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고라니 Hydropotes inermis
    동물 Animal/포유류 哺乳類 Mammalia 2021. 5. 11. 14:24

    대학 구내까지 내려온 호기심 가득한 눈망울과 턱수염만큼 길게 내리뻗은 양쪽어금니가 순하고 애닲다. 고라니 수컷 water deer, Vampire Deer, 학명 Hydropotes inermis. 소목 사슴과. 크기 77.5cm ~ 1m. 노루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크기가 작고, 뿔이 없으며, 수컷은 송곳니가 튀어나와 있어 쉽게 구분된다. 갈대숲이나 관목숲에 서식한다.  수명은 10~12년이다. 초식성인데 경작물에 피해를 입혀 유해조수로 지정되어 농민에겐 골칫거리요 사냥꾼에겐 포획대상이지만, 중국과 우리나라에만 있기에 국제적으로는 멸종위기취약종으로 지정되어 있다. 왼쪽 석조물은 이 대학 국문과 교수를 역임한 홍희표 시인의 약력 부조물이다. 목원대. 

    고라니 http://ktk84378837.tistory.com/7901 ktk84378837.tistory.com/9585

     

     

    고라니는 어디로 갔을까  /  윤병주

     

     

    봄날 흐린 산맥 위에 걸린 눈발이 오기 전

    양지쪽 산나물을 뜯어먹던 고라니가

    눈길 옆 덫에 걸려 숲에 원을 그리다 죽었다

    고라니 몸이 죽음을 껴안는 순간부터

    산에 걸린 저녁 눈발이 죽음을 밤새워 덮고 갔다

    바람이 집을 찾는 잠자던 씨앗들이

    고라니 죽음 몸을 덮으며 몰려들었다

    마치 수의라도 입혀주듯이

    어떤 울음소리를 완강히 파먹고

    봄이 되자 기름진 꽃들이 피어났다

    봄날은 이상할 것이 없었다

    양지쪽 바람은 살찌고

    단단한 숲의 경계를 만들고

    살신의 보시행 쪽 심장을 꿰뚫고

    비장하지 않게 봄바람들이 서로 마주 서서

    생명들을 폭죽처럼 터트렸다

    핀 꽃들이 고라니 새끼들의 허기진 저녁이 되고

    숲은 더 이상 죽은 고라니를 기억할 필요가 없었다

    나는 봄날 맹렬하게 끓어오르는 식욕으로

    고라니 무덤가에서 산나물을 뜯어

    춘곤증을 깨우며 봄 한 철 산그림자를 건너갔다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