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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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말채나무풍경 landscape 2007. 12. 1. 09:46
저기 저렇게 외로이 서 있는 팽나무는 이 마을 터줏대감이다. 전쟁놀이 하던 시절, 딱총을 만들면 총알이 있어야 했다. 전쟁 중인 병사에게 팽나무는 그늘만 주는 것이 아니라 총알까지 공급하고 있었다. 총알 하나하나에는 씨앗이 하나씩 들어있는데 그때에는 열매 하나하나가 추억인 줄 아는 녀석들은 없었다. 적군을 사살하기 위해 마구 쏘아댈 뿐이었다. 팽나무는아직도 우뚝하지만 아이들은 보이질 않고 웃음소리만이 깔깔거린다. 안개처럼 맴돌고 있는 것은 희미해진 전설이다. 팽나무집 그 아래 문 닫힌 이발소가 있다. 성묘 전 산소만큼이나 풀이 자랄쯤이면 공포와 스트레스로 치를 떨었다. 그곳엔 머리를 쥐어뜯는 무시무시한 바리깡이 버짐 핀 대가리를 쳐박은 많은 아이들을 누런 콧물을 훌쩍이면서 기다리고 있다. 모두들 창피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