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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기217호 산양(山羊)
    문화 culture/천연기념물 natural monument 2009. 8. 20. 15:18

    양구 산양증식 복원센터.

    소과의 포유류 동물로 천염기념물 제217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동굴에 2∼5마리가 모여 군집생활을 하는데, 보통 햇볕이 잘 드는 남향을 택한다.

    바위이끼·잡초·진달래·철쭉 등의 잎을 깔아놓고 4월에 2∼3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설악산, 백석산, 대암산,오대산 등지의 기암절벽으로 둘러싸인 산림지대에 서식한다.

    바위와 바위로 이루어진 절벽의 꼭대기, 산맥의 나지() 등에서 볼 수 있다.

    양구 야생동물생태관의 산양증식 및 복원센터에서 증식 복원 중인 산양이다.

     

    산양은 소과에 속하며 세계적으로 국한된 지역에 불과 5종 밖에 알려져 있지 않다. 시베리아, 중국 지역과 우리나라 설악산, 오대산, 대관령, 태백산 일대에 분포되어 있다.

    몸길이 129㎝, 뿔길이 13㎝정도이며, 형태적으로 얼굴선이 없어서 외국산 산양과는 전혀 다르다. 암수 다 뿔이 있고, 목은 짧으며 다리는 굵고, 발은 끝이 뾰족하다. 몸의 털색은 회갈색이지만 일부 털끝은 연한 흑갈색이고, 뿔은 검은색이다. 이마에서부터 귀 사이를 지나 목에 이르기까지 갈기와 같은 검은 털이 줄을 지어 나 있으며, 목에는 흰색의 큰 반점이 있다.

    경사진 바위틈에서 살며 사람이나 다른 동물들이 드나들 수 없는 바위구멍에 보금자리를 만든다. 보통 1∼3마리의 새끼를 낳으며 2∼5마리가 모여 생활한다. 주로 새벽과 저녁에 활동하고 바위이끼, 잡초, 진달래와 철쭉 등 여러 종류의 푸른 잎과 연한 줄기를 먹는다. 일정한 장소에서 떠나지 않고 살며 멀리 갔다가도 되돌아오는 성질이 강한 동물이다.

    산양은 한약제와 박제 또는 식용으로 함부로 잡아 그 수가 급격히 감소하였으며, 멸종 위기에 있는 진귀한 동물이므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하고 있다. 문화재청.


     

    시인(詩人)과 산양(山羊)  /  박화목

     

    고독(孤獨)과 영양실조(營養失調)를 견디어 내기 위해

    폐(肺)를 앓는 시인(詩人) R씨(氏)는

    산양(山羊) 한 마리를 기르고 있었다.

    산양(山羊)의 희고 보드러운 젖이

    말라 가는 그의 피부(皮膚)를 살찌게 하고

    산양(山羊)의 일모(日暮)에 젖어 우는 울음은

    그의 최종(最終)의 위자(慰藉)인 사색(思索)을 더욱

    엄숙하게 해주리라고 믿고 있었다.

    황혼이 혼자 사는 뜰에

    먼 손(客)인양 찾아들면,

    그는 종이조각에 감상적(感傷的)인 시(詩)를 써서

    산양(山羊)에게 먹이었다.

    탐욕(貪慾)과 편지사건(片紙事件)과

    또 실없는 추상(追想)들을 다아

    낙엽(落葉)처럼 날려보내고, 이제 그는

    산양(山羊)을 끄을고 생(生)의 마지막 도정(道程)인

    어느 험로(險路)를 넘어 갈, 그런

    결정(決定)을 하고 있었다.

    아 누가 저런 처량한

    피리를 부는가? 이 밤에……

    수 없는 별이 나의 눈망울에

    빗줄기처럼 쏟아지어도

    아니, 나의 가슴팍에

    아킬레우스의 화살이 박히어도

    나는 나의 역로(歷路)에서 한 발걸음도

    뒷걸음칠 수가 없는 것이다.

    다만 나에게

    산양(山羊)을 먹일 수 있는 목초(牧草)가 얼만큼 남아 있으면 좋은 것이다.

    그러나 어느 날, 시인(詩人) R씨(氏)는

    뜻하지 아니한 참혹한 현실(現實)에 부닥치었다.

    이것은 어느 짓궂은 운명(運命)의 짓인지

    가여운 그의 산양(山羊)이

    정체(正體) 모를 화살에 맞아, 싸늘한

    시체(屍體)가 되버리고 만 것이었다.

    나에게 산양(山羊)을 빼앗아간

    그 힘은 무엇인가?

    산양(山羊)의 흰 젖도, 또 그

    형이상학적(形而上學的)인 울음이

    나의 이 육체(肉體)의 병(病)에 아무

    효험(效驗)이 못되었단 말인가?

    지금, 지탱할 아무것도 못 가진

    수척(瘦瘠)한 시인(詩人) R씨(氏)는

    석양(夕陽)녘에 서산(西山) 지는 해를 바라보며

    하염없는 생각에 잠기는 것이었다.

    바로 그가 잃어버린 산양(山羊)처럼

    찬 이슬에 두 발을 적시면서

    해가 지고 차운 달이 솟고

    수억(數億)의 별이 기울고

    다시 내일 해가 솟을

    무연한 천체(天體)를 마주하고

    서 있는 것이었다.

    어느 소망(所望)을 기다리는 듯하면서

    또 뭐가 어떻게 됐는지 확실히 모르면서…….

     

     

    산양 / 이건청

     

     

    아버지의 등 뒤에 벼랑이 보인다.

    아니, 아버지는 안 보이고 벼랑만 보인다.

    요즘엔 선연히 보인다.

     

    옛날, 나는 아버지가 산인 줄 알았었다.

    차령산맥이거나 낭림산맥인 줄 알았었다.

    장대한 능선들 모두가 아버지인 줄 알았었다.

    그때 나는 생각했었다.

    푸른 이끼를 스쳐간 이 산의 물이

    흐르고 흘러, 바다에 닿는 것이라고,

    수평선에 해가 뜨고 하늘도 열리는 것이라고.

     

    그때 나는 뒷짐 지고 아버지 뒤를 따라갔었다

    아버지가 아들인 내가 밟아야 할 비탈들을

    앞장서 가시면서

    당신 몸으로 끌어안아 들이고 있는 걸 몰랐었다

    아들의 비탈들을 모두 끌어안은 채

    까마득한 벼랑으로 쫓기고 계신 걸 나는 몰랐었다.

     

    나 이제 늙은 짐승 되어

    힘겨운 벼랑에 서서 뒤돌아보니

    뒷짐 지고 내 뒤를 따르는

    낯익은 얼굴 하나 보인다.

    아버지의 이름으로 쫓기고 쫓겨

    까마득한 벼랑으로 접어드는 내 뒤에

    또 한 마리 산양이 보인다.

    겨우겨우 벼랑 하나 발 딛고 선 내 뒤를 따르는

    초식 동물 한 마리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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