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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개 자욱한 산책길
    초목류 wild flower 2021. 3. 13. 23:02

    어제 내린 봄비가 밤을 지새면서 만들어낸 무진마을에 애드벌룬 비행단을 띄웠다. 

    '별의 순간'이란 말이 회자되고 있다. 이 시대 최고의 경세가인 경제학자 현 국민의당비상대책위원장인 김종인 대표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두고는 2011년에 별의순간이 지나갔고, 이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별의 순간이 왔는데 잘하면 잡는다고 말하면서부터다. 문맥상 무슨 뜻인지는 대충 알아듣기는 하겠는데 참 생소한 표현이다. 독일어 '슈테른슈튼데 Sternstunde' 를 운명적 순간, 결정적 순간, 역사적 순간으로 번역한 말이다. 오스트리아의 슈테판 츠바이크(Stefan Zweig)가 쓴 "별의 순간 Sternstunden der Menschhei"이란 저서에서 레닌과 마호메트의 역사적 결정을 설명하고 있다. [윤평중 칼럼] 윤석열이 마주한 ‘별의 순간’ - 조선일보 (chosun.com)

     

     

    거미줄 / 손택수(1970)

     

     

    어미 거미와 새끼 거미를 몇 킬로미터쯤 떨어뜨려놓고

    새끼를 건드리면 움찔

    어미의 몸이 경련을 일으킨다는 이야기,

    보이지 않는 거미줄이 내게도 있어

    수천 킬로미터 밖까지 무선으로 이어져 있어

    한밤에 전화가 왔다

    어디 아픈 데는 없느냐고,

    꿈자리가 뒤숭숭하니 매사에 조신하며 살라고

    지구를 반바퀴 돌고 와서도 끊어지지 않고 끈끈한 줄 하나

     

    갑천해전에 투입된 10척의 흰뺨검둥오리 함대

     

    몬스터정찰대인 왜가리 백로에 무참히 학살당한 우렁잠수함

     

    뱁새들의 둥지로 소란스러운 부들숲 주변엔 고라니며 고양이발자욱도 듬성등성하다

     

    수변공원예정지는 평화를 가장한 태풍전야처럼 고요하다

     

    왕버들

     

    버들

     

    선버들

     

    키버들이 여기 하나 저기 하나 그곳은 시크릿가든이다 강아지 색깔도 모양도 반응도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전장이다

     

    황야가 끝나가는 산자락엔 개암나무 수꽃과 암꽃이 동시에 폈다

     

    산수유는 도시가 좋아 아파트옆 길거리에 살지만 

     

    생강나무는 자연이 좋아 벌 잉잉거리는 산자락에 움막을 짓고 산다. 

     

    쇠뜨기 포자낭도 사회적거리두기를 하듯 띠엄띠엄 주변을 살핀다.

     

     

    봄비 / 김용택

     

     

    어제는 하루종일 쉬지도 않고

    고운 봄비가 내리는

    아름다운 봄날이었습니다

    막 돋아나는 풀잎 끝에 가 닿는 빗방울들,

    풀잎들은 하루종일 쉬지 않고 가만가만

    파랗게 자라고

    나는 당신의 살결같이 고운 빗줄기 곁을

    조용조용 지나다녔습니다

    이 세상에 맺힌 것들이 다 풀어지고

    이 세상에 메마른 것들이 다 젖어서

    보이지 않는 것이 하나도 없는

    내 마음이 환한 하루였습니다. 어제는 정말

     

    당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고운 당신이 하얀 맨발로

    하루종일 지구 위를

    가만가만 돌아다니고

    내 마음에도 하루종일 풀잎들이 소리도 없이 자랐답니다.

     

    정말이지

    어제는

    옥색 실같이 가는 봄비가 하루 종일 가만가만 내린

    아름다운 봄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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