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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웅박 장독문화 culture/역사 전통 history tradition 2012. 6. 4. 22:53
1,700여개의 장독이 진열된 연기군 전동면 청송리의 뒤웅박고을.
윤증고택 http://ktk84378837.tistory.com/976 http://ktk84378837.tistory.com/6243
독 / 장만호
금간 독 속으로 저녁이 빨려들어가고 있다
누군가 밤에 길어다 부은 물이
긴 여름 장맛비가
장맛처럼 짜디짠 한 여자의 일생이
저 속으로 들어갔다
빠져나왔을 것이나, 나는
속을 모르고
나는 어떤 저녁인가
어떤 빛으로 물들어가는 어둠인가
내안의 부재를 들여다보는 일은 많은데
오랫동안 부글거렸거나 얼고 녹았을 내장의 시간들이 서서히 빠져나간 후
수면 내시경을 받고서는 주름진 내장의 굴곡을
다른 꿈속인 듯 바라보는 늙은 어머니처럼
그걸 지켜보며 슬퍼서 슬퍼서 심장이 된 어느 아들처럼
독은, 가만히
가로수에 머리를 대고
제 안의 늦은 저녁을 사유하고 있다
누군가 몰래,
내가 품은 저녁을
내 부재의 실금을 천천히 들여다보고 있다
<무서운 속도> 랜덤하우스.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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