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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방울꽃 단상 lily-of-the-valley
    초목류 wild flower/백합과 Liliaceae 2010. 5. 16. 09:49

     

     

    창문 열어놓은 베란다며 마룻바닥이 걸레를 훔치면 누렇습니다.차의 본닛이고 숲의 나뭇잎이고 송홧가루가 날려 온통 뽀얗습니다.이름까지 이쁘장한 은방울꽃의 이파리도 예외는 아닙니다.은방울꽃에는 화냥년속고쟁이가랭이꽃이란 이명이 있습니다.허나 웃지 못할 숨겨진 이야기가 비밀스럽게 벌어집니다.화냥년은 환향녀(還鄕女)에서 온 말입니다.환향녀는 원의 침입에 무릎을 꿇어 잡혀갔던 고려의 여인네들입니다.그네들이 계약기간 만기가 찼는지 도망을 왔는지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그러자 죄 지은 것들이 죄없는 그녀들에게 돌을 던졌습니다.때놈들에게 몸을 판 더러운 년들이라고 말입니다.잡혀가게 한 사람들이 누군데 잡혀간 이들을 손가락질 합니까.죄 지은 자들이 살아남기 위한 적반하장 법칙이지요.여인네들이 입는 속옷에 고쟁이란 것이 있어요.가랭이는 양쪽으로 벌어진 다리잖아요.속고쟁이 열어젖히고 오랑캐를 받았겠지요.가랭이도 당연히 벌렸겠지요.환향녀 아닌 것들은 가랭이를 안 벌렸을까요?그들이 입지 않은 고쟁이를 환향녀만 입었을까요.고쟁이가 원의 것이라면 나중에 다 입게된 조선 사람들은 뭡니까.그런데 환향녀들의 속고쟁이가 되어버렸네요.환향녀들만 가랭이를 벌렸나 보네요,이런!그래서 속 단속하겠다고 고쟁이를 입었을까요.그래서 고쟁이는 조선의 여인들에게 정조대 역할을 했나요.한 쪽에선 나의 성을 단속하고 한 쪽에선 자유로운 성을 부르짖게 한 고쟁이.하필이면 아리따운 은방울꽃의 이파리가 그리 생겼네요.

    참 이쁜 속고쟁이네요.

    은방울꽃 lily-of-the-valley 五月花, 녹령초, 둥구리아싹, 君影草, 草玉蘭, 香水花, 草玉鈴, 콘발라리아초, 노려화(蘆藜花). 백합과의 다년초. 힉명 Convallaria keiskei Miq. 키는 20~30㎝로 흰색꽃. 영란(鈴蘭)은 심장병, 멍, 소변불량을 치료한다. 구토와 설사, 심장마비 등 중독 증상. 향수원료. 방울꽃은 쥐꼬리망초과의 다년초.

    은방울꽃 http://ktk84378837.tistory.com/1517 열매 http://ktk84378837.tistory.com/5320

     

     

     

     

    은방울꽃  /  손석철

     

     

    어둡고 눅눅한 산자락 한구석

    은방울 떼지어 사는 동리

    일평생 햇볕 한 모금 못먹고 자랐어도

    욕심없는 마음은 파란 잎 으로 승화되고

    방울방울 꽃 단 고개 새색시 마냥 숙여

    인내로 사는 삶

     

    살짝 훔쳐보기만 하여도

    눈믈이 흐를 것 같은 아련한 눈빛

    작은 종 같은 입술들의 떨림

    마실까던 토끼 꼬랑지가 그 방울 건드렸나

    온골짝 휘감아 도는

    방울 방울 꽃향기

    방울 방울 종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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