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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래서 악어섬이구나
    풍경 landscape 2014. 10. 16. 16:19

     

    24mm로 전경 담기는 역부족. 구름도 없다. 맑지도 않다.....

    정글 숲을 지나고 정글 숲을 지나고 (악어 떼)
    늪지대를 건너고 늪지대를 건너고 (악어 떼)
    살금살금 걸어가 살금살금 걸어가 (악어 떼)
    악어 떼가 나왔다 악어 떼가 나왔다 (악어 떼)

    가을날 여기 충주호  대미산에서 보는 악어섬 사진은 아침 타임이어야 했다. 

    안개 없는 날은 여길 거쳐서 조령산 가는잎향유를 보았어야 제격인 것을...

    16mm을 일행에게서 빌렸더니 좀 낫다. 10mm은 있어야 할듯... 

    내륙은 물론 바다에서도 보기 어려운 리아스식 해안 (rias coast, ─式海岸)의 명작 중 걸작이다.

    입을 벌린 악어의 형국을 하고 있다. 신의 걸작이다. 눈이 쌓였으면 감탄사가 절로 나왔을듯.

    월악산 악어섬 http://ktk84378837.tistory.com/6164 월악산 영봉 http://ktk84378837.tistory.com/6165

     

     

    악어 / 고영민

     

     

    지하철 문에 한 여자의 가방이

    물려 있다

    강을 건너다 잡힌 새끼 누 같다

    겁에 질린 가방은 필사적으로

    뒤척이지만

    단단한 하악은 좀처럼 열리지 않는다

    더 깊은 질식 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언젠가 나도 저 강을 건너다 어깨 부위를 물린 적이 있다

    깊은 흉터가 있다

    예측할 수 없는 저 입은

    어미와 새끼를 갈라놓고

    동료를 애인을 갈라놓기도 한다

    새끼를 따라 시골에서 올라온 한 늙은 어미가 혼자 입안에 갇혀

    공포에 가까운 눈으로

    문을 두드리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밖에선 새끼가 떠내려가는 제 늙은 어미를 지켜보고 있었다

    저 매정한 입은 몇 정거장을 지나쳐도

    열리지 않고 숨이 잦아든 여자는

    멍하니 제 깊은 상처,

    물린 가방을 지켜보고 있다

    반대편으론 다시 수많은 사람들이

    닫히는 입을 피해 강으로 뛰어들고

    다시 재빨리 뛰어나간다

    또 한 사람이 센 물살에 떠밀려

    팔 한쪽이 물렸다 용케 빼낸다

    살아난다 이 건기의 땅,

    유유히 강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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