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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그 고매 Prunus mume초목류 wild flower/장미과 Rosaceae 2012. 3. 25. 17:01
어디서 들리기로 김해건설공고 교정의 매화는
일제강점기 매화를 좋아하는 일인 교장이심었다 하니
몇 십년 지난 지금에 와서 참 곱고 고마운 마인드가 아닌가 여겨집니다.
매화축제까지 열고 있으니 교사입장에서 정말 부럽네요.
CROP
전기(田琦)의 매화초옥도
梅花 Prunus mume, 일지춘(一枝春), 군자향(君子香), 중국 원산. 장미과 벚나무속의 상록 활엽 소교목. 높이 5m. 4월에 잎보다 먼저 연한 홍색이 도는 흰빛으로 피는데 꽃자루는 없고 향기가 강하다. 꽃잎은 5개가 기본형이고 7월에 둥근 핵과가 달려 황색으로 익는데 이것을 매실이라 한다. 성숙하기 전의 매실을 청매, 성숙하고 난 뒤의 매실을 황매라고 한다. 살구와 비슷하게 생겨 혼동하기 쉽다. 난초, 국화, 대나무와 더불어 4군자의 하나로 유명하다. 주로 소화기 질환을 다스리고, 건위제로 효험이 있다. 오래 전부터 목마름, 설사, 만성기침 등의 치료를 위한 약재로도 쓰여 온 식재다. 구연산과 무기질 등이 풍부하여, 체내 신진대사 활성화, 노폐물 제거 등 피로 개선에 도움을 주는 건강 기능성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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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梅花) / 김용준(金瑢俊, 1904~1967)
댁에 매화가 구름같이 피었더군요. 가난한 살림도 때로는 운치가 있는 것입니다. 그 수목 빛깔로 퇴색해 버린 장지 도배에 스며드는 묵흔(墨痕)처럼 어렴풋이 한두 개씩 살이 나타나는 완자창 위로 어쩌면 그렇게도 소담스런 희멀건 꽃송이들이 소복한 부인네처럼 그렇게도 고요하게 필 수가 있습니까.
실례의 말씀이오나 “하도 오래간만에 우리 저녁이나 같이 하자.”고 청하신 선생의 말씀에 서슴지 않고 용한 것도 실은 선생을 대한다는 기쁨보다는 댁에 매화가 성개하였다는 소식을 들은 때문이요, 십 리나 되는 비탈길을 얼음 빙판에 코방아를 찧어가면서 그 초라한 선생의 서재를 황혼녘에 찾아간 이유도 댁의 매화를 달과 함께 보려 함이었습니다. 매화에 달 이야기가 났으니 말이지만 흔히 세상에서 매화를 말하려 함에 으레 암향(暗香)과 달과 황혼을 들더군요.
선생의 서재를 황혼에 달과 함께 찾았다는 나도 속물이거니와 너무나 유명한 임포(林蒲)의 시가 때로는 매화를 좀 더 신선하게 사랑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한 방해물이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화초를 완상(玩賞)하는 데도 매너리즘이 필요한 까닭이 있나요.
댁에 매화가 구름같이 자못 성관(盛觀)으로 피어 있는 그 앞에 토끼처럼 경이의 눈으로 쪼그리고 앉은 나에게 두보의 시구나 혹은 화정(和靖)의 고사가 매화의 품위를 능히 좌우할 여유가 있겠습니까. 하고 많은 화초 중에 하필 매화만이 좋으란 법이 어디 있나요. 정이 든다는 데는 아무런 조건이 필요하지 않는가 봅니다.
계모 밑에 자란 자식은 배불리 먹어도 살이 찌는 법이 없고, 남자가 심은 난초는 자라기는 하되 꽃다움이 없다는군요. 대개 정이 통하지 않은 소이라 합니다.
연래로 나는 하고많은 화초를 심었습니다. 봄에 진달래와 철쭉을 길렀고, 여름에 월계와 목련과 핏빛처럼 곱게 피는 다알리아며, 가을엔 울 밑에 국화도 심어 보았고, 겨울이면 내 안두(책상머리)에 물결 같은 난초와 색시 같은 수선이며, 단아한 선비처럼 매화분을 놓고 살아온 사람입니다. 철따라 어느 꽃 어느 풀이 아름답고 곱지 않은 것이 있으리요마는 한 해 두 해 지나는 동안 내 머리에서 모든 꽃이 다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내 기억에서 종시 사라지지 않는 꽃 매화만이 유령처럼 내 신변을 휩싸고 떠날 줄을 모르는구려.
매화의 아름다움이 어디 있나뇨? 세인이 말하기를 매화는 늙어야 한다 합니다. 그 늙은 등걸이 용의 몸뚱어리처럼 뒤틀려 올라간 곳에 성긴 가지가 군데군데 뻗고 그 위에 뛰엄뛰엄 몇 개씩 꽃이 피는 데 품위가 있다 합니다. 매화는 어느 꽃보다 유덕한 그 암향이 좋다 합니다. 백화(百花)가 없는 빙설리에서 홀로 소리쳐 피는 꽃이 매화밖에 어디 있느냐 합니다. 혹은 이러한 조건들이 매화를 아름답게 꾸미는 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내가 매화를 사랑하는 마음은 실로 이러한 많은 주관이 멸시된 곳에 있습니다. 그를 대하매 아무런 조건 없이 내 마음이 황홀하여지는 데야 어찌하리까. 매화는 그 둥치를 꾸미지 않아도 좋습니다. 제 자라고 싶은 대로 우뚝 뻗어서 제 피고 싶은 대로 피어오르는 꽃들이 가다가 훌쩍 향기를 보내기도 하고, 또 어느 때는 제가 방 한 구석에 있는 체도 않고 은사(隱士)처럼 겸허하게 앉아 있는 폼이 그럴듯합니다.
나는 구름같이 핀 매화 앞에 단정히 앉아 행여나 풍겨 오는 암향을 다칠세라 호흡도 가다듬어 쉬면서 격동하는 심장을 가라앉히기에 힘을 씁니다. 그는 앉은자리에서 나에게 곧 무슨 이야긴지 속삭이는 것 같습니다.
매화를 대할 때의 이 경건해지는 마음이 위대한 예술을 감상할 때의 심경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내 눈앞에 한 개의 대리석상이 떠오릅니다. 희랍에서도 유명한 피디어스의 작품인가 보아요.
다음에 운강(雲岡)과 용문(龍門)의 거대한 석불들이 아름다운 모든 조건을 구비하고서 내 눈앞에 황홀하게 나타납니다.
그러나 수유(잠시 후)에 이 여러 환영들은 사라지고 신라의 석불이 그 부드러운 곡선을 공중에 그리면서 아무런 조건도 없이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자세로 내 눈을 현황(어지럽고 황홀함)하게 합니다. 그러다가 나는 다시 희멀건 조선조의 백사기(白砂器)를 봅니다. 희미한 보름달처럼 아름답게 조금도 그의 존재를 자랑함이 없이 의젓이 제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그 수줍어하는 품이 소리쳐 불러도 대답할 줄 모를 것 같구려. 고동(古銅)의 빛이 제아무리 곱다 한들, 용천요(龍泉窯)의 품이 제아무리 높다 한들 이렇게도 적막한 아름다움을 지닐 수 있겠습니까.
댁에 매화가 구름같이 핀 그 앞에서 나의 환상은 한없이 전개됩니다. 그러다가 다음 순간 나는 매화와 석불과 백사기의 존재를 모조리 잊어버립니다. 그리고 잔잔한 물결처럼 내 마음은 다시 고요해집니다. 있는 듯 만 듯한 매화 향기가 내 코를 스치는구려. 내 옆에 선생이 막 책장을 넘기시는 줄을 어찌 알았으리요.
요즈음은 턱없이 분주한 세상이올시다. 기실 내남 할 것 없이 몸보다는 마음이 더 분주한 세상이올시다. 바로 일전이었던가요. 어느 친구와 대좌하였을 때 내가 “×선생 댁에 매화가 피었다니 구경이나 갈까?” 하였더니 내 말이 맺기도 전에 그는 “자네도 꽤 한가로운 사람일세.” 하고 조소를 하는 것이 아닙니까.
나는 먼 산만 바라보았습니다.
어찌어찌하다가 우리는 이다지도 바빠졌는가. 물에 빠져 금시에 죽어 가는 사람을 보고 “그 친구 인사나 한 자였다면 건져 주었을걸.” 하는 영국풍의 침착성을 못 가졌다 치더라도 이 커피는 맛이 좋으니 언짢으니, 이 그림은 잘 되었으니 못 되었으니 하는 터수에 빙설을 루경(屢徑)하여 지루하게 피어난 애련한 매화를 완상할 여유조차 없는 이다지도 냉회(冷灰)같이 식어버린 우리네의 마음이리까?
[주]
1.완자창:卍字로 된 窓, 2.暗香(암향):그윽히 풍기는 향기, 3.玩賞(완상):즐거이 구경함, 4.盛觀(성관):성대한 구경거리나 훌륭한 경치
5.林蒲(임포):(967~1028)중국 北宋의 시인. 風花雪月을 平淡한 표현으로 읊은 시가 많다. 청신 담백한 시풍은 宋詩의 先
驅. 매화시인으로 불릴 정도로 매화를 주제. 주요 저서에는 《임화정집》이 있다.자 君復. 시호 和靖. 浙江省 출생. 불구자로 부귀를 추구하지 않고, 西湖의 구산[孤山]에 은거하며, 梅花와 鶴을 사랑하면서 독신 생애.
6.和靖(화정):林蒲의 시호, 7.隱士(은사):예전에, 벼슬하지 아니하고 숨어 살던 선비.
8.雲岡(운강):중국 山西省 다퉁시(大同市)에서 서쪽으로 16km 떨어진 우저우산(武周山)의 윈강(雲岡): 42동(洞)의 石窟. 석굴에는 석탑과 탑주들이 세워져 있는데, 대부분 북위 때인 453년(흥안 2)에서 495년(태화 19) 사이에 개착(開鑿)된 것들이다. 용문 석굴은 중국 河南省 洛陽市 남쪽에 있는 석굴 사원으로서, 서방적인 요소가 적고 중국 고유의 특징이 보이는 석불들이다.
9.龍泉窯(용천요):중국 浙江省의 龍泉縣 일대에 있던 중국 최대의 靑磁지 또는 그곳에서 난 청자를 말한다. 南宋 말기에 룽취안요[龍泉窯] 등에서 제작된 것이 많음. 용천요 자기는 유약이 두껍고 불투명하여 청자색이 진한 것이 특징이다. 또 옥과 같은 분청색의 釉調를 띠며 문양을 채색하지 않는 것이 많다.
10.屢徑(누경):거듭 이겨냄. 11.冷灰(냉회)(불이 꺼져서)불기가 조금도 없이 차가워진 재.
12.壯紙(장지):두껍고 질기며 질이 좋은 조선 종이의 한 가지. 13.墨痕(묵흔):먹물이 묻은 흔적. 14.賞玩(상완):좋아하여 보고 즐기는 것.
15.杜甫:(712~770)중국 唐代의 시인, 자는 子美, 호는 少陵. 16.案頭(안두):책상머리. 17.氷雪裏(빙설리):얼음과 눈 속'
18.Pheidas:(생몰년 미상)고대 그리이스의 조각가로서 古典前期(BC 5세기)의 崇高樣式을 대표하는 거장이다. 19.터수:처지에
古梅 / 조운(曺雲, 1900-)
梅花 늙은 등걸
성글고 거친 가지
꽃도 드문드문
여기 하나
저기 둘씩
허울 다 털어버리고 남을 것만 남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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