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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다리동물 Animal/어패류 魚貝類 fish & shell 2023. 7. 9. 21:16
코다리. 가공 상태에 따라 다양한 이름을 갖는 명태의 한 종류로 내장을 빼고 턱 밑에 구멍을 내어 겨울철 찬바람에 꾸덕꾸덕 반건조시킨 것을 이른다. 지방 함량이 낮고 쫄깃한 식감으로 그 맛이 일품이다. 완전히 말린 북어에 비해 촉촉하며 부드러운 식감을 가지고 있어 반찬으로 인기가 많다. 유성5일장.
재래시장의 코다리 / 김병손
바람이 오고가는 재래시장
좌판에 누워서도 바다를 버리지 못해
푸른 끈 입에 물고
하루를 또 하루를 더 기다리고 있는 코다리
가득 채워져 있던 시간들이
빠져나간 공제의 몸이던가
물속을 헤엄 칠 때마다
푸른 별 부서지는
소리를 냈던 가시가
간간이 들리는 상인의 소리를
통과 시키고 있다
쨍쨍한 해연풍에 달라붙어
작은 물살도 일으키지 못하는
까맣게 타버린 등지느러미
저 말라가는 코다리 속엔
아직도 동해의 물결이 흐르고
노을빛 해조음이 출렁인다.
-침묵의 축제, 2007, 천우
술안주로 인기 있던 새끼 명태 말린 것을 노가리라 했던가.
노가리 / 전병철
바다를 그리워하다
어쩌다 여기까지 왔는지
그것도 고작 술이라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너무나도 먼 길을 헤엄쳐 왔나
자그마한 몸뚱이 지탱해 나가며
오늘도 안주라는 이름표를 달고
알코올에 절은 눈동자는 완전히 풀려 있구나
안주 되려 왔다가 오히려 취해 버렸나 보다.
- 문예한국, 여름 83호
겨울 눈보라에 얼렸다 풀렸다를 반복해서 만든 황태(黃太)도 있다.
황태 / 권순자
횡계리 산간마을
노파가 황태를 말린다
덕장에서 건조시켜 온 수십 년의 세월
바람결에 실려 온 짠 물기에 몸속이 젖었다
맑은 물에 씻어 허욕의 피, 삶의 찌꺼기를 뺀
속이 빈 명태
통통한 몸이 세월의 한기에 얼었다가 풀리는 나날
속살, 속마음을 건조시키는 바람이 분다
젊음에 펄럭이던 몸 짠 내에 젖어
뜬 눈으로 추억을 말린다
이제 돌아갈 수 없는 아스라한 심해의 기억이
얼어 들어간 살 속을 파고든다
서서히 말라가는 지느러미
휘청이는 노인의 디딤돌이 되어
아들이 노파 곁에서 황태 비늘을 턴다
눈가루처럼 흩어지며 빛나는 노인의 살비늘을
-시집명 : 검은 늪, 2010, 종려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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