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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사진비엔날레문화 culture/역사 전통 history tradition 2014. 10. 5. 20:31
소녀상.
소녀상 / 이명순
한 송이 꽃이던 너의 어깨 위에
내려앉은 은빛 초승달
부엉이가 우는 밤
아스라이 들려오는 혼의 소리
아, 피우다 만 서럽게 져버린 꽃이여
너와 나 희디흰 속살에
새겨진 벚꽃
칼의 군무
붉은 꽃물이 들어 사그라졌다
가슴에 새겨진 주홍글씨
돌아와 앉은자리 서러움뿐이네
벚꽃이 휘날리는 봄볕에
훨훨 나비가 되어
꿈 많던 그때 그 시절로 가고 싶다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2018년 5 월 3 주 좋은 시 선정
2012년 4회 때는 사진여행 열차를 내려 셔틀버스를 이용해 관람하였다. 이번엔 6명이라 불편을 감내하는
대신 비용 절감을 위해 그리운님이 7인승 승합차를 제공하기로 했다. 첫 관람지는 대구전매청이 기부체납으로
제공한 창고 부지를 리모델링한 대구예술발전소. '전쟁 속의 여성'과 '대구 다큐멘타리 사진전'이 주제다.
다른 사진전과는 달리 왠만한 거리에서는 카메라에 담을 수 있도록 해줘서 스탭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점심은 스탭이 안내한 'ㅇㅇ찜갈비'를 찾았는데 1인분에 15,000원인데도 기다려서 자리를 잡았다.
찌그러진 양은 냄비에 깜짝 놀랐는데 고춧가루와 마늘 양념이 범벅된 소갈비찜은
경상도 특유의 거칠고 담백하고 아쌀한 맛이 혀끝을 한참 자극하였다.
두 번째 행선지는 봉산문회회관. 젊은 작가들의 역동적이고 기발한 장면들이 눈에 들어왔다.
올'마음 열기 바라보기'가 주제다. 옥상 문이 열려 있어라갔더니 계단이 이쁘고
갯국 꽃몽오리가 터질 듯하다.
황의란
이정록의 '생명의 나무'는 동아일보 [이명옥의 가슴속 글과 그림]에 소개된 바 있다.
http://news.donga.com/3/all/20140204/60554521/1
마지막 대구문화예술회관. 주전시는 '기원, 기억, 패러디' 이며, 아시아권 작가들의 '만월, 하늘과 땅 이야기',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이탈리아 현대사진전', 그리고 '2012 우수 포트폴리오선정 작가전'이 열리고 있다.
다리를 쉬기도 할겸 1층에 있는 '커피 명가'에서 카푸치노를 한 잔 마시는데 3,800원이다.
소녀상 앞에서 / 강진주
그녀의 맨발 앞에 섰습니다
땋아내린 댕기 머리에 작은 보따리를 움켜쥐고
슬픔을 잊은 슬픔 앞에서
우두커니, 소녀가 되어 봅니다
까마귀 다녀간 시간이
검은 무늬로 드러나는 뼛속
괜찮을 거라고
쓸쓸하지 않을 거라고
꽃다발 두 개가 같은 무늬로 놓입니다
상처 위에 핀 꽃이라서
소녀를 비추는 햇살은 무력하기만 한데요
속도 모르고 비추는 달빛이
따뜻하게 감싸주면 좋겠는데요
부디 우뚝, 서시라
우리 언니, 내 동생이
애인이고픈 소녀상 앞에서
표정도 없는 사람을 읽어갑니다
그저 뒤돌아볼 뿐
아무 말도 들리지 않는데
침묵 같은 밤만 또 까맣게 등을 켭니다
-시집 『이 도시가 착해 보여요』 2022년 상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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