마차의 처마가 내리면 황제의 얼굴 노출이 안 되어 경호상 이롭고, 노출을 시킬 때에는 잘 보이도록 처마를 올렸던 데서 비롯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같은 석축이라 해도 재질의 색깔이 다르다.
차마객잔에서 중도객잔 가는 길. 중턱에 구름 걸린 산은 옥룡설산, 일행이 걷는 길은 합하설산이다.
무덤. 둘 다 남자가 화씨(和氏) 성을 가진 부부합장묘인 듯하다.
가축을 키우는 우리. 검은 닭 몇 마리가 먹이를 먹고 있다.
까마득한 아래로 금사강(金沙江) 물줄기가 우기에 불어난 탓인지 탁한 흙물이다.
윈난(운남) 쪽은 덜 알려졌는지 서양인도 한국관광객도 잘 보이지 않는다.
옥룡설산의 실같이 가느다란 폭포수와 합파설산의 나시족 유목민
험준하기 이를데 없는 바위절벽을 줄타기하며 먹이활동하는 양떼
가을꽃의 대명사 코스모스가 여기까지? 하긴 한국의 산하를 뒤덮은 노랑코스모스며 금계국이 보이지 않는 것만도 다행이랄까?
대자연 앞에 감탄과 숙연 이외에 무슨 생각이 들꼬? 큰바위얼굴도 신기롭다.
중도객잔 이르는 간간이 이런 매점이 있다. 과자, 음료, 나무지팡이, 낯선 이방인에게 선사하는 미소가 있다.
고도 밑으로는 포장도로가 생겼다.
운명처럼 만난 나시족 모녀의 순박한 미소와 따스한 촬영에 답례를 하였다.
군중 속의 고독, 옥수수밭 끝 밭둑에 해바라기 몇 그루가 오손도손 해바라기하고 있다.
대바구니에 꼴을 가득 베어 지고가는 나시족 아저씨는 전면에서 촬영을 거절하였다. 오히려 뒷모습이 훨 낫다.
목적지인 중도객잔에 도착하여 눈앞에 펼쳐진 옥룡설산 파노라마에 감동하며 피로를 푼다.
중도객잔에서 만난 화장실 측간(廁間)은 해우소다. 예술이다. 뒷간이다. 우리의 선암사 뒷간은 두고두고 보존해야할 우리의 빛나는 문화재다.
똥간의 말 / 이대흠(1968~ )
너는 맛있는 밥을 먹고
더러운 똥을 싸지?
나는 더러운 똥을 먹고
맛있는 거름을 싼다.
우기에 손상을 입었는지 지붕을 손보는 주민을 만났다. 중도객잔을 나서며 기대감에 요동치는 호도협이다.
옥룡설산 백호랑이가 합하설산으로 건너뛰기 위해 도움닫기를 하려는 순간 거리와 물살을 보아라, 아무래도 무모한 시도라 생각하여 보살님 손바닥에 올려 놓았다.
합하설산 쪽 호랑이는 그런 줄 이미 알고 있는듯 으르렁거리고만 있다. 가운데를 흐르는 금사강(金沙江)이다. 지진으로 무너져 내려 물살이 거세지고 강폭이 좁아져 합파설산 호랑이가 옥룡설산 쪽으로, 옥룡설산의 백호랑이가 합파설산 쪽으로 건너뛸만한 협곡이 생겨 이를 호도협(虎跳峽)이라 명칭하고 관광지로 개발한 것이다.
이 장대한 자연 앞에 사랑언약과 가족행복과 건강유지를 기원하는 각색각양 패치가 빼곡히 소원하고 있다.
티베트 승려도 이 장대한 자연과 신기함에 압도된듯 하다.
호도협을 돌아나와 기다리던 빵차(승합차)를 이용해
나시족(납서족, 納西族)의 상징인 흰야크(white yak)와 그들의 상형문자인 동파문(東巴文)이 설치된 공원 휴게소에서 버릴 것 버린 다음 숙소를 찾아가는 중간에
퇴근길에 밀리는 차량과 신호 대기 사이에 창밖으로 보이는 云南丽江市毛泽东像(운남여강시 모택동상), 오늘날의 중화인민공화국 창시자인 마오쩌둥(毛沢东, 모택동)이 중국공산당 만세 손을 들어 환영한다. 여강과 무슨 연관이 있을까. 마오쩌둥은 1946년 이곳에서 농민운동단체인 '운남'을 결성하고 혁명의 요람인 카이난연구소를 설립하였다. 홍위병 통과를 기념하는 홍군장정통과리장본부기념관, 서북운남혁명기지, 제7국경분리기념관 등 붉은 랜드마크가 다수 있다. 자필시 '만강홍(萬江紅·和郭沫若同志)'이 새겨져 있다. 가장 유명한 대목은 一万年太久,只争朝夕(만 년은 너무 길다. 다만 오늘을 쟁취해야 한다)이다. 홍위병(红卫兵, 紅衛兵)과 오성홍기( 五星红旗)가 떠오른다. 높이 7.1m는 당의 탄생일, 받침대까지 12.26m는 마오의 생일을 뜻한다. 1969년 10월에 건립되었다. 20개의 깃발은 건국 20주년과 동시에 완공되었다는 뜻이다. 태양이 떠오른 동쪽을 가리키고 있다.
몸은 천근만근이고 설상가상 비는 내리는데, 주간 답사도 계획되어 있는데, 우비를 챙겨 참여희망자를 공모하여 계획에 없던 여강고성(리장, 丽江古城) 야간 답사에 나섰다. 이 야간 답사가 이틀 후에 문제가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였다. 1999년 이곳 목부(木府)를 방문한 강택민(江澤民) 주석의 세계문화유산 여강고성 금박 음각 글씨가 선명하다. 木府는 목증(木增)이 다스리던 여강현 관청을 뜻한다.
신선하고 흥미로운 글씨가로등.
물길을 잘 활용하고 있다.
차마고도를 오가던 가장 소중한 교역품인 원반형 보이차(普洱茶), 엄격하게는 윈난성(雲南省 운남성)의 시솽반나(西双版納, 서쌍판납) 지역에서 생산되는 차만 가리킨다. 차나무는 재배용 키 작은 관목이 아닌 4m 이상의 소교목에서 얻은 것이다. 찻잎을 발효시키지 않고 뭉쳐놓은 형태를 청차(靑茶, 生茶, Blue Tea)라 한다. 이를 종이 등에 싸거나 나무통에 넣어 매달아서 오래 보관하거나, 차마고도를 통해 티베트에 이르면서 찻잎의 성분이 서서히 산화, 축합하여 후발효가 일어난 숙차(熟茶)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잘 숙성되어 찻물이 검붉은 색을 띠는 것이 보이차다. 녹차(綠茶, Green tea)는 솥에 덖어서 효소의 작용을 억제하는 살청 과정을 거친 것이다. 홍차(紅茶, black tea)는 잎 자체의 효소에 의해 발효된 것이다. 보이차와 홍차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생차(生茶)는 맛이 우롱차(烏龍茶)랑 비슷해 녹차보단 수렴성이 적고 홍차보단 향이 약하다. 중발효시킨 것이 우롱차(烏龍茶)인데 녹차와 홍차의 중간 형태다. 우리나라의 작설차(雀舌茶)는 홍차에 일종이다.
여강고성에 포장도로는 박석이었다. 쇠붙이 못 하나 들어가지 않은 목조 건축물과 함께 지진에도 끄덕없이 살아남은 동력의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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