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세콰이어 Metasequoia glyptostroboides

 

 

메타세콰이어 Metasequoia glyptostroboides 낙우송과의 교목으로 침엽으로는 드물게 갈잎나무다. 은행나무와 함께 유명한 화석나무. 41년 미키(三木)는 북미대륙의 세쿼이아(sequoia)를 닮아 이름붙였다. 중국에선 왕전(王戰)이 양쯔강변 마타오치(磨刀溪)에서 발견하여 46년 발표. 낙우송과 비교하여 잎이 마주나고 구과의 실편이 10개 미만이므로 다르다. 구과는 길이 5mm. 장태산.

 

 

메타세콰이어 / 정한아

 

  그의 몸은 그의 제복이다

한 세월 연대한 채 뿌리로 오래 행진한다

좋겠다 그는

자기의 몸이 자기라서

매일 바꿔 입는 나의 의복은

툭하면 달아나는 나의 천성과 닮았지

(……)

어떻게 그가 여기에 있는가

어떻게 그가 지금 있는가

공룡들의 멸망을 목도하고서

공룡들의 멸망을 목도하고서

그가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두렵다 

 

일제히 같은 모습으로 팔 벌린 나무가 부동자세로 줄지어 섰다. 공룡의 날카로운 발톱을 피하며 지구 생멸의 역사를 지켜본 메타세쿼이아다. 수억 년 동안 한순간도 생을 멈춰본 적이 없다. 가을이면 그의 깃꼴 잎은 붉게 단풍 들어 낙엽하고, 봄에 다시 피어난다. 긴 세월을 가로질러 뚜벅뚜벅 걸어온 그는 사람의 마을에서 산 채로 화석이 됐다. 부동의 굵고 뜸직한 줄기는 수직으로 높이 치솟았다. 도열한 메타세쿼이아 곁으로 한 계절이 스쳐 지난다. 다시 또 하나의 나이테가 그의 몸 깊숙이 새겨진다. <고규홍·나무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