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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깽깽이풀 Twin leaf
    초목류 wild flower/매자나무과 Berberidaceae 2009. 4. 17. 20:59

     

    이미 철이 지났을까? 띠엄띠엄 흩어진 개체에서 샛바람에도 이파리가 톡톡 떨어진다.

    뿌리가 노란색이어서 황련, 조선황련이라고도 하는 매자나무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해금 소리를 의성화하여 깽깽이라 하는데 얕잡아 부르는 의미도 있다.

    바이올린 같은 현악기를 통털어 이르기도 하고 악기 다루는 사람을 그리 부르기도 한다.

    이 풀을 강아지가 뜯어먹으면 환각을 일으켜 ‘깽깽’거린다고 했다. 

    웃긴다. 또 하나, 가장 바쁜 농번기에 해금이나 가지고 노는 사람을 보니 농부는 시샘이 났다.

    그때 보니 농부의 속마음도 모르고 예쁜 꽃이 봄바람에 살랑거렸다.

    농부 생각에 해금쟁이에게 말은 못하고 이 죄없는 녀석을 빗대어 깽깽이풀이라고 놀렸다.

    아닌게 아니라 마을에서는 농부들이 나와씨앗 뿌릴 밭을 땀 흘려 손질하고 있다.

    야산에서는 나뭇꾼이 조림을 하려는지 소나무가 벌목되어 토막토막 잘라져 있다.

    이름 하나에도 이렇게 유쾌한 풍자와 놀이가 있었던 것이다.

    연초록 치마를 찰랑거리면서 보랏빛 저고리를 살랑거리니 시샘이 날만도 하지...

    개만 해도 그렇다. 하필이면 왜 개섀끼인가? 농부와 소는 있는 힘 없는 힘 식식거리며 허리 휘게 죽어라고 일했다.

    집에 돌아오니 개가 혀를 길게 빼물고 할딱거리며 처마밑 그늘에서 배 깔고 누워 잔다.

    그 모습을 본 농부 입에서 나올 말은 뻔하다. 저런 개섀끼 완전상팔자네 그랴...

    깽깽이풀 Twin leaf, 뿌리가 노란색이라서 황련, 산련풀, 학명 Jeffersonia dubia. 매자나무과의 다년초.  지구상에 딱 2종이 있으며 그 중 하나가 우리나라에 있고, 북미 원산의 미국깽깽이풀이 있다. 높이 20cm. 잎은 뿌리에서 여러 장이 나며 꽃은 4월에 잎보다 먼저 붉은 보라색 또는 드물게 흰색으로 핀다. 열매는 삭과다. 충매에 의한 번식을 하는데 씨앗을 개미가 개미굴로 가져가 씨앗에 붙은 달콤한 엘라이오솜을 먹고 버리므로 자연스럽게 싹이 돋는다. 한방에서는 모황련()이라 하여 소화불량, 식욕부진, 오심(), 장염, 설사, 구내염, 안질 등에 처방한다.

    깽깽이풀 http://ktk84378837.tistory.com/3433 http://ktk84378837.tistory.com/2346 http://ktk84378837.tistory.com/3418


     

     

    깽깽이풀 - 문효치

     

     

    그 영혼 깃들어 살

    깽깽이풀이 집을 짓고 있다

     

    허공에 떠서 흘러다니는

    신의 말들을 불러 모아

     

    대패질도 하고 못도 치면서

    방을 만들고 있다

     

    눈치 빠른 철학자가 이걸 보고

    언어의 집이라고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마루도 놓고 창문도 달고 지붕도 얹고

     

    집들이 때는

    도깨비엉겅퀴 송장풀 개불알풀 등

    이름보다 훨씬 예쁜 놈들

    안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 멸시 받는 애들

    모두 불러다가 술 한 상 내고

    깽깽이라도 연주하면서

    한 번 신나게 흔들어보리라.

     

    모데미풀, 천년의 시작,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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