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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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맞는 혹은 멀쩡한 매화 Prunus mume초목류 wild flower/장미과 Rosaceae 2008. 3. 26. 20:09
우리집 뒤뜰에는 매화나무 한 그루가 있다. 아파트 지으면서 생땅을 파더니 짓고난 뒤에도 생흙을 덮어 풀이 나도 못 먹어서 다들 풀같지 않아 보였다. 거기에 조경은 했지만 소나무며 잣나무며 전나무가 죽어나간 자리에 다시 심기를 해마다 한다. 용케도 우리집 뒤뜰에 심겨진 매화는 꽃이 많고 매실도 주렁주렁 열린다. 욕심 많은 동네 아줌마가 어떻게 먹을려고 그러는지 따가곤 했다. 따다가 부러뜨린 가지는 잘라버렸는데 그 남은 가지에도 꽃이 다닥다닥 벌었다. 우리도 재작년인가 매실을 한 바가지즘 따다가 꿀에 재워 매실 진액을 뽑아내서 요리할 때 넣곤 한다. 매실 진액은 쓸모가 있어 실리적이지만 베란다 창문을 열 때마다 꽃에 취하고 향에 취하는 것도 득이다 아파트 살면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이다. 매화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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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가은역(加恩驛)문화 culture/역사 전통 history tradition 2007. 11. 6. 12:00
문경시는 개발 논리에 밀려 철거 위기에 처해 있던 가은역을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304호로 보존하고 있다.석탄을 캐던 1960-70년대에 가장 흥청거렸다던 가은에는 석탄박물관과 연개소문 촬영지가 있어 차며 사람이며 뒤범벅이다.우리나라 문화재 관리는 허술할 데가 이를데 없어 대문 철컥 잠궈 문틈으로 엿보다 나오는게 일쑤다.여긴 그럴 수 없으니까 개방은 했겄다.근데 안은 도둑이 들어 털린집인양 잡다한 물건이 제멋대로 널부러져 있고 거미줄이 치렁거리고 먼지는 펄펄 난다.주변은 쓰레기더미요 철로변은배추도 심고 콩도 심고 아예 경작지다.그래 분노와 억울과 실망을 가득 안고 겉만 봐야 했다.개방을 하면 이러니까 어디든 철컥 자물쇠를 채우는거다.노래를 부르던 간이역 가은였는데 아내와 화서까지 왔을 때 왜 여길 생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