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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기243-1 독(禿)수리 cinereous vulture문화 culture/천연기념물 natural monument 2010. 1. 17. 22:07
1월 16일(토) 자연사연구협회에서 독수리 탐사를 하였다.경남 고성에서 김덕성교장을 비롯한 교사모임에서 닭과 돼지고기를 뿌려 겨울을 나게 하고 있다.독수리, 독수리의 독(禿)은 대머리독이다.수리에는 독수리, 검독수리, 참수리, 흰꼬리수리가 있다.천연기념물 제243-1호부터 4호까지다. 보라, 하늘에서의 위용은 대단하지 않은가.날개를 펴면 2미터는 될상 싶고 거무스레한 몸체가 장엄하기까지 하였다.크기로는 하루에 구만 리를 난다는 대붕(大鵬)이나 봉황(鳳凰)에야미치지 못하겠지만 피닉스만은 한가 보다..아메리카가 국조(國鳥)로 삼은 독수리의 이미지는 어떠한가.매서운 부리며 번뜩이는 눈매는 라틴을 정복한 코르테스(Hernan Cortes)를 연상시킨다. 눈덮힌 설원 철원평야를 배경한 작품 사진에 이미 익숙해 있는 새다.그러나 철원을 거쳐 더 따뜻한 고성으로 내려온 그들은 그렇게 품격있고 위용있는 하늘의 왕자가 아니었다.황토 먼지 푸석거리는 논바닥에서 인간이 뿌려 주는 한줌 고깃덩이를 사이하고 이전투구를 하였다.그곳엔 위엄도 체면도 품격도 보이지 않았다.오로지 생존, 생존을 위한 비열과 굴종만이 보였다.외모에서 풍기는 용사의 모습은 어디 가고 죽은 고기를 먹는다.황야의 청소부를 자임하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과거엔 신이었을망정 이젠 노예라도 좋았다.배가 불러야 양반인 실존의 시대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나 소심한지 덥석 나서질 못하고 주삣거리며 조심스럽다.그런데 곰곰 생각하니 그게 아니었다.인간의 관점으로 말하지 말자.나도 한 마리 짐승, 짐승의 눈으로 보자. 본능만으로 움직이자.양푼에 고추장 넣고 비빈밥 대여섯 자식들은 숫가락 하나 들고 벌떼처럼 몰려들어 밥을 먹었다.약한 놈은 늘 얻어먹지도 못하고 자라던 때가 있었다.인간은 더 먹기 위해 더 가지기 위해 감추고 거짓하였다.독수리보다 위대한 인간은 독수리처럼솔직하지 못하였다.그리하여 인간만이진정 비열해지고 굴종하게 되었다.엉뚱한 생각을 하던 중에 중앙과학관의백운기 박사의 말이 생각났다.세계 4천여 마리 독수리 중 한곳에서 그 십분지일을 보는 감동을 잊지 말라는 말씀.당신이 탐사를 가면 강원도 산골짝 인적도 없는 첩첩산중을 몇 날 며칠이고 돌다가 한 두마리 만나 밀려오던 감동이었다.사실 독수리를 보겠다고 수업까지 바꾸어 탐사 날짜를 맞추던 기대감과 긴장감을 한 보따리 싸들고 오지 않았는가.오상철 전 제주교대교수도 노구를 이끌고 제주에서 날아왔다.그 분은 일본의 경우를 예로 들어 인간과 독수리가 공생하는 방법에 대해 의견을 주셨다.먹이를 주고 관광지로 개발하는 아이템을 백운기박사는 긍정적으로 수용하였다.
채프먼의 호머를 처음 읽고서 / 키츠
내 일찍이 황금의 국토를 끝없이 여행하였다.
수많은 황홀한 나라와 왕국들을 보았었지.
시인들이 아폴로 신에게 충성을 다하는
많은 서쪽 나라들도 돌아다녔고
가끔 이마 훤한 호머가 다스렸던
한 넓은 땅 이야기도 들은 바 있었다.
그러나 채프먼의 음성을 들을 때까지는
그 땅의 순수한 공기를 맛보지 못했으니
비로소 나는 느꼈다- 천체의 감시자가
시계(視界)안에 새 유성이 헤엄침을 본 듯.
또는 용감한 코르테스가 독수리 같은 눈으로
말없이 다리엔의 한 봉우리에서
태평양을 응시하고, 그의 부하들은
온갖 억측으로 서로 얼굴을 바라보듯.
독(禿)수리 cinereous vulture. 학명 Aegypius monachus. 독수리과. 몸길이는 102~112cm로 국내에 도래하는 조류 중 가장 크다. 겨울철새, 멸종위기야생동식물II급. 암컷과 수컷 모두 몸 전체의 깃털은 검은색이다. 귀 부근에서 뒷목 사이에는 살색의 피부가 드러나 있다. 부리는 뿔 빛 검은색이며, 아랫부리의 뒷부분은 살색이다. 다리는 크림색이다. 고성.
우리나라에 도래하는 맹금류로서 매우 희귀한 종일 뿐만 아니라, 멸종 위기에 처해 있어 국제적인 보호가 필요한 종이기 때문에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독수리는 유럽, 이란, 티베트, 몽고, 인도, 중국, 한국, 일본, 대만 등지에 분포한다. 온몸은 검은빛을 띤 진한 갈색이며 참수리, 흰꼬리수리와는 달리 꼬리가 몸색깔과 같다. 목주위에는 특이한 깃이 있고, 부리는 매우 크다. 나무 위나 높이 솟은 바위 위에 둥지를 튼다. 주로 죽은 동물을 먹기 때문에 ‘청소부’라는 별명이 있다.
점차 감소되어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는 희귀 조류로서 국제적으로 보호가 요청되는 종이다. 한국의 전역에서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었던 겨울새였으나 오늘날에는 매우 희귀한 겨울새가 되고 말았다. 특히 한강 하구와 낙동강 하구, 제주도 일원에서는 1960년대까지 언제나 볼 수 있었던 겨울새였다. 현재에도 DMZ(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대성동 특히 저수지 부근)에서는 월동중인 무리(1999년 12월에는 150여마리까지 관찰) 3-7마리 정도는 언제나 볼 수 있다. 문화재청.독수리 http://ktk84378837.tistory.com/1726
설원을 걷는 독수리 / 김윤자
길을 이탈한 건 아냐
하늘 아래엔 땅이 있고
그 사이엔 무한대의 길이 있어.
여기는 설원
보이는 건 순백의 눈뿐.
고독한 흰 길에
하늘을 나는 오만을
묻으려 내려온 거야.
공중에서 자란 거친 발톱
여기서 닳아 무디게 만들고.
사자 뒤를 따르며
부스러기 먹이를 줍던 행운
기억 저편 인광에 사르고.
설야
때론 밤이 하얀 걸 알았어.
사각의 틀에 갇힌
단단한 나의 사고(思考)
하얀 밤에 우수수 쏟아져 죽고 있어.
사나운 깃털이 사뭇 울어
열린 저 하늘 길이 그리운 거야.
깃털, 너마저 죽어
빈 몸일 때 날게 해준다고
저만치서 태양은
링거액(Ringer液) 들고 기다리고 있어.
설원을 걷는 독수리-한국 명시선<해뜨는 지평선에서>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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