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깔제비꽃 Viola rossii

고깔제비꽃 Conical-leaf violet. 학명 Viola rossii Hemsl. 높이 15cm. 뿌리에서 2~5개씩 모여나며 성숙한 잎은 난상 심장형이고 특히 뒷면 맥 위에 털이 있다. 4-5월에 1개의 홍자색 꽃이 한쪽을 향하여 핀다. 꽃잎은 5개이며 측열편은 털이 없거나 약간 있으며 거는 짧고 굵으며 끝이 둥글다. 뿌리는 정혈(淨血), 진해(鎭咳), 진정(鎭靜)에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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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깔제비꽃 / 김승기

 

  꽃만 덩그라니

변변한 줄기 하나 없는 부끄러움

고깔을 써야겠어요

그래도 가릴 수 없는 커다란 꽃은

옆을 향해 피우겠어요

꽃이 질 때까지

붉어진 얼굴은 가리지 못해도

수줍은 마음만이라도 가리고 싶어요

용기 있게 세상에 나왔지만

살면서 자꾸만 쪼그라드는 몸뚱이

이토록 커다랗게 꽃 피울 줄 몰랐어요

깨끗하게 살려고 애를 써도

날로 늘어만 가는 죄업

분에 넘치는 꽃이 더 부끄럽네요

꽃 지면

고깔 벗고 이파리 활짝 펼쳐야겠어요

가리고 싶어도

꽃으로 다 드러난 얼굴

익어 터지는 열매만은 꼭 가려야겠어요

그리하여 다음 생에는

한 점 부끄럼 없이 꽃 피우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