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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주 신륵사엔 보물만 7개...
    문화 culture/불교문화 Buddhist culture 2011. 12. 19. 16:35

    해변을 바라보는 절은 몇 개 있는데 강물을 굽어보는 멋진 절은 신륵사 딱 하나라네요.문화재자료 제133호로 등록되어 있는 삼층석탑이 차가운 초겨울바람에 외로와 보이지 않습니다.천 년 고찰이라설까 신륵사엔 웬 보물이 그리 많던지 ... 원효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더이다.

     

     

    삼층석탑 오른 켠에 나옹화상(懶翁和尙)의 호를 딴 강월헌(江月軒)이 고목을 의지하여 부드러운 아침 햇살을 받고 있습니다. 화상은 교단의 스승이란 뜻입니다.

     

    대장각기비 보물230호. 극락보전 서쪽 언덕에 대장각이 있었다 합니다.대장각은 이색(李穡)과 나옹의 문도들이 발원하여 지은 건물인데,대장각기비는 그 조성에 따른 여러 가지를 기록한 것입니다.

     

    신륵사의 별칭인 벽절의 유래가 된 다층전탑은 보물 제226호입니다. 전탑이란 흙으로 구운 작은 벽돌을 쌓아오린 탑을 말합니다. 국보 제16호인 안동 신세동 7층전탑을 예전에 보았던 기억이 있는데 여주에 와서 오랜만에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다층석탑은 보물225호인데 탑신에 새겨진 용 무늬가 선세하고 화려합니다.

     

     

    조사당 보물180호. 조사당은 절에서 덕이 높은 승려의 초상화를 모셔놓은 건물로 불단 뒷벽 중앙에 나옹을, 그 좌우에는 지공과 무학대사의 영정을 모시고 있다는 문화재청의 설명이 있습니다. 
     

    보제존자(나옹) 석종비 보물229호 비문은 목은 이색(李穡)이 짓고 명서가인 한수(韓脩)가 썼습니다. 국어선생에게 이색이나 나옹화상은 친근한 이름입니다.목은 이색은 충절로 유명한 삼은(三隱)의 한 분이고 '백설이 잦아진 골에 구루미 머흐레라.반가온 매화(梅花)는 어느 곳에 픠엿는.석양(夕陽)에 홀로 셔 이셔 갈 곳 몰라 하노라.' 를 남긴 우국 충신입니다.정극인의 '상춘곡'을 최초의 가사로 배운 세대입니다만,이후 나옹화상의 '서왕가'가 발견되면서 바뀌었습니다.'서왕가'는 서방정토로 가는 노래이니 극락왕생의 인연으로서 염불공덕을 권장하는 노래입니다종교적으로는 선교양종의 통합운동을 통해 불교재건에 힘쓰던 명승인 바, 1376년 새로운 유교세력과의 미묘한 정세로 양주 회암사 주지로 있다가 왕명에 따라 밀양 영원사(塋原寺)로 가던 중 신륵사에서 입적하자 그의 문도들이 그의 사리를 안치한 석종과 석종비를 세운 것이랍니다.나옹화상어록까지 보물 제697호인 것을 보면 고려말 조선초기 불교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음을 짐작할 수 있겠요.

     

    법호를 보제존자로 하는 나옹의 석종부도 보물228호

     

    석등 보물231호

     

     

    나옹화상을 만나다 - 여주 신륵사에서  /   박해성

     

     

    하늘빛에 물든 사람 끝내는 허공 되어

    벽절* 뒤편 언덕 돌종 안에 살고 있데

    있어도 짐짓 없는 듯, 없어도 그저 있는 듯

    비워서 가벼운 그대 일주문서 날 반기데

    후두두 빗방울인 척 어깨 슬쩍 두드리고,

    애당초 속없이 사는 목어 비늘도 쓰다듬고

    활짝 웃는 불두화는 곁눈질로 지나더니

    극락보전 깊은 마당 왜 자꾸 맴도시나,

    떨어진 살점이 아려 울음 참는 석탑을 돌며

    바람이 쉬어 가는 강월헌* 난간에 서면

    남한강 물이랑에 몸을 실은 저 뜬구름

    사라진 흰 소를 찾아 하염없이 먼 길 가데

     

    * 나옹 : 신륵사에서 입적한 고려 말의 고승(1320~1376).

    * 벽절 : 다층전탑에서 유래된 신륵사의 별칭.

    * 강월헌 : 나옹선사의 당호를 딴 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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