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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진강 벚꽃길 Prunus yedoensis -
    풍경 landscape 2011. 4. 10. 21:26

    왕벚나무는 장미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교목인데 흑갈색 수피를 갖고 있다.

    일본에서는 왕벚나무를 さくら[]라 하여 국화로 삼고 있다.그러나 일본에서는 아직까지 자생지가 밝혀지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1908년 제주도에서 자생지가 발견되어 한국의 특산식물로 알려진 것이다.진해 벚나무 역시 왕벚나무라는 사실이 박만규, 부종유에 의해 1962년에 밝혀졌다고 한다.은 앵도나무를 가리키는데 앵도의 꽃과 벚꽃이 매우 흡사하다.

    앵도의 학명 Prunus pseudocerasus 과 왕벚의 학명 Prunus yedoensis 을 보면 한 아비일 것이다.

    엊그제 산림청에서 발표한2010년말 전국 가로수 532만 그루 가운데22.1%가 벚나무라 하였다.자존심 강한일본이 왕벚나무의 원산을 한국이라 인정하면국화 지정을취소하자는 말이 나올 수 있겠다.배타성 비교적 강한 우리나라 역시하고 많은 꽃 가운데 중국 원산의 무궁화를 국화로 고집할 필요 있겠느냐는 말이 나올 수 있겠다.식물분류학 발전이 가져올 드라마가 어떻게 전개될 지 마냥 궁금해진다.

    섬진강(蟾津江)의 섬()'두꺼비 섬'자이고, ()'나루 진'자이다.전남 광양군 다압면 섬진마을에 세워진 섬진강 유래비에 재미난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고려 말엽 우왕 때(1385년경) 왜구의 침입이 극심하였다. 광양만과 섬진강에도 왜구들이 자주 출몰하였다. 한번은 왜구들이 하동 쪽에서 강을 건너려 하였다. 그 때 진상면 섬거에 살던 수 만 마리의 두꺼비들이 지금의 다압면 섬진마을 나루터로 몰려들어 진을 치고 울부짖는 통에 왜구들이 놀라 도망치는 바람에 무사할 수 있었다. 이로부터 섬진강이라 부르게 되었다 고 한다.지금은 두꺼비는 보이지 않는다.그 많던 두꺼비들은 어디로 갔을까.장꾼들의 재첩국과 은어와 참게와 벚꽃이 사람들을 부른다.

    진안 팔공산에서 발원하여 옥정호에 발을 담갔다가곡성 남원 거쳐 광양만으로 흘러 들어가는 섬진강은 구비구비 한 폭의 그림이다.김환태의 <섬진강>, 박경리의 <토지>, 김용택의 <섬진강>, 김훈의 <섬진강 기행>에는 섬진강의 아름다움도 담겨져 있지만, 섬진강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역사가 섬진강 물줄기처럼 구비구비 그러나 유유히 흐르고 있다.김용택은 임실 출신의초등학교 선생님이었다.시인은 <섬진강>에다 1980년대를 살아가는 민초들의 억울과 분노와 아픔과 인내를 담았다.세월이 흘러도, 어떠한 시대 변화를 거쳐도 강물처럼 영원한 생명력을 노래하고 있다.

     

    남도대교 : 섬진강 화개천을 가로지르는 남도대교 건너편은 화개장터가 있는 하동이다.
     

    벚굴 : 벚나무 필 때 딸 수 있는 민물 굴. 섬진강에서나 볼 수 있는 굴이라는데 크기가 어른 손바닥만한다.

     

    화개장터 : 장은 작지만 늘 사람이 북적인다.동자승을 데리고 나와 시주(施主) 교육시키는 스님의 목청소리가 우렁차다.  조영남의 노래로 더욱 많이 알려져 있다.

    화개 장터의 냇물은 길과 함께 세 갈래로 나 있었다. 한 줄기는 전라도 땅 구례 쪽에서 오고 한 줄기는 경상도 쪽 화개골에서 흘러내려, 여기서 합쳐서, 푸른 산과 검은 고목 그림자를 거꾸로 비추인 채,호수같이 조용히 돌아, 경상 전라 양도의 경계를 그어 주며, 다시 남으로 흘러내리는 것이, 섬진강 본류였다. 하동, 구례, 쌍계사의 세 갈래 길목이라, 오고가는 나그네로 하여, ‘화개 장터엔 장날이 아니라도 언제나 흥성거리는 날이 많았다. 지리산 들어가는 길이 고래로 허다하지만 쌍계사 세이암의, 화개협 시오 리를 끼고 앉은 화개 장터의 이름이 높았다. 경상 전라 양도 접경이 한두 군데일 리 없지만 또한 이 화개 장터를 두고 일렀다. 장날이면 지리산 화전민들의 더덕, 도라지, 두릅, 고사리 들이 화개골에서 내려오고 전라도 황아장수들의 실, 바늘, 면경, 가위, 허리끈, 주머니끈, 족집게, 골백분 들이 또한 구롓길에서 넘어오고, 하동길에서는 섬진강 하류의 해물장수들의 김, 미역, 청각, 명태, 자반조기, 자반고등어 들이 들어오곤 하여, 산협치고는 꽤 은성한 장이 서는 것이기도 했으나, 그러나 화개 장터의 이름은 장으로 하여서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장이 서지 않는 날일지라도 인근 고을 사람들에게 그곳이 그렇게 언제나 그리운 것은, 장터 위에서 화개골로 뻗쳐 앉은 주막마다 유달리 맑고 시원한 막걸리와 펄펄 살아 뛰는 물고기의 회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주막 앞에 늘어선 능수버들가지 사이사이로 사철 흘러나오는 그 한 많고 멋들어진 춘향가 판소리 육자배기 들이 있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게다가 가끔 전라도 지방에서 꾸며 나오는 남사당 여사당 협률 창극 신파 광대들이 마지막 연습 겸 첫 공연으로 여기서 으레 재주와 신명을 떨고서야 경상도로 넘어간다는 한갓 관습과 전례가 이 화개 장터의 이름을 더욱 높이고 그립게 하는 것인지도 몰랐다.

    김동리, 역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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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진강 동쪽으로 흐르는 물을 따라 하동으로 내려가다[沿蟾江東下河東] / 황현(黃玹 18551910)

     

     

    終日循江下(종일순강하) 온종일 강물을 따라 내려가노라니 ; 좇을 순

    汀洲慣眼成(정주관안성) 모래톱이 어느덧 눈에 익숙해지네 ; 모래섬 정

    皷喑船霧重(고암선무중) 배 안개 짙은 곳에 북소리는 잠잠하고 ; 스며들 고

    帆裂市風腥(범열시풍성) 비린내 나는 저자 바람에 돛은 찢기었네

    雪盡橫南岳(무진횡남악) 눈은 다 녹아 푸른 남악이 비껴 있고

    天靑入洞庭(천청입동정) 하늘은 푸르러 동정호로 들어가는 듯

    十年亦陳跡(십년역진적) 십 년 전의 일도 이미 묵은 자취여라

    何事此重經(하사차중경) 무슨 일로 이곳을 거듭 지나가는지

     

     

    섬진강 1 / 김용택

     

     

    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

    해 저물면 저무는 강변에

    쌀밥 같은 토끼풀꽃,

    숯불 같은 자운영꽃 머리에 이어주며

    지도에도 없는 동네 강변

    식물도감에도 없는 풀에

    어둠을 끌어다 죽이며

    그을린 이마 훤하게

    꽃등도 달아준다

    흐르다 흐르다 목메이면

    영산강으로 가는 물줄기를 불러

    뼈 으스러지게 그리워 얼싸안고

    지리산 뭉툭한 허리를 감고 돌아가는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섬진강물이 어디 몇 놈이 달려들어

    퍼낸다고 마를 강물이더냐고,

    지리산이 저문 강물에 얼굴을 씻고

    일어서서 껄껄 웃으며

    무등산을 보며

    그렇지 않느냐고 물어보면

    노을 띤 무등산이

    그렇다고 훤한 이마 끄덕이는

    고갯짓을 바라보며

    저무는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어디 몇몇 애비 없는 후레자식들이

    퍼간다고 마를 강물인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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