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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도 기행풍경 landscape 2025. 5. 4. 10:17
안면도자연휴양림은 면적 430ha에 수령 100년 내외의 안면 소나무 천연림이다. 적송과 흑송은 고려와 조선시대에 궁궐을 건립하는데 쓰여졌다. <산림도감>에도 '안면송'이라고 별도로 적혀 있을 정도다.
휴양림에 들어서니 솔향이 머리를 맑게 하고 이 지역 출신 채광석 시인의 '기다림' 시비가 반가이 응대한다.
기다림 / 채광석
이름모를 산새들 떼지어 날고
계곡의 물소리 감미롭게 적셔 오는
여기 이 외진 산골에서
맺힌 사연들을 새기고
구겨진 뜻들을 다리면서
기다림을 익히히라
카랑한 목을 뽑아 진리를 외우고
쌓이는 낙엽을 거느리며
한 걸음 두 걸음 조용히 다지다가
자유의 여신이 찾아오는 그날
고이 목을 바치리라
대를 물려 가꿔도 빈터가 남는
기름진 고독의 밭에
불씨를 묻으리라
식사를 후다닥 끝내고 백사장어촌계 수산시장 인근을 둘러본다. 이제 막 새순이 피어오르는 나무 한 그루가 백사장에 덩그마니 해풍을 맞고 있다.
튀르키에를 본향으로 하는 너의 고향 네델란드 거기서 풍차는 보았으나 너의 얼굴은 볼 수가 없어 서운했지. 그때의 서운함과 아쉬움이 한 켠에 있었는데 오늘 이 땅에서 눈부시게 만나는구나.
튤립의 모스 부호 / 송재학
봄의 튤립,
아르메니아에서 아제르바이잔의 국경을 건너가는
꽃의 색깔
정교와 이슬람 사이의 아름다움이라고 믿었다
꾸밀 필요가 없는
햇살이라는 고양이들
꽃대의 높이에
성층권이 이주했다고 짐작하는 순간
발돋움부터 찌르르하다
너무 화사하여
앞자리이거나 뒷자리도 서툴다는 튤립이
나를 위한 암호를 빌려준 것도 알게 된다
―계간 《시산맥》 2024년 겨울호
알리움 글로브마스터 Allium Globemaster, 큰꽃알리움, 백합과 부추속.
리나리아 마로카나 Linaria Maroccana, 현삼과의 일년초. 모로코 원산. 애기금어초. 영명은 Maroccanan toadflax. annual toadflax. 높이 45cm. 잎은 좁고 섢형이며 꽃은 4월에 붉은색 분홍색 자주색 모랑색 등 다양하다. 리나리아 플프레아(Linaria purpurea), 꿀풀목 질경이과 해란초속의 다년초. 북아프리카 지중해연안 원산. 높이 60cm 잎은 가늘고 잎자루는 짧다. 애완동물에게 독성이 있다.
에키움 칸디칸스 Echium candicans, Echium fastuosum. Madeira, tajinaste, viborera, 지치과 관목으로 마데이라섬의 고유 관목이다. 높이2m. 꽃은 최대 60cm 높이의 원통형 꽃차례로, 사파이어와 자줏빛 사이의 파란색을 띤다.
만데빌라 볼리비엔시스 mandevilla boliviensis. 일반명은 white mandevilla 와 white dipladenia가 있다. 큰 흰색 꽃이 있고 중앙이 노란색이며 무리 지어 자란다. 데빌라(Mandevilla)는 학명으로서 썬데빌라Sundaville, 썬더볼 등으로 불리기도 하며, 영어 속명으로는 라데니아(Dipladenia, Rose dipladenia. 빨간색 꽃은 만데빌라 산데리 Mandevilla sanderi 'Brazilian jasmine' 브라질자스민. 식물명 Dipladenia Sanderi Sundaville Red. 이명 Mandevilla Sanderi. 분홍색 꽃은 만데빌라 sun pararol pick Sun Parasol® Pretty Pink Mandevilla. 칠레재스민 Chilean jasmine, 만데빌라 락사 Mandevilla laxa. 협죽도과의 덩굴식물, 에콰도루, 페루, 아르헨티나 원산. 종명 laxa는 열린(open), 혼잡하지 않은, 먼, 퍼진, 느슨한을 의미하며, 헐거운, 느슨한, 축 늘어진을 의미하는 라틴어 laxus에서 파생되었다. 영국에서는 왕립원예협회의 가든메리트상을 수상했다. 흰색 꽃의 중앙도 흰색이다.
생각만해도 침이 뚝뚝 떨어지는 애플망고의 맛이라니! 망고 중의 왕 애플망고 Mangifrer Indica, 영명 appale mango. 망고 종류의 하나로 필리핀에서 생산된 적색망고이다. 각 국가 및 지역의 기후에 알맞은 다양한 품종이 개발되어 재배되고 있으며 과일의 모양, 색깔, 맛, 크기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이 지역 태안에서 백합꽃축제를 촬영온 기억이 있다. 튤립꽃축제를 개최하기 어언 15년 전이다. 그때는 아가씨 모델이 있어 양해를 구했었다. 나리는 크게 나팔 모양을 한 나팔나리(Lilium longiflorum), 향이 있고 대형인 오리엔탈 나리(Lilium oriental), 참나리를 개량하여 향이 없는 아시아틱 나리(Lilium Asiatic) 등 3 종류로 나뉜다. 대다수 우리가 알고 있는 나리는 나팔나리다. 우리나라 자생 나리인 날개하늘나리, 참나리, 하늘나리, 땅나리, 털중나리, 중나리, 솔나리 등 7종은 아시아틱이다. 따로 말나리에 속하는 섬말나리, 하늘말나리, 말나리가 있으며 이 중 섬말나리를 나리의 조상으로 본다. 울릉도의 칡소와 구황작물로 이용되던 섬말나리는 슬로푸드 국제본부의 ‘맛의 방주(Ark of Taste)’ 목록에 공식 등재돼 있다. 튤립은 튤립대로, 나리 또한 수요량의 80% 이상을 네덜란드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우리 말로 통칭 나리라 부르는 백합은 부귀(富貴)와 백년화합(百年和合)을 상징하며, 숙종 때 홍만선(1643~1715)은 <산림경제>에서 '그 뿌리가 백 조각(百片)인데 포개져 붙어 있으므로 백합 (百合) 이라 한다'에서 명칭의 유래를 찾아볼 수 있다.
백합(나리) / 옥수(玉垂) 조면호(趙冕鎬, 1803~1887)이 같은 꽃이, 이 같은 향이(如此花兼如此香·여차화겸여차향)
어찌하여 무너진 담장 옆에 버려졌을까?(如何棄擲毁垣傍·여하기척훼원방)
번홍화와 석죽화는 모두 평범한데도(番紅石竹皆凡品·번홍석죽개범품)
오히려 화분을 얻어 아름다움을 바친다네.(猶得盆供薦色光·유득분공천색광)
* 번홍화(番紅花)는 샤프란(saffron) 을 이른다.
* 석죽화(石竹花)는 패랭이꽃
튤립 / 송찬호
먼데 나팔이 울리고 누군가 2층 창문을 열고 외쳤다
경찰이 오고 있다!
그때 우리는 노랑이나 빨강 두건을 쓰고
튤립당을 결성하여
막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 이후 벌어진 일은 그대가 알고 있는 것과 같다
백만 송이 대지의 등불이 꺼졌다
삶이 무미하다는 걸 보여주듯
소금이 오는 길은 끊어지고
설탕과 담배도 국경을 넘어 달아나버렸다
강낭콩 꼬투리 속에서 태어난
꾀 많은 곰보 소녀는
일곱 개 이야기 조각을 맞춰
귀가 커다란 나라의 수수께끼 여왕이 되었다
수십 년 바다를 떠돌던 사람들이 간간이 육지에 와닿는다는 소식이 들린다
하지만 꾀 많은 소녀가
여왕이 된 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
우리가 천국에 환멸을 느낄 무렵
경찰도 마법이 풀렸다
하여, 그들 본래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돼지로, 빗자루로, 부지깽이로
-시집 『분홍 나막신』 (문학과지성사,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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