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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짓는 배추흰나비 cabbage butterfly동물 Animal/나비와 나방 butterfly & moth 2016. 7. 2. 23:37
배추흰나비 common cabbage butterfly 는 배추밭에 많고 암컷은 수컷에 비하여 앞날개 윗면의 바탕색이 어둡고 특히 중실 부근이 검어진다. 앞날개 앞쪽에는 검은 반점이 2개, 뒷날개에는 1개가 있다. 대청호.
비슷한 대만흰나비는 대만지역에 가장 많이 분포하고 중심 부근이 덜 어둡고 므로 붙인 이름이다. 날개 끝은 검정색, 바깥선두리에 삼각형의 검은색 무늬가 2∼3개 있다. 중앙에도 같은 빛깔의 둥근무늬 2개가 있다. 뒷날개 기부에 흑색 비늘이 드문드문 있고 각 날개맥의 말단에 흑점이 있으며 앞선두리에도 흑점 하나가 있다. 臺灣은 지금의 타이완.
노랑나비 http://ktk84378837.tistory.com/652 http://ktk84378837.tistory.com/1402 극남노랑나비 http://ktk84378837.tistory.com/1896
남방노랑나비 http://ktk84378837.tistory.com/2693 http://ktk84378837.tistory.com/3873
배추흰나비 http://ktk84378837.tistory.com/721 http://ktk84378837.tistory.com/1392 http://ktk84378837.tistory.com/3032 http://ktk84378837.tistory.com/7530
대만흰나비 http://ktk84378837.tistory.com/2971 http://ktk84378837.tistory.com/3035 http://ktk84378837.tistory.com/3742
큰줄흰나비 http://ktk84378837.tistory.com/1363 http://ktk84378837.tistory.com/7319
배추흰나비의 기쁨 / 정호승
산기슭 배추밭에 배추애벌레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30밀리미터 정도 되는 몸
길이에 녹색의 피부를 지닌, 잔털이 빽빽하게 나 있는 그는 매일같이 배춧잎을
갉아먹는 것이 일이었다. 한없이 먹을 것도 많고 초봄의 햇살도 눈부셔서 사실 그는
요즘 부러운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밤마다 배춧잎 위로 기어올라 밤하늘을
바라보면 별빛마저도 눈이 부셔 행복했다. 그런데 그에게도 고민이 하나 생겼다.
아침저녁으로 하루도 빠지지 않고 배추밭을 찾아보는 경애 할머니가 배추밭에 와서
화를 벌컥 내기 시작한 것이다.
"아이고, 이놈의 벌레들 때문에 배추 농사 망치겠네. 껍데기만 남기고 다
갉아 치우니, 아이고, 이걸 어떡하나? 벌레 먹은 배추잎 같다는 말이 왜 생겼는지
이제 알겠네."
그는 경애 할머니가 왜 그렇게 화를 내는지 알 수 없었다. '오늘 또 아들 내외가
한바탕 부부싸움을 했나 보다. 그래서 배추밭에 와서 화풀이를 하나 보다'하고 크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으나 그게 아니었다. 경애 할머니는 며칠째 배추밭에 올
때마다 그런 말을 해대었다.
"아이고, 이놈의 벌레들 때문에 정말 배추 농사 못 짓겠네. 오늘은 꼭 애비한테
얘기해서 이놈들을 약을 쳐서 다 죽여버려야지. 이대로 가만히 있다간 배추 한
포기도 못 건지겠네."
경애 할머니가 약을 쳐서 죽여버리겠다고 말하는 것으로 보아 이건 정말 보통
문제가 아니었다. 그날 밤, 그는 잠이 오지 않아 건너편 배추 포기에 사는 친구한테
살짝 말을 걸었다.
"친구야, 경애 할머니가 요즘 왜 그래? 난 도대체 알 수가 없어."
"응, 그건 우리가 배춧잎을 갉아먹기 때문이야."
"우리가 배추애벌렌데, 배춧을 먹지 않으면 무얼 먹고 살아?"
"글쎄 말이야. 사람들은 우리를 배춧잎에 기생하는 해충이라고 해."
"해충? 그게 무슨 뜻인데?"
"사람들한테 해로움을 주는 벌레라는 뜻이야. 사람들이 자기들 입장에서 자기들
멋대로 지어낸 말이야."
"아냐. 난 해충이 아니야. 나는 그냥 배추애벌레야."
그는 눈물이 막 나왔다. 사람들이 자기를 그렇게 생각하리라고는 미처 생각해
보지 못한 일이었다.
"울지 마. 지금은 울어도 아무 소용없어. 우리가 배추흰나비가 될 때까지 참고
기다려야 해. 그때가 되면 사람들은 우리를 또 익충이라고 해."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익충이라는 말도 사람들이 자기들 입장에서 마음대로 지어낸 말이야. 사람들한테
이익을 주는 벌레라는 뜻이야. 우리가 아름다운 나비가 되어 농작물들의 꽃가루를
이곳에서 저곳으로 옮겨 주는 일을 한다고 그러는 거야."
"우리가 나비가 된다고?"
"그럼, 우리가 나비가 되어 그런 일을 하지 않으면 씨앗을 맺지 못해. 배추씨는
모두 우리가 만든 거야. 배추꽃이 폈을 때 암술과 수술 머리 위로 우리가 막
날아다녔기 때문이지. 그런데 원래부터 익충과 해충의 구별이 있었던 것은 아니야.
그건 어디까지나 인간들이 자신들의 이해관계와 이해득실에 따라서 그렇게 여기는
것뿐이야."
"순 사람들 마음대로군. 사람들은 참 나뻐."
그는 슬펐다. 살고 싶지 않았다. 해충이 되어 사람들의 욕을 먹느니 깊은 잠에나
빠져 죽고 싶었다. 그는 정말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죽음이 조금도 두렵지 않다는
생각을 하다가 배춧잎에 붙어 차차 회황색 번데기로 변해 갔다. 그는 정말 죽음이
자기에게 찾아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온몸에 땀이 나고 열이 나고 통증이 왔다.
그는 조용히 경애 할머니와 하느님을 생각하면서 죽음을 맞이했다. 애벌레들은
이렇게 번데기가 되어 죽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어느 날 아침, 죽은 줄 알았던 자기가 죽기는커녕 배추밭 위로 훨훨 날아다니는
것이 아닌가, 그는 자신의 몸을 놀란 눈으로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날개가
있었다. 온몸이 눈부시도록 희디흰 흰빛이었다. 앞날개에는 은은한 검은 반점이 두
개나 있었다.
"할머니! 저기 나비다! 나비!"
이제 막 여섯 살이 된 경애가 할머니의 치맛자락을 끌며 소리쳤다.
"할머니, 저 나비 이름이 뭐에요?"
"배추휜나비!"
"아, 참 이쁘다."
"그래, 참 이쁘지? 우리 경애도 저렇게 이뻐야 된다. 알았지?"
"네." 그는 기뻤다.
가슴 속에는 오직 기쁨만이 가득 차올랐다.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춤을 추고
싶었다. 아름답게. 배추밭 위에서. 봄 하늘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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