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꽃샘
    풍경 landscape 2016. 3. 17. 17:48

     

     

    보문산.

     

     

    과수원이 있는 마을풍경 / 황상순

     

       

    지구가 둥근 것은

    세상 둥글게 살라는 것이다

    잠깐 돌아서면 잊는 사람들을 위해

    낮에는 해를, 밤엔 보름달을

    하늘에 둥실 띄워 놓은 것이다

    그래도 자꾸 깜박거리는 이들 때문에

    둥글게 박을 빚어 지붕 가득 올려놓았다

    둥글둥글, 모나지 않게 살라고

    사람의 마을 푸른 언덕배기엔

    사과며 배며 복숭아며 포도며

    세상의 둥근 것들을 다 모아서

    나뭇가지마다 주렁주렁 매달아 놓은 것이다

    과수원집 노부부가 맡아 기르는 손주놈

    누가 가르쳐 주었을까,

    연필로 크레용으로 벽마다 온통 그려놓은 동그라미

    호박넝쿨이 목을 빼어 밤낮으로 그걸 구경하다가

    그만 둥그러니 작은 지구가 되어버린 것이다

     

    '풍경 landscap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요일  (0) 2016.03.17
    겨울이 녹는다.  (0) 2016.03.17
    마지막 눈일까  (0) 2016.03.01
    황금산의 코끼리와 임경업  (0) 2016.02.29
    등굣길  (0) 2016.02.16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