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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새로 태어난 게발선인장 Zygocactus truncatus
    초목류 wild flower/선인장과 Opuntiaceae 2020. 12. 30. 23:09

    땀방울 뚝뚝 떨어질때 보여주던 얼굴 눈보라 몰아치니 또 재주를 부리다

    아시타비(我是他非)도 후안무치(厚顔無恥)도 없는 순수다

    코로나가 고마워서 상상해버렸다

    이건 불새다

    오지 않는 불새를 기다린다

    게발선인장 Christmas cactus. 학명 Schlumbergera ×buckleyi , 브라질 원산. 북반구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꽃을 보기 위해 기르므로 크리스마스선인장이라 한다.  서식지는 숲과 바위인데, 우림에서 교목이나 관목 위에 자라거나, 바위 사이의 그늘진 곳에서 서식한다. 줄기와 연결되는 부위의 가장자리가 둥글거나 무딘 톱날 모양이다. 연분홍색의 꽃은 12∼1월에 붉은 색으로 피고 습도가 낮아질수록 많은 만개한다.

    게발선인장 ktk84378837.tistory.com/381 ktk84378837.tistory.com/9319  

     

     

    검은 밤에 세상을 하얗게 덮어버리려던 혁명은 자정이 되기도 전에 으스러졌다...

    날이 중천에 뜨자 밤의 역사를 어느 누구도 기억해내지 못하였다

    첫눈을 꾸역꾸역 먹었다 서설(瑞雪)일까?

     

     

    불새 / 최일화

     

     

    나는 밤을 새워 연애편지를 쓰고

    나의 착한 동무는 그걸 또 전달해주고

    나의 열여섯은 열병을 앓는 소년

    원시적인 방법으로 사랑을 고백하고 우체부가 오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답장은 오지 않고 쓸쓸한 청춘만 가뭇없이 흘러가고

    철부지 소년에게선 높고 푸른 가난의 냄새 고독한 성자의 냄새

    좀 더 노다지의 향기 옴파탈의 멋으로 활보했더라면 짝사랑의 기억만 이렇듯 무성하진 않았을 텐데

    높고 푸른 사랑이 꽃을 피우지 못했다는 건 저승으로 가지고 갈 귀한 선물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거

    긴긴밤을 태우며 타오르던 불길

    그 미진한 사랑도 사랑이 아닌 것은 아니어서

    그 가난하던 날들을 오래 간직하였는데

    어느 날은 그것이 환하게 꽃으로 피어나고

    나는 불새가 되어

    그만 그 불길 속으로 날아들기도 하고

     

    ㅡ『문학청춘(2020,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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