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식장산 독수리봉.

 

변상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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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나무 - 이선명

 

 

당신은 고양이를 닮았습니다 도시의 골목 골목을 돌아 다녔습니다 나는 나무를 닮았다고 했습니다 바람따라 흔들려도 늘 땅에 뿌리를 박고 있었습니다

 

오늘도 고양이는 산 아래 나무를 지나 골목으로 갑니다 먹이를 찾고 놀이를 찾고 가끔 화를 내거나 웃습니다 나무는 산 아래 있습니다 고양이가 지나가고나며 고양이의 다음을 상상합니다 하지만 나무는 고양이를 잘 모릅니다

 

고양이는 자주 다치고 아파합니다 그렇게 지칠때만 나무를 찾아와 잠이 듭니다 나무는 아픈 고양이를 맞습니다 바람소리도 잔잔하게 노래를 부릅니다

 

고양이는 나무를 좋아 합니다 언제나 돌아갈 곳이 있어 다행이라 여깁니다 고양이는 춥고 다치고 피곤할 때면 나무를 찾습니다 나무는 그런 고양이를 안아줍니다 그리고 언젠간 오래도록 함께할 것이라 믿습니다 나무는 고양이를 사랑합니다 둘은 함께 자며 다른 꿈을 꿉니다

 

 나를 쓰는 낙서 서른 나는 사춘기, 2012, 청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