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사슴 Formosan sika deer

대전현충원 가시거든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대륙사슴 매화사슴 타이완꽃사슴이라고도 부르는 꽃사슴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흰무늬를 매화꽃으로 여겨 매화록으로 부르니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 멸종위기1급인 꽃사슴이 웬 말인가. 1985년 조성된 국립대전현충원은 경내에 2000년대 초반까지 이곳에서 사육하던 꽃사슴이 있었는데 사육장이 폐쇄되면서 초등학교에 기증도 하고 일부는 방사돼 인근 갑하산 등에서 야생으로 살며 자연 번식까지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암컷 포함 두세마리 있다는데... 수컷 홀로 방랑하며 초피나무와 낭아초의 잎을 뜯는 장면이다.

꽃사슴 Cervus nippon hortulorum. 대륙사슴, 매화사슴, Manchurian sika, 소목 사슴과의 초식동물. 키1.8m. 무게70kg. 암컷은 이보다 적다. 임신기간8개월. 몸에는 매화꽃잎 같은 흰 반점이 여러 개다. 까맣고 큰 눈망울에 높이 솟은 뿔, 쭉 뻗은 다리를 지녔다. 수컷의 뿔갈이는 1년에 한 번씩 자연적으로 이루어지고 4-8월 사이에 새 뿔이 난다. 녹용(鹿茸)이 그것이다.  수컷 한 마리가 20-30마리의 암컷을 거느린다. 수컷의 정력이 좋다고 해석하여 수컷의 정액으로 술을 담기도 하였다. 내 기억에 박완서의 '휘청거리는 오후'에 그런 장면이 나왔다. 꽃무늬로 말미암아 가죽이 비싸게 거래되기도 하였다. 일제때 남획되면서 급감하여 1940년대 남한에서는 멸종했다. 백두산 중국북동부 분포. 

국어사전에 학명 Formosan sika deer(台灣梅花鹿). 영명 Sika deer. Sika는 사슴의 한자인 록(鹿)의 일본 발음 시카에서 유래한다. 속명의 Cervus는 뿔이라는 어원을 가진 Cer-에서 왔다. 참고로 트리케라톱스는 얼굴(-ops)에 세 개(tri-)의 뿔(cerat)을 가진 공룡이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