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황나꼬리박각시 Hemaris affinis

 

검정황나꼬리박각시 Hemaris affinis Bremer. 날개편 길이 43～54mm. 북방황나꼬리박각시보다 날개 외연에 있는 흑색띠의 폭이 넓다. 5월부터 11월초까지 발생한다. 더듬이는 곤봉모양이며 굵고 밑부분으로 갈수록 가늘어진다. 앞날개 외연의 검은 띠 안쪽이 봄형은 매끄러우나 여름형은 검은 띠가 각 실에서 안쪽으로 길게 돌출한다. 인동덩굴이 기주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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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각시나방 / 김종제

 

 

그 작은 집

자궁을 뚫고 나와

붕붕 힘차게 날아다닌 당신

나비의 몸통에 여치의 더듬이로

벌새의 날개에 말벌의 침으로

완전무장을 하고

한 철, 안 가 본 곳 없다는 당신

오늘은 고치 속에 갇혀있다

퇴행의 뒤걸음질 친 당신

처음의 왔던 곳으로 들어가

온몸 굳은 번데기가 되기 전에

당신에게서 내가 꿀을 얻어먹었다

당신의 어깨에 앉아

돌아다니며 나도 세상 구경 잘 했다

식민지 그 시절

멋들어지게 비상하는 새도 아닌

해방의 그 시대

우아하게 날개짓하는 나비도 아닌

목숨 겨우 부지하며 바삐 살아온

박각시나방 당신에게

나는 또 그 옆에서 벌처럼 윙윙 거리며

얼마나 기생하였던가

이제는 내가 갑옷을 입고 창칼을 들고

향기로운 꽃 찾아다니고 있다

내가 얻은 꿀 한 모금

당신에게 미음처럼 건네주고 싶어서

박각시나방으로 붕붕 날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