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섬노루귀 Hepatica maxima
    초목류 wild flower/미나리아재비과 Ranunculaceae 2024. 4. 2. 14:38

    섬노루귀 Hepatica maxima, 울릉노루귀. 미나리아재비과의 다년초. 꽃이 지고 잎이 나올때 동그랗게 말려진 잎에 잔털이 있는 것이 노루의 귀를 닮았다. 울릉도특산식물이며 봄에 피고 여름에 열매를 맺는다. 잎은 심장형이며 짙은 녹색이며 윤채가 있고 가장자리에 털이 있으며 3개로 갈라졌다. 열편은 둥근 난형이며 끝이 둥글고 가장자리는 서로 겹쳐지며 뒷면과 더불어 털이 있다. 꽃은 4월에 피며  꽃받침조각은 6~8개이며, 긴 타원형으로서 꽃잎같이 생기고 꽃잎은 없으며, 많은 수술과 암술이 있다. 수과(瘦果)는 방추형이며 털이 없다.  세종수목원

     

     

    섬노루귀 / 김승기

     

     

    섬에 갇혔다

    마음껏 풀을 뜯는 초원도 없고

    뛰어 내달릴 수 있는 언덕도 없는 섬

    팔딱팔딱 뛰어봐야 언제나 제자리,

    드넓은 설원도 아닌

    눈 쌓인 산비알을 겨우 붙잡고 버티어 섰다

     

    말문이 닫혔다

    당나귀 귀다 크게 소리치고 싶어도

    목구멍에서 멈춰버린 아우성은

    하늘을 넘지 못했다

     

    귀도 막혔다

    뭍에서 불어오는 바람소리는커녕 발밑의 파도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털옷을 껴입어도 뼛속까지 떨리는 한여름의 비바람보다

    눈 내리는 겨울이 오히려 따뜻한 섬

    어쩌다 이 섬에 들어왔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즐거움이니 행복이니 하는 말은

    늘 멀리 있었다

     

    스스로 놓아버릴 수 없는 삶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하늘,

    볼 수 있다는 것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그렇게 해가 뜨고 지고

    밤하늘 달과 별을 바라보며

    철학하는 낮과 밤이 지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꽃이 되었다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