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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양 매화마을의 매화 시비
    문화 culture/문학 literature 2023. 3. 18. 20:12

     

    매화송 / 조지훈(趙芝薰, 1920~1968)

     

    매화꽃 다 진 밤에 / 호젓이 달이 밝다

    구부러진 가지 하나 / 영창에 비치나니

    아리따운 사람을 / 멀리 보내고

    빈 방에 내 홀로 / 눈을 감아라

    비단옷 감기듯이 / 사늘한 바람결에

    떠도는 맑은 향기 / 암암한 옛 양자라

    아리따운 사람이 / 다시 오는 듯

    보내고 그리는 정은 / 싫지 않다 하여라

     

     

    도수매(倒垂梅) / 퇴계 이황(李滉, 1502-1571)

     

    一花背尙堪 (일화재배상감시) 한 송이가 등 돌려도 의심스런 일이거늘

    垂垂盡倒開 (호내수수진도개) 어쩌자 드레드레 거꾸로만 피었는고?

    是我從花下看 (뢰시아종화하간) 이러니 내 어쩌랴? 꽃 아래 와 섰나니

    頭一一見心來 (묘두일일견심래) 고개들면 송이 송이 맘을 보여 주는구나!

    *: 겨우 재, : 샘할 시, : 어찌 내, : 힘입을 뢰, : 별자리이름 묘

     

     

    梅落月盈(매락영월, 매화 떨어지고 달이 가득차다) / 朴齊家(박제가, 1750-1805)

     

    下數枝梅 (창하수지매) 창문 아래 매화나무 가지 헤아리니

    前一輪月 (창전일륜월) 창문 앞에는 달이 한결같이 높구나.

    淸光入空查 (청광입공사) 선명한 빛이 하늘에 그리듯이 드니

    似續殘花發 (사속잔화발) 남은 꽃이 피는것을 잇는 것 같구나.

    **: 창 창(窓)

     

    예전에 없던 이 집 주인 홍쌍리 여사의 시비가 단정하다

    사랑하는 사람아 /  2020년 봄 아름다운 농사꾼 홍쌍리  
     
    아픈 마음 어디론가
    훨훨 날아가고 싶도록 허전할 때
    내가 채워줄 수 있는 
    가슴이 되어 줄게 
     
    사랑하는 그 사람 가슴에
    구멍 나도록 아플 때
    내가  때워 줄게 
     
    사랑하는 그 사람 가슴속에
    내 마음 숨어 있다가
    힘들 때 꺼내 볼 수 있는
    눈물 닦아줄 보고 싶은 사람이 되어줄게 
     
    가끔 아련히 떠오르는 그 얼굴
    눈가가 적도록 그리운 그 사람 
     
    표현 못 할 뿐이지
    사랑이 별것인가 
     
    보고싶은 사람이면 
    사랑이제

     

    賦得堂前紅梅(부득당전홍매, 부득당 앞 붉은 매화) / 丁若鏞정약용(1762~1836)

     

    窈窕竹裏館 (요조죽리관) 대숲 속 깊은 곳에 들어앉은 집

    前一樹梅 (창전일수매) 창 열면 보이는 매화 한 그루

    亭亭耐霜雪 (정정내상설) 눈서리 정정하게 잘 이겨내고

    澹澹出塵埃 (담담출진애) 속세의 티끌 벗어 말쑥하구나

    歲去如無意 (세거여무의) 세월 가도 별난 뜻 없어 보이더니

    春來好自開 (춘래호자개) 봄 오는 게  좋은지 절로 피었네

    香眞絶俗 (암향진절속) 매화 향기 진실로 속세 떠났으니

    非獨愛紅 (비독애홍새) 붉은 뺨 하나만 사랑할 것 아니리

    *賦得堂: 화순현 동헌에 있었던 건물. 현감 정세규(鄭世規)가 중건한 금소당(琴嘯堂)을 말하는 듯하다. 다산이 19세 때이며 이어 동림사(東林寺)로  가서 '맹자'를 읽으므로 '동림사독서기'가 전한다.

    *窈窕:깊고 그윽하다, 牕: (), 亭亭: 훤칠하다: 담박할 담, 暗: 그윽할 암, : 뺨 시(새).

     

     

    광야(廣野) / 이육사(李陸史, 1990-1997)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참아 이곳을 범하던 못 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여선 지고

    큰 강물 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나리고

    매화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영매(詠梅)9 / 정도전(鄭道傳, 1342-1398)

     

    玉製衣裳(루옥제의상옥으로 아로새겨 옷 지어 입고

    氷養性靈(철빙양성령얼음을 마시어 넋을 길렀네

    年年帶霜雪(년년대상설해마다 해마다 눈서릴 띠니

    不識光榮(불식소광영봄볕 영화라곤 모르는가 봐!

    *:실 루, : 마실 철, : 아름다울 소

     

     

    섬진강.6 - 백우선

     

    수수 끝을 날으는

    잠자리와

    하냥 설레는 버들잎과

    꿀꺽꿀꺽

    마시던 하늘

     

    생쑥 연기 오르는

    모깃불의 저녁

    토방 아래 물러앉은

    흙냄새, 땀 냄새

    식구들의 팥죽 쑨 저녁상머리

     

    형이랑 누나랑

    멍석에 누워

    삼베 홑이불로 여름밤을 덮고

    이슬 몰래 쓸어 모으던

    별싸라기

     

     

    매화 / 가람 이병기(李秉岐, 1891-1968)

     

    외로 더져 두어 미미히 숨을 지고 / 

    따뜻한 봄날 돌아오기 기다리고 / 

    옴음한 눈얼음 속에 잠을 자던 梅花

     

    손에 이아치고 바람으로 시달리다 

    곧고 급한 성결 그 애를 못 삭이고  

    맺었던 봉오리 하나 피도 못한 그 梅花

     

    다가오는 추위 천지를 다 얼려도  

    찾아오는 별은 방으로 하나 차다  

    어느 뉘 다시 보오리 자취 잃은 그 梅花

    *이아치다: 자연의 힘에 의해 손해나 손실을 입다, 거치적거려 방해가 되거나 손실을 입히다.

     

    이 꽃잎들 / 김용택

     

    천지간에 꽃입니다 

    눈 가고 마음 가고 발길 닿는 곳마다 꽃입니다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지금 꽃이 피고,  

    못 견디겠어요

     

    눈을 감습니다 

    , 눈감은 데까지 따라오며 꽃은 핍니다

     

    피할 수 없는 이 화사한 아픔,  

    잡히지 않는 이 아련한 그리움

     

    참을 수 없이 떨리는 이 까닭없는 분노 아아  

    생살에 떨어지는 이 뜨거운 꽃잎들

     

     

    매창소월(梅窓素月, 매화 창가에 뜬 흰 달) / 성삼문(成三問, 1418-1456)

     

    溫溫人似玉(온온인사옥) 사람은 따스하기 옥 같고

    藹藹花如雪(애애화여설) 꽃잎은 아련하기 눈인 듯.

    相看兩不言(상간양불언) 마주 보며 아무 말 않는데

    照以靑天月(조이청천월) 달빛이 푸른 하늘 비춘다.

     

    *애애(藹藹); 자옥하게 피어난 모양.

     

     

                     매초명월(梅梢明月: 매화 가지 끝의 밝은 달) / 율곡 이이(李珥, 1537-1584)李    珥

     

    梅花本(매화본영연) 매화는 본래 환히 맑기에

    暎月疑成水(영월의성수) 달에 비치니, 물빛인 듯하네

    霜雪助素艶(상설조소염) 서리와 눈이 흰 자태를 더해 주어

    淸寒徹人(청한철인수) 맑고 차가움이 사람의 뼛속에 스며드네

    對此洗靈臺(대차세령대) 이 꽃을 대하면 마음을 씻어 주니

    無點(금소무점재) 오늘 밤은 한 점의 앙금도 없네

    *: 밝을 영, : 골수 수, : 밤 소, : 찌끼 재

     

     

    꿈 밭에 봄 마음 / 김영랑(永郞, 1903-1950)

     

    굽이진 돌담을

    돌아서 돌아서

    달이 흐른다 놀이 흐른다

    하이얀 그림자

    은실을 즈르르 몰아서

    꽃 밭에 봄마음

    가고 가고 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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