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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꼬리조팝나무 Spiraea salicifolia
    초목류 wild flower/장미과 Rosaceae 2011. 8. 18. 13:17

     

    꼬리조팝나무 Willowleaf spiraea. 붉은조룩싸리, 진주화, 수선국, 장미과 조팝나무속의 관목. 학명 Spiraea salicifolia L.  높이 1-2m. 잎은 어긋나며, 피침형,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날카로운 톱니 또는 겹톱니가 있다. 잎 앞면은 녹색, 뒷면은 연한 녹색이다. 잎자루에는 털이 없다. 꽃은 6-8월에 햇가지 끝에서 원추꽃차례로 달리며, 연한 붉은색을 띤다. 꽃차례와 꽃자루에 털이 많다. 꽃잎은 5장, 둥글다. 수술은 많고, 붉은색, 꽃잎보다 2배쯤 길다. 씨방은 4-7실이다. 열매는 골돌이며, 털이 있다. 이리 다다다닥 붚은 꽃송이를 보면 가난은 임금도 못 구한다던 시절이니 조팝으로 보이지 않겠는가. 장미과의 조팝은 조(粟)+밥+꽃인데 음운학적 특성상 조팝으로 발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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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리조팝나무 / 박형준

     

    강물을 바라보며

    아버지의 여자가 머리를 빗네

    난 침묵을 밟으며 건너가지

    젊은 날의 아버지가 자전거를 끌고

    강물 위를 건너 집으로 돌아가지

    자전거 바퀴살에서 은빛 물살이 흘러가고

    난 기적汽笛이 우는 소리를 듣네

    아버지가 고개를 돌리자

    여자가 강물에 빗을 떨어뜨리네

    자전거가 강물에 꽂혀 있고

    아버지는 자전거를 떠나며

    허공을 몇 걸음 밟고 있네

    난 젊은 아버지처럼 고개를 뒤로 돌리네

    강물 아래로 여자가 빠뜨린 빗이

    푸른 물살의 침묵을 빗어내리고 있네

    읍내에서 집으로 가려면

    강물을 건너야 한다네

    난 읍내로 가기 위해 신작로 대신

    철길의 껌종이를 주우며 걸었지

    치약 먹은 듯 화한 여자들이 접혀 있는

    껌종이 속에서 서울로 가는 기차 소리를 맡으며 자랐지

    이제 난 철길의 침목을 밟으며

    아버지의 무덤을 향해 돌아간다네

    강물에서 돌아온 아버지는

    단 한 번도 그 일을 입 밖에 꺼내지 않았네

    거동을 하게 되자

    싸리빗자루로 마당을 쓸기만 하였네

    아침마다 빗살무늬 토기 같은 무늬가 집에 새겨지고

    마을 입구 자신의 밭에 가서

    허리를 수그리고 일을 하였지

    아버지가 마당에 남겼던 빗살무늬 자국은

    밭에서 자랐지 여자가 빗어넘긴 푸른 물살이 넘실거렸지

    광에 거꾸로 처박힌 부서진 자전거 바퀴가

    가끔 바람에 허공을 몇 걸음 밟아나간 날도 있었지

    수그린 허리가 더 펴지지 않게 된 날

    아버지는 드디어 침묵에서 놓여나 밭가에 무덤이 되었네

    그 뒤로 누구도 아버지의 노동에 손대지 않았네

    아지랑이와 풀씨로 뒤덮인 밭은 점점 형체를 잃어갔고

    난 집을 떠났던 대로 철길을 다시 걸어와

    천하룻밤이 흘러 아버지의 무덤에 돌아왔지

    아버지는 죽어서 동산을 가졌다네

    고개를 돌려 밭을 바라보자

    기모노를 입은 듯

    꼬리조팝나무가 밭가에 가득 넘실거리네

    난 신작로 대신 레일 같은 강물 위를

    자전거를 타고 미끄러져 도망치네

    젊은 아버지의 단 하룻밤 꿈을 꾸네

    아지랑이 가물거리는 강물 아래로

    여자가 기적汽笛처럼 물결에 발목을 적시네

    손에 쥔 빗으로

    서녘을 빗어내리고 있네

    저무는 밭에 기모노가 흔들리네

    분홍 하늘에 여자가 떨어뜨린 빗이 떠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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